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必信하며 行必果는 硜硜然小人哉나 抑亦可以爲次矣니라
疏
‘子貢問曰 何如 斯可謂之士矣’者, 士, 有德之稱.
‘子曰 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者, 此答士之高行也.
言行己之道, 若有不善, 恥而不爲, 爲臣奉命出使, 能遭時制宜, 不辱君命. 有此二行, 可謂士矣.
‘曰 敢問其次’者, 子貢復問士之爲行次
二者云何.
‘曰 宗族稱孝焉 鄕黨稱弟焉’
, 此孔子復爲言其士行之次也.
‘曰 敢問其次’者, 子貢又問更有何行可次於此也.
‘曰 言必信 行必果 硜硜然小人哉 抑亦可以爲次矣’者, 孔子又爲言其次也.
若人不能信以行義, 而言必執信. 行不能相時度宜, 所欲行者, 必果敢爲之. 硜硜然者, 小人之貌也.
言此二行, 雖非君子所爲, 乃硜硜然小人耳. 抑, 辭也.
‘曰 今之從政者何如’者, 子貢復問今之從政之士其行何如也.
‘子曰 噫 斗筲之人 何足算也’者, 噫, 心不平之聲.
“〈그 행실이〉 어떠하여야 선비라고 이를 수 있습니까?”
注
공왈孔曰 : 부끄러움을 갖는 자는 하지 않는 바가 있다.
사방에 사신使臣으로 가서 임금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선비라고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종족宗族이 효성스럽다고 칭찬하고 향당鄕黨이 공경스럽다고 칭찬하는 것이다.”
“말을 반드시 신실信實하게 하고, 행동을 반드시 과감果敢하게 하는 것은 고집스러운 소인小人이지만 그래도 그 다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注
정왈鄭曰 : 행필과行必果는 행하고자 하는 바를 반드시 과감하게 행하는 것이다.
억역기차抑亦其次는 그 다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정사政事에 종사從事하는 자들은 어떻습니까?”
“아! 기국器局과 식견識見이 협소狹小한 사람들을 어찌 꼽을 가치가 있겠느냐?”
注
정왈鄭曰 : 희噫는 마음이 〈불만스러워〉 불평하는 소리이다.
疏
○정의왈正義曰 : 이 장章은 선비의 행실을 밝힌 것이다.
[子貢問曰 何如 斯可謂之士矣] 선비는 유덕자有德者의 호칭呼稱이다.
그러므로 자공子貢이 공자孔子께 “그 행실이 어떠하여야 선비라고 이를 수 있습니까?”라고 물은 것이다.
[子曰 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 이것은 선비의 고상한 행실로써 답하신 것이다.
처신하는 도에 착하지 못한 점이 있으면 수치로 여겨 행하지 않고, 신하가 되어 임금의 명을 받들어 사신使臣으로 나아가서 때에 따라 알맞게 대처하여 임금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는, 이러한 두 가지 행실이 있으면 선비라고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曰 敢問其次] 자공子貢이 다시 “이 두 가지의 다음이 되는 선비의 행실은 어떤 것이냐?”고 물은 것이다.
[曰 宗族稱孝焉 鄕黨稱弟焉] 이것은 공자孔子께서 다시 자공子貢을 위해 그 다음이 되는 선비의 행실을 말씀해주신 것이다.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 효孝이니, 내친內親(姓이 같은 친족親族)인 종족宗族이 그의 효孝를 보고서 칭찬함이다.
장상長上(尊長)을 잘 섬기는 것이 제悌이니, 조금 먼 향당鄕黨이 그의 제悌를 보고서 칭찬함이다.
[曰 敢問其次] 자공子貢이 또다시 어떤 행실이 있어야 그 다음이 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다.
[曰 言必信 行必果 硜硜然小人哉 抑亦可以爲次矣] 공자孔子께서 또 자공子貢을 위해 그 다음을 말씀해주신 것이다.
〈‘언필신言必信 행필과行必果’는〉 ‘만약 사람이 〈도道를〉 믿어 의義를 행하지는 못하나 말을 반드시 신실信實하게 하기를 고집하고, 시기時期를 살펴 알맞게 행사行事하지는 못하나 행하고자 하는 일을 반드시 과감하게 행한다면’〈이라는 말이다.〉 갱갱연硜硜然은 소인小人의 모양이다.
‘갱갱연소인재硜硜然小人哉’는 ‘이 두 가지 행실은 비록 군자君子가 할 바가 아니므로 곧 고집스러운 소인小人일 뿐이지만’〈이라는 말이다.〉 억抑은 어사語辭이다.
‘억역기차抑亦其次’는 다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曰 今之從政者何如] 자공子貢이 다시 “오늘날 정치에 종사하는 선비들의 행실은 어떠하냐?”고 물은 것이다.
[子曰 噫 斗筲之人 何足算也] 희噫는 마음이 〈불만스러워〉 불평하는 소리이다.
두斗는 양구量具의 이름인데 10승升을 수용한다.
소筲는 죽기竹器인데 1두斗 2승升을 수용한다.
공자孔子께서 당시에 정치에 종사하는 자들은 모두 선비의 조행操行이 없는 그릇이 작은 자들일 뿐임을 보셨다.
오늘날 한 말이나 한 말 두 되 들이의 기량器量이 작은 사람들을 어찌 꼽을 가치가 있겠느냐?”라고 하셨으니, 꼽을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 행실을 진술陳述하지 않으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