須求
, 不顧羞慚, 比較材能,
, 厲色揚聲, 東怨西怒。
以此得官, 謂爲才力, 何異盜食致飽, 竊衣取溫哉!
군자君子는 마땅히 정도正道를 지키고 덕을 숭상하며 명망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려야 하나니, 작위나 녹봉이 오르지 않는 것은 분명 천명天命 때문이다.
모름지기 남보다 앞서려고만 하면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재주를 견주고 공적을 헤아리며, 성난 얼굴로 목소리 높여 여기저기서 화를 내고 원망을 쏟아낸다.
어떤 이는 재상의 약점을 쥐고 협박해서 대가를 받아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당시 사람들이 보고 듣지 못하게 시끄럽게 떠들어댐으로써 발령받으려 하기도 한다.
이렇게 벼슬을 얻어놓고서는 〈자기〉 재주 덕이라고 하지만, 양식을 도적질해서 배를 불리고, 옷을 훔쳐서 따스함을 얻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세상에서는 조급하게 다투어 벼슬을 얻은 사람을 보고서 그냥, “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얻었겠나?”라고 하지만, 시운時運이 〈언제〉 올지는 모르는 것이며 구하지 않아도 〈벼슬자리는〉 온다.
조용히 물러나 있으며 때를 아직 못 만난 사람을 보고서 그냥, “하지 않으면 어찌 이루겠나?”라고 하지만, 좋은 운세運勢가 따르는지 모르면서 그저 구하기만 해서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
무릇 구하지 않았는데도 절로 얻고, 구했는데도 얻지 못한 경우를, 어찌 이루 다 헤아릴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