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一士族, 讀書不過二三百卷, 天才鈍拙, 而家世殷厚, 雅自矜持。
多以
珍玩, 交諸名士,
者, 遞共
, 朝廷以爲
, 亦嘗出境聘。
동래왕東萊王篤好文學, 疑彼製作,
, 遂設
, 面相討試。
어떤 사족士族이 있었는데, 읽은 책은 2, 3백 권에 지나지 않았고 타고난 재주도 둔하고 못났지만, 대대로 집안이 부유하여 평소에 긍지를 갖고 있었다.
늘 술과 고기안주, 진귀한 물건들을 가지고 명사들과 교유하였는데, 그러한 미끼에 넘어간 이들이 다같이 번갈아가면서 그를 띄워주니, 조정에서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줄 알고서 일찍이 외국에 사절로 파견한 적도 있었다.
동래왕東萊王 한진명韓晉明은 문학을 몹시 애호하였는데, 그 사족士族이 쓴 글들 중에는 직접 구상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의심을 하여, 마침내 연회를 열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시험해보기로 했다.
하루 종일 즐겁게 어울리며 문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서, 소리를 이어 운율을 펼치며 붓을 놀려 시를 지었다.
이 사람도 금방 시를 지어내긴 하였지만 이전 〈작품에서 보이던〉 운치가 전혀 아니었다.
여러 손님들은 각기 자신의 시를 짓느라 아무도 눈치 챈 사람이 없었다.
한진명韓晉明은 연회를 마치고 나와 탄식을 하면서 “과연 예상했던 대로였소!”라고 하였다.
한진명韓晉明은 또 그에게 “옥홀[玉珽]의 윗부분인 종규終葵 머리는 무슨 모양이오?”라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가〉 “홀의 머리는 둥글고 모습은 마치 아욱 잎과 같겠지요.”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한진명韓晉明은 이미 배워 알고 있던 것이어서, 웃음을 참으며 내게 이야기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