二親旣歿, 兄弟相顧, 當如形之與影, 聲之與響。
譬猶居室, 一穴則塞之, 一隙則塗之, 則無頹毁之慮,
양친兩親이 돌아가시고 나면 형제가 서로 돌보기를, 마치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고 소리에 메아리가 따르듯 하여야 한다.
선친先親께서 남겨주신 몸을 아끼고 자신과 기氣를 나눈 이를 사랑하는 일을, 형제가 아니면 누가 생각하랴?
형제 사이는 남남과는 달라서 바라는 게 많으니 원망하기 쉽지만, 관계가 가까우니 쉬이 풀어진다.
비유를 하자면 집과 같아서, 구멍 하나가 생길 때 틀어막고 틈 하나가 생길 때 흙으로 바르면, 무너져 못 쓰게 될 염려는 없다.
만약에 참새와 쥐가 사정없이 쪼아 갉아먹어도 개의치 않고 비바람이 들이쳐도 막지 않아서, 벽이 무너지고 기둥이 잠기게 되면, 어찌 할 수가 없게 된다.
하인과 첩은 참새나 쥐와 같고 아내와 자식은 비바람과 같아서 〈이들이 형제간의 우애를 해침이〉 대단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