皆由爲政不能節之, 遂使非法之寺, 妨民稼穡, 無業之僧, 空國
, 非大覺之本旨也。
抑又論之:求道者, 身計也;惜費者, 國謀也。身計國謀, 不可兩遂。
불교 신앙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출가出家는 그중의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만약 마음속에 능히 충효忠孝을 지니고 인혜仁惠를 근본으로 삼을 수 있다면, 〈재가불자在家佛者였던〉 수달장자水達長者나 유수장자流水長者의 경우처럼 꼭 수염을 깎고 삭발을 할 필요는 없거늘,
어찌 논밭을 다 없애 불탑과 사원을 세우고, 가구家口를 다 비우면서 승려가 될 것까지야 있겠는가?
모두 위정자들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법을 어긴 사찰에서 백성들의 농사를 방해하고 일 없는 승려들이 나라 세금을 거덜내는 것이지, 부처님의 본래 취지가 아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논해볼 것 같으면, 구도求道하는 것은 개인의 일이요, 비용을 아끼는 것은 나라의 일이다. 개인의 일과 나라의 일은 양립할 수가 없다.
충신은 임금을 따르느라 양친을 버리기도 하고, 효자는 집안의 안녕을 위해 나라를 잊기도 하는데, 각각 정당한 행동이다.
유자儒者들 중에는 왕이나 제후에게 굽히지 않고 유학을 숭상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은자隱者들 중에는 왕이나 재상의 지위를 사양하면서 세상을 피해 산림에 은거하는 이가 있다.
어찌 이들이 바쳐야 할 부역賦役을 따져 죄인으로 치겠는가?
만약 백성들을 모두 감화시켜 다들 불교의 세계에 들어오게 만들어, 오묘한 즐거움으로 가득한 극락세계나 무력과 살육이 없는 양거儴佉의 나라처럼 된다면,
저절로 자라는 벼와 아무리 써도 비지 않는 보물창고가 있을 텐데, 어찌 힘들게 농사짓고 누에 기르는 이익을 구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