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者, 書誤則削之, 故《左傳》云
是也。或卽謂札爲削,
《詩》云:“
。” 毛《傳》云:“滸滸, 柿貌也。”
史家假借爲肝肺字, 俗本因是悉作脯腊之脯, 或爲反哺之哺。
學士因解云:“削哺, 是屛障之名。” 旣無證據, 亦爲妄矣!
曰:“庶人風者, 拂地揚塵轉削。” 若是屛障, 何由可轉也?
29. 《후한서後漢書》 〈양유전楊由傳〉의 ‘삭폐削柿’
《후한서後漢書》 〈양유전楊由傳〉에 이르기를 “바람이 깎아낸 〈목찰木札의〉 지저깨비[폐肺]들을 날려 보냈다.[풍취삭폐風吹削肺]”고 하였다. 이 구절에서 폐肺자는 목찰木札을 깎아낸 나뭇조각, 곧 지저깨비[시柿]일 뿐이다.
옛날에는 글자를 잘못 새기면 이것을 깎아내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글자를〉 깎아내고[삭削] 〈목간을〉 내던져버린다.[삭이투지削而投之]”고 한 것이 이것이다. 혹은 목찰木札[찰札]을 삭削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왕포王褒의 〈동약童約〉에서 “목판木版[삭削]에다 글을 써 목간木簡[독牘]을 대신한다.”고 하였으며, 소경蘇竟의 서신에서 “옛날 목간木簡[삭削]을 엮는 재주를 연마하여”라고 한 것이 모두 그 증거이다.
《시경詩經》에 “나무를 베노니 지저깨비[호호滸滸] 떨어지네.”라고 한 구절이 있어, 《모시고훈전毛詩故訓傳》에서 “호호滸滸는 지저깨비[시柿]가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하였는데,
사가史家들이 〈시柿자를〉 간폐肝肺(간과 폐)의 폐肺자로 가차假借하여 쓰자, 세간의 판본들이 이로 인해 모두 포석脯腊(말린 고기)의 포脯자를 쓰거나, 혹은 반포反哺(되먹이다)의 포哺자를 쓰기도 한다.
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풀이하기를 “삭포削哺란 가리개(병풍)의 이름”이라고 하지만, 이미 증거 댈 만한 것이 있을 리 없으니 또한 허황되다.
여기 〈양유전楊由傳〉의 구절은 풍세風勢를 보아 점을 치는 것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풍각서風角書에 이르기를 “서인풍庶人風이란 땅을 스쳐 먼지를 날리게 하고 지저깨비를 뒹굴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만약 이것이 가리개라면 무슨 힘으로 뒹굴게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