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生於亂世, 長於戎馬,
, 聞見已多, 所値名賢, 未嘗不
, 魂迷向慕之也。
人在少年, 神情未定, 所與
,
陶染, 言笑擧動, 無心於學, 潛移暗化, 自然似之。
是以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自芳也;與惡人居,
。
옛사람이 말하기를 “천 년에 성인聖人 한 분이 나와도 마치 아침저녁 사이 같고, 오백 년에 현인賢人 한 분이 나와도 마치 어깨를 나란히 하여 연이어 나오는 것 같다.”라고 하였다.
이는 성현聖賢을 만나기가 어렵고 뜸하기가 이와 같다는 말이다.
만약 세상에서 보기 힘든 뛰어난 인물을 만나게 된다면 어찌 그를 따르며 흠모하지 않겠는가?
나는 난세에 태어나 전쟁 속에서 자랐고 정처 없이 떠돌고 피난 다니며 보고 들은 일들이 많았지만, 일찍이 만났던 훌륭한 인물들에게 심취心醉하고 마음을 빼앗겨 경모景慕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사람이 어릴 적에는 심성이 채 정해지기 전이라 가까이 지내는 이들에게 물들고 감화를 받아서, 말하고 웃고 행동하는 방식들을 〈굳이〉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점차 닮아가고 모르는 사이에 동화되어 절로 비슷해진다.
하물며 품행品行이나 예능藝能처럼 비교적 분명하고 쉽게 익힐 수 있는 것들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선한 사람과 함께 지내게 되면 마치 〈향기로운〉 지초芝草나 난초蘭草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처럼 오래되면 절로 자신의 몸에서 향기香氣가 풍기게 되고, 악한 사람과 함께 지내면 마치 절인 생선을 파는 가게에 들어간 것처럼 오래되면 절로 악취惡臭가 풍기게 된다.
묵적墨翟(墨子)이 실을 염색하는 일을 보고 슬퍼하였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니, 군자君子는 반드시 남들과의 교유에 신중해야 한다.
공자孔子께서 “자신만 못한 이를 친구 삼지 말라.”고 하셨지만, 안연顔淵이나 민자건閔子騫 같은 분을 어떻게 세상에서 얻을 수 있겠는가!
단지 나보나 낫기만 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중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