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傳云:“解陰陽者, 爲鬼所嫉,
貧窮, 多不稱泰。”
但去聖旣遠, 世傳術書, 皆出流俗, 言辭鄙淺, 驗少妄多。
점술占術은 성인聖人이 종사한 일이었지만, 근세에는 더 이상 훌륭한 점술가占術家가 없어서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옛날에는 점을 쳐서 미심쩍은 것을 해결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점을 쳐서 〈도리어〉 미심쩍은 것을 만들어내는 건 왜 그런 것일까?
원칙을 지키고 계획을 잘 세워서 한 가지 일을 실행하려다가, 점을 쳐서 점괘가 나쁘면 도리어 망설이고 두려워하게 되니, 이를 일컫는 말이리라!
또 열 번 점을 쳐서 예닐곱 번 들어맞으면 고수로 여기고, 〈점괘의〉 대의만 대충 알면 또 상세히 따져보지도 않는다.
홀짝을 맞히는 경우 반은 절로 들어맞는 법인데, 어찌 〈열에 예닐곱 번 맞히는 정도로〉 신뢰할 수가 있는가?
세간에 전하는 말로 “음양陰陽을 아는 자는 귀신鬼神의 미움을 받아 불행하고 빈궁하며, 대부분이 편치 못하게 된다.”라고 한다.
내가 보건대 근고近古 이래로 〈점술에 있어〉 더욱 정묘한 경지에 오른 이는 오직 경방京房, 관로管輅, 곽박郭璞뿐이었다.
다들 벼슬이나 지위가 없었고 재앙을 많이 만났으니, 이 말이 더욱 그럴 듯하다.
만약 〈사람을 구속하는〉 법망法網이 엄밀한 시대에 무리하게 점술가라는 명성을 듣고 산다면, 바로 자신을 그르칠 일이 생기게 될 것이니 역시 화禍의 근원이다.
별자리나 기후氣候에 관한 일은 다들 애써 하려고 들지 않는다.
나는 일찍이 육임식六壬式을 배운 적이 있고 또 세간에 알려진 점술계의 대가를 만나기도 했으며,
《용수龍首》, 《금궤金匱》, 《옥령변玉軨變》, 《옥력玉歷》 등 10여 종의 책을 모아서 연구해보았지만 아무런 효험이 없기에, 얼마 안 있어 후회하고 그만두었다.
무릇 음양술陰陽術이란 천지天地와 함께 생겨난 것이라 그 길흉吉凶과 화복禍福을 믿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성인聖人의 시대로부터 오래된 데에다 세상에 전하는 점술서占術書들이 모두 세간에서 나온 것이어서, 글이 비속하고 천박한 데에다 효험은 적고 거짓된 것들이 많다.
반지일反支日에 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끝내 해를 당하였고, 귀기일歸忌日에 밖에 머물렀지만 흉한 죽음을 면치 못했으니, 이런 것들은 구속되고 꺼릴 것만 많지 아무런 보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