忘名者, 體道合德, 享鬼神之福祐, 非所以求名也;
竊名者, 厚貌深姦, 干浮華之虛稱, 非所以得名也。
명성名聲과 실질實質의 관계는 형체와 그림자의 관계와 같다.
덕행과 재주가 두루 훌륭하면 명성은 반드시 좋아지기 마련이고, 용모가 예쁘면 그림자도 반드시 아름다워 보이기 마련이다.
이제 수신修身은 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좋은 명성을 구하는 것은, 용모가 아주 못생겼으면서 거울에 고운 그림자가 비춰지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
상급 선비는 명성을 생각하지 않고, 중급 선비는 명성을 세우려 하며, 하급 선비는 명성을 훔친다.
명성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도를 체화體化하고 덕과 하나 되어 귀신의 강복降福과 도움을 누리게 되므로, 명성을 추구할 리가 없다.
명성을 세우려 하는 사람은 수신하고 행동을 조심하면서 훌륭한 명성이 드러나지 않을까 두려워하므로, 명성을 양보할 리가 없다.
명성을 훔치는 사람은 겉모습은 훌륭해도 속은 매우 간사하고, 겉만 번드르르한 허식을 추구하므로, 명성을 얻을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