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行道旣非婦人之事요 而弟子不說에 與之呪誓하니 義可疑焉이라
疏
孔子至衛, 見此南子, 意欲因以說靈公, 使行治道故也.
‘子路不說’者, 子路性剛直, 未達孔子之意, 以爲君子當義之與比, 而孔子乃見淫亂婦人,
予, 我也. 否, 不也. 厭 棄也. 言我見南子, 所不爲求行治道者, 願天厭棄我.
疏
○正義曰:云 ‘孔曰 舊以南子者 衛靈公夫人 淫亂而靈公惑之 孔子見之者 欲因以說靈公 使行治道 矢 誓也 子路不說 故夫子誓之’者, 先儒舊有此解也.
云 ‘行道旣非婦人之事 而弟子不說 與之呪誓 義可疑焉’者, 安國以爲先儒舊說, 不近人情, 故疑其義也.
史記世家, 孔子至衛, “靈公夫人有南子者, 使人謂孔子曰 ‘四方之君子, 不辱欲與寡君爲兄弟者, 必見
. 寡小君願見.’
夫人在絺帷中, 孔子入門, 北面稽首. 夫人自帷中再拜, 環珮玉聲璆然.
孔子曰 ‘吾鄕爲弗見, 見之禮答焉.’ 子路不說,
天厭之者, 言我之
, 乃天命所厭也.”
云 “矢, 陳也, 夫子爲子路陳天命也.”
자子께서 남자南子를 만나보시자, 자로子路가 좋아하지 않으니, 부자夫子께서 맹서하셨다.
“내가 만약 도道를 행하기 위해서 〈그를 만난 것이〉 아니라면 하늘이 나를 버리실 것이다.
注
공왈孔曰:구설舊說에 “남자南子는 위衛 영공靈公의 부인이다.
음란하여 영공靈公이 그 여인에게 현혹眩惑하였다.
공자께서 남자南子를 만나신 것은 그를 통해 영공靈公을 설득하여 치도治道를 행하게 하고자 해서이다.
자로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부자께서 맹서하신 것이다.”라고 하였다.
도를 행하는 것은 이미 부인의 일이 아니고, 제자가 좋아하지 않자 제자와 저주하는 맹서를 하였으니, 뜻이 의심스럽다.
疏
○正義曰:이 장은 공자께서 몸을 굽혀 치도治道를 행하기를 구한 것이다.
[子見南子] 남자南子는 위衛 영공靈公의 부인이다.
공자께서 위나라에 이르러 이 남자南子를 만나보신 것은 그 여인을 통해 영공을 설득하여 치도治道를 행하게 할 것을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子路不說] 자로는 성품이 강직하여 공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서, 군자는 도의가 있는 사람을 가까이해야 하는데, 공자는 도리어 음란한 부인을 만나보았다고 생각하였다.
자로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부자께서 그에게 맹서하신 것이다.
[曰 予所否者 天厭之 天厭之] 이것은 맹서하신 말씀이다.
여予는 아我이고, 부否는 불不이고 염厭은 버림이니, 내가 남자를 만나본 것이 만약 치도治道를 행하기를 구하기 위함이 아니었다면 하늘이 나를 버리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두 번 말한 것은 거듭 맹서하여 자로로 하여금 믿게 하고자 하신 것이다.
疏
○正義曰:[孔曰 舊以南子者 衛靈公夫人 淫亂而靈公惑之 孔子見之者 欲因以說靈公 使行治道 矢 誓也 子路不說 故夫子誓之] 선유先儒의 구설舊說에 이런 해석이 있었던 것이다.
[行道旣非婦人之事 而弟子不說 與之呪誓 義可疑焉] 공안국孔安國은 선유先儒의 구설이 인정에 가깝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 뜻이 의심스럽다고 한 것이다.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공자께서 위衛나라에 이르시자, “위衛 영공靈公의 부인 남자南子가 사람을 보내어 공자에게 말하기를 ‘사방의 군자君子로서 우리 임금과 교유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지 않고 형제가 되고자 한 이들은 반드시 나를 만나보았으니, 나는 선생을 만나보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공자는 사절하셨으나, 부득이하여 그를 만나보기로 하셨다.
〈만나실 때에〉 부인이 휘장 안에 있다가 공자가 문으로 들어가서 북쪽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자, 부인이 휘장 안에서 두 번 절을 하였는데, 패옥佩玉소리가 쟁그랑하고 울렸다.
〈물러 나와서〉 공자께서 ‘전번에 내가 만나보려 하지 않았으나, 〈부득이하여〉 만나보았으니 예로써 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시니, 자로子路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자 공자께서 맹서하기를 ‘하늘이 나를 버리실 것이다.
하늘이 나를 버리실 것이다.’라고 하셨다.” 하였다.
이것이 바로 남자南子를 만나보신 일을 말한 것이다.
난조欒肇는 “남자南子를 만나보신 것은 시대의 상황이 부득이해서이니, 이를테면 문왕文王이 유리옥羑里獄에 갇힌 것과 같다.
천염지天厭之는 나의 부굴否屈이 바로 하늘이 버린 것이라는 말이다.”라고 하였고, 채모蔡謨는 “시矢는 진陳이니, 부자께서 자로子路를 위해 천명天命을 진술하신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