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양濟陽, 讀書未竟, 雖有急速, 必待
整齊, 然後得起, 故無損敗, 人不厭其求假焉。
或有狼籍几案, 分散
, 多爲童幼婢妾之所
, 風雨蟲鼠之所毁傷, 實爲累德。
남에게 책을 빌리면 늘 아끼고 잘 다루어야 하며 본래 찢어지고 훼손된 데가 있으면 바로 보수해야 하는데, 이 또한 사대부士大夫로서 지켜야 할 모든 행실 중의 한 가지이다.
제양濟陽 사람 강록江祿은 책을 읽다가 채 다 읽기 전에 비록 급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말아놓고 묶어서 정리한 다음에야 일어났으므로, 헐거나 파손되는 법이 없어 사람들은 그가 빌려달라고 해도 꺼리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책상 위에 어지럽게 늘어놓고 분류된 서질書帙들도 마구 흩어놓아, 아이들이나 하녀들에 의해 더럽혀지고 비바람이나 벌레, 쥐 따위에 의해 훼손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로 덕德에 누가 되는 일이다.
나는 늘 성인聖人의 책을 읽을 때마다 엄숙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 오래된 종이에 오경五經의 의미와 훌륭한 인물들의 성명이 실려 있으면 감히 지저분한 데 쓰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