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顔氏家訓(1)

안씨가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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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거짓으로 얻은 名望
有一士族, 讀書不過二三百卷, 天才鈍拙, 而家世殷厚, 雅自矜持。
多以珍玩, 交諸名士, 者, 遞共, 朝廷以爲, 亦嘗出境聘。
동래왕東萊王篤好文學, 疑彼製作, , 遂設, 面相討試。
竟日歡諧, 辭人滿席, 屬音賦韻, 命筆爲詩,
彼造次卽成,
衆客各自沈吟, 遂無覺者。
한진명退歎曰:“果如所量!”
한진명旣有學, 忍笑爲吾說之。


4. 거짓으로 얻은 名望
어떤 사족士族이 있었는데, 읽은 책은 2, 3백 권에 지나지 않았고 타고난 재주도 둔하고 못났지만, 대대로 집안이 부유하여 평소에 긍지를 갖고 있었다.
늘 술과 고기안주, 진귀한 물건들을 가지고 명사들과 교유하였는데, 그러한 미끼에 넘어간 이들이 다같이 번갈아가면서 그를 띄워주니, 조정에서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줄 알고서 일찍이 외국에 사절로 파견한 적도 있었다.
동래왕東萊王 한진명韓晉明은 문학을 몹시 애호하였는데, 그 사족士族이 쓴 글들 중에는 직접 구상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의심을 하여, 마침내 연회를 열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시험해보기로 했다.
하루 종일 즐겁게 어울리며 문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서, 소리를 이어 운율을 펼치며 붓을 놀려 시를 지었다.
이 사람도 금방 시를 지어내긴 하였지만 이전 〈작품에서 보이던〉 운치가 전혀 아니었다.
여러 손님들은 각기 자신의 시를 짓느라 아무도 눈치 챈 사람이 없었다.
한진명韓晉明은 연회를 마치고 나와 탄식을 하면서 “과연 예상했던 대로였소!”라고 하였다.
한진명韓晉明은 또 그에게 “옥홀[玉珽]의 윗부분인 종규終葵 머리는 무슨 모양이오?”라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가〉 “홀의 머리는 둥글고 모습은 마치 아욱 잎과 같겠지요.”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한진명韓晉明은 이미 배워 알고 있던 것이어서, 웃음을 참으며 내게 이야기해주었다.


역주
역주1 酒犢(독) : 쇠고기와 술을 말한다.[王利器]
역주2 : 독
역주3 甘其餌 : 餌란 이익으로 남을 꾀는 것을 말한다.[王利器]
여기서 甘은 동사로 쓰였고, 餌은 ‘먹이, 미끼’의 뜻이다.[역자]
역주4 吹噓 : 《後漢書》 〈鄭泰傳〉에서 “孔公緖의 淸談과 高論은 마른 나무에 입김을 불어 살려낸다.[噓枯吹生]”라 하였다. 盧思道의 〈孤鴻賦序〉에서는 “자르고 털고 입김을 불어내어[吹噓], 그 영광과 가치를 오래가게 한다.”라고 하였다.[盧文弨]
《方言》 12에서 “吹는 부채질한다, 돕는다는 뜻이다.”라 하였고, 郭注에서는 “吹噓는 부채질을 하여 거들고 돕는다는 뜻이다.”라 하였다.[王利器]
본래 吹噓는 ‘噓枯吹生’의 줄임말로 궤변에 능함을 나타내는 말인데, 여기서는 그를 도와 허풍을 떨어 그의 능력을 과장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역자]
역주5 文華 : 《後漢書》 〈班彪傳〉에서 “뛰어난 문학적 재능[文華]을 펼쳐서 나라의 기틀을 짰다.”라 하였고, 《北史》 〈李諤傳〉에서는 “앞다투어 문학적 교양이 뛰어난 사람[文華]을 보내는 것이 마침내 풍속이 되어서, 江左와 齊, 梁 때에는 그 폐단이 극심하였다.”라 하였다. 文華란 ‘文采’와 같다.[王利器]
역주6 韓晉明 : 《北齊書》 〈韓軌傳〉에서 “아들 晉明이 작위를 계승하였는데, 天統 연간에 영지를 바꾸어 東萊王에 봉하였다. 여러 공훈이 있는 귀족의 자손들 중 晉明이 학문에 가장 관심이 깊었다.”라 하였다. 《顔氏家訓》에서 말한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다.[劉盼遂]
역주7 多非機杼(저) : 이것은 베를 짜는 것으로 비유한 것인데, 《魏書》 〈祖瑩傳〉에서 “祖瑩은 文學으로 존중을 받았는데, 늘 남들에게 ‘문장이란 모름지기 흉중의 생각[機杼]에서 나와서 一家의 風格을 이루는 것이니, 어찌 남들과 똑같을 수가 있겠소?’라고 말했다.”라 하였다.[盧文弨]
본서 제12 〈省事〉篇 7에서 “기초 지식[機杼]이 얕아서 직접 관측해볼 수도 없다.”라고 했는데, 이 역시 베 짜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王利器]
機杼는 본래 베틀의 북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글을 구상하는 작자의 구상력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때로는 예측하고 추론해내는 사고력을 뜻하기도 한다.[역자]
역주8 : 저
역주9 讌言 : 연회를 베풀어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王利器]
역주10 了非向韻 : 결코 이전의 글 형식이나 정취가 아니라는 말이다. ‘韻’이라는 말은 晉‧宋 이래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神韻, 風韻, 遠韻, 雅韻 같은 용어가 생겼다.[盧文弨]
여기서 了는 부사로 부정의 문장에서 ‘전혀’나 ‘결코’라는 뜻을 나타내고, 向은 과거[嚮]를 뜻한다.[역자]
역주11 玉珽杼上終葵首…勢如葵葉耳 : 《禮記》 〈玉藻〉의 注에서 “終葵首란 베틀북[杼] 모양에서 그 머리 부분을 넓게 만들어, 네모난 것이 마치 방망이 머리 같은 것이다.”라 하였으므로, 이 士族의 대답이 틀렸다는 말이다.[沈揆]
‘杼上終葵首’라 한 것은 《周禮》 〈攷工記 玉人〉의 문장에 근거한 것인데, 杼란 깎는다는 뜻으로, 석 자 되는 圭에서 여섯 치 아랫부분은 빼고 양쪽 가를 깎아 없애어, 그 윗부분을 방망이 머리 모양으로 만든다. 여섯 치란 위의 글에 의하면 깎아내지 않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방망이를 일컬어 終葵라고 하는 것은 齊나라 사람들의 용어이다.[盧文弨]
〈攷工記〉의 鄭注에서 “齊나라 사람들은 방망이를 일컬어 終葵라 한다.”라 하였고, 馬融의 〈廣成頌〉에서 “방망이[終葵]를 휘두른다.”라고 하였으므로, 이는 옛날에 終葵를 방망이로 썼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爾雅》 〈釋草〉에서 또 “終葵에는 이슬이 많다.[終葵繁露]”라고 하였듯이 終葵는 또 草名으로 쓰이기도 하며, 그 잎이 둥글어서 방망이 머리 비슷한 데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습이 아욱 잎과 같다.”라고 하여 틀린 것으로 간주된 士族의 대답이, 《爾雅》를 근거로 한다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郝懿行]
玉珽은 옛날 天子가 朝會 때에 손에 드는 옥으로 만든 笏을 말하고, 杼는 얇게 깎는다는 뜻이다. 終葵는 이 글에서 네모난 방망이 모양인데, 학식이 부족한 士族이 그것을 아욱 잎 모양으로 알고서 잘못 대답했다는 말이다.[역자]

안씨가훈(1) 책은 2021.01.06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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