亦是隨代損益, 互有同異。西晉已往字書, 何可全非?
, 又多
, 以“中”爲“仲”, 以“說”爲“悅”, 以“召”爲“邵”, 以“閒”爲“閑”:
從正則懼人不識, 隨俗則意嫌其非, 略是不得下筆也。
세간의 소학小學이라 하는 것은 고금古今의 변화를 꿰뚫지 못하고 반드시 소전小篆에 의거하여 서적의 문자를 바로잡는다.
무릇 《이아爾雅》, 《삼창三蒼》, 《설문해자說文解字》라 할지라도 어찌 창힐蒼頡이 〈창제創製할 당시 문자文字〉 본래의 취지를 다 담고 있다 할 것인가?
이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획字劃이나 자의字義가〉 줄거나 늘어나 서로 같고 다름이 생긴 것이다. 한편 서진西晉 이후의 자서字書라고 해서 어찌 모두 잘못되었다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분석 체계를 잘 갖추어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면 된다. 문자의 시비是非를 고찰하여 교정校正하려면 특히 자형字形의 변천과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중니거仲尼居’ 같은 문구는 세 글자 가운데 두 글자가 정자체正字體에 맞지 않는다. 《삼창三蒼》에서는 ‘이尼’의 편방偏旁에 ‘구丘’자가 〈있어 니屔로〉 쓰이고 있으며,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거居자에서〉 ‘시尸’의 밑에 〈고古자 대신〉 ‘궤几’자를 〈두어 거凥(거)자로〉 쓰고 있다.
이와 같은 부류의 글자들을 어찌 따를 수 있겠는가?
고대에는 이체자異體字는 없으나 대신 가차자假借字가 많아서 ‘중中’(가운데 중)자를 ‘중仲’(버금 중)자로, ‘설說’(말할 설)자를 ‘열悅’(기쁠 열)자로, ‘소召’(부를 소)자를 ‘소邵’(고을이름 소)자로, ‘한閒’(사이 간)자를 ‘한閑’(한가할 한)자로 삼았다.
이런 부류의 글자들은 수고롭게 고칠 필요까지는 없다.
어떤 글자는 본래 착오가 있었음에도, 그 착오가 좋지 않은 습속이 되기도 하니,
‘
난亂’자의
편방偏旁을 ‘
설舌’로 바꾸어 〈
난乱이라고〉 쓰거나, ‘
읍揖’자의 오른
편방偏旁 밑에 ‘
이耳’자가 없어지고 〈엉뚱한 편방
월月을 대신 써서 𢯇으로〉 쓰거나, ‘
원黿’자나 ‘
타鼉’자의 밑에 〈
민黽(민)자 대신〉 ‘
귀龜’자를 〈써서
이나 𪛄로〉 쓰거나,
‘
분奮’자나 ‘
탈奪’자의 머리에 〈
순奞(순) 대신〉 ‘
관雚’자를 〈써서
이나
로〉 쓰거나, ‘
석席’자의 속 〈
엄广(집 엄)의 밑에〉 ‘
대帶’자를 〈써서
대廗로〉 쓰거나,
‘악惡’자의 머리에 〈아亞 대신〉 ‘서西’자를 〈써서 𢙣으로〉 쓰거나, ‘고鼓’자의 오른 편방偏旁에 〈지支자 대신〉 ‘피皮’자를 〈써서 고皷로〉 쓰거나,
‘착鑿’자의 머리에 〈𣫞 대신〉 ‘훼毁’자가 생기게 하여 〈착䥣으로〉 쓰거나, ‘이離’자의 왼 편방偏旁에서 〈이离를 없애고〉 ‘우禹’자와 짝을 짓게 하여 〈𩀌로〉 쓰거나,
‘
학壑’(골짜기 학)자의 머리에 〈
학㕡 대신〉 ‘
활豁’(탁 트일 할)자를 〈써서
으로〉 쓰거나, ‘
무巫’자를 ‘
경經’(경전 경)자의 오른
편방偏旁(
경巠)과 혼동하여 〈
𡋻(무)𡋻(무)로〉 쓰거나,
‘고皐’(언덕 고)자를 ‘택澤’(못 택)자에서 변(수氵)을 떼어내 〈역睪(고)자로〉 쓰거나, ‘엽獵’(사냥 렵)자가 ‘갈獦’(이리 갈)자로 되거나,
‘총寵’(총애할 총)자가 ‘롱竉’(구멍 롱)자로 변하거나, ‘업業’(경쇠 같은 악기를 거치据置하는 화려하고 육중한 목제 틀의 상형자인 ‘큰 나무판 업’)자의 왼편에 ‘편片’(조각 편)자를 덧대 〈업㸣(업)자로〉 쓰거나,
‘
영靈’(신령스러울 령)자 밑에 〈
자 대신〉 ‘
기器’자를 붙여 〈
𩆮(령)𩆮(령)으로〉 쓰거나, ‘
솔率’자는 자체에 〈
솔率(률)처럼〉 ‘
율律’의
독음讀音도 있으므로 〈
솔䢦(이끌 솔)자처럼〉 굳이 다른 글자로 고치거나,
‘단單’자는 자체에 〈단單(선)씨氏에서처럼〉 ‘선善’의 독음讀音도 있으므로 글자가 나뉘어 다른 글자로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바로잡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예전에 처음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볼 적에 세간의 속자俗字를 업신여겼다.
정자正字를 따라 쓰자니 남들이 알아보지 못할까 겁이 나고, 속자俗字를 좇아 쓰자니 그것이 잘못된 글자라는 사실이 꺼림칙해 거의 글을 쓸 수 없었다.
소견所見이 차츰 넓어지고 더욱이 융통의 도리를 알게 되어 〈정자正字에 대한〉 이전의 집착을 극복하고자 〈정자正字와 속자俗字의 입장을〉 반반씩 절충하게 되었다.
문학적 글이나 학문적 글의 경우, 그래도 〈정자正字와 속자俗字가 큰 차이가 없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글자를 선택해 써야 하고,
관청의 문서나 세간의 서신이라면 속자俗字를 어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