旣一人形罪己之言하니 宜百辟無遑安之意어늘 而應詔言事者猶少하고 亦未聞有所施行하니 豈言者不足採歟아
然則上有詔而下不言하고 下有言而上不用이니 皆空言也라
臣聞語曰 應天以實이요 不以文이며 動民以行이요 不以言이라호라
竊謂水入國門에 大臣犇走하고 渰浸社稷하고 破壞都城은 此天地之大變也니 恐非小有所爲하야 可以消弭라하야
因爲陛下하야 陳一二大計나 而言狂計愚하야 不足以感動聽覽이라
臣日夜思惟컨댄 方今之弊는 紀綱之壞가 非一日이며 政事之失이 非一端이요 水災至大하며 天譴至深은 亦非一事之所致라
災譴如此요 而禍患所應于後者가 又非一言而可測이니
是則已往而當救之弊가 甚衆하고 將來而可憂之患이 無涯하니 亦非獨責二三大臣所能取濟온
이라하고 書載堯舜之朝一時同列者
로 之徒二十餘人
하니 此特其大者爾
요 其
在位
가 莫不皆賢也
라
今欲救大弊弭大患하되 如臣前所陳一二大計를 旣未果爲하고 而又不思衆賢以濟庶務하니 則天變何以塞이며 人事何以修리오
伏見龍圖閣直學士知池州包拯은 淸節美行이 著自貧賤하고 讜言正論이 聞于朝廷하야 自列侍從으로 良多補益이라
方今天災人事非賢罔乂之時
하야 하니 此議者之所惜也
라
祠部員外郞直史館知襄州
는 靜黙端直
하고 外柔內剛
하며 學問通達
하고 로되 至其見義必爲
하얀 可謂
이니 此朝廷之臣
이요 非州郡之才也
라
祠部員外郞崇文院檢討
는 故相夷簡之子
니 淸靜寡欲
하야 生長富貴
하되 而淡於榮利
하고 識慮深遠
하며 文學優長
이 皆可過人
이로되 而喜自晦黙
하니 此左右顧問之臣也
라
太常博士群牧判官
은 學問文章
이 知名當世
로되 守道不苟
하야 自重其身
하며 論議通明
하고 兼有時才之用
하니 所謂無施不可者
라
凡此四臣者는 難得之士也어늘 拯以小過棄之하고 其三人者는 進退與衆人無異하니 此皆爲世所知者 猶如此라
此四臣者는 名迹已著하니 伏乞更廣詢採하고 亟加進擢하야 置之左右면
凡臣所言者는 乃願陛下聽其言하고 用其才하야 以濟時艱爾요 非爲其人私計也라
若量霑恩澤稍陞差遣之類는 適足以爲其人累耳니 亦非臣薦賢報國之本心也라
臣伏見近年變異가 非止水災요 譴告丁寧이 無所不有라
伏惟陛下切詔大臣하야 深圖治亂하야 廣引賢俊하야 與共謀議니 未有衆賢竝進而天下不治者라
臣又竊見京東京西가 皆有大水하니 竝當存恤이어늘 而獨河北遣使安撫하고 兩路遂不差人이라
兩路
只見河北遣使
하고 便認朝廷之意有所重輕
하야 以謂不遣使路分
은 非朝廷憂恤之急者
라하고
雖未能大段有物賑濟나 至於興利除害하고 臨時措置하며 更易官吏하고 詢求疾苦하얀 事旣專一에 必有所得이니 與就委運司로 其利百倍也라
國家運米가 仰在東南하니 今年災傷을 若不賑濟면 則來年不惟民饑라 國家之物이 亦自闕供이니
竊聞三司今歲京師糧米가 已有二年備準外에 猶有三百五十萬餘未漕之物이라하니
今年東南旣旱하니 則來年少納上供이라 此未漕之米을 誠不可不惜이나
然少輟以濟急이라도 時亦未有所闕이니 欲下三司勘會하야 若實如臣所聞이어든 則乞量輟五七十萬石物하야 與兩浙一路하야 令及時賑救一十三州하되 只作借貸면 他時米熟에 不妨還官이나
수재로 인하여 어진 인재를 등용하는 데까지 의논이 미쳤으니, 역시 근본을 찾는 논의이다.
신은 근자에 내리신 손수 쓰신 조서詔書를 삼가 보건대 수재를 변고라 하여 성상께서 비통한 심정으로 근심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일인一人이신 성상께서 자기를 죄책하는 말씀을 하셨으니 의당 백관들은 안일을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하거늘, 조서에 부응하여 일의 대책을 말하는 자는 오히려 적고 또한 아직 시행한 바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어쩌면 말한 자가 채택되기에 부족한 것입니까.
그렇다면 장차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에 조명詔命이 있어도 아래에서 말하지 않고 아래에서 말이 있어도 위에서 채택하지 않을 것이니, 모두 빈말이 되고 말 것입니다.
신은 듣건대 옛말에 이르기를 “하늘의 뜻에 부응하기를 실질로써 해야 하고 형식으로 해서는 안 되며, 백성을 움직이기를 행동으로써 해야 하고 말로써 해서는 안 된다.” 하였습니다.
신은 근자에 조명詔命에 부응하여 봉사封事를 올려서
“물이 국문國門 안에 들어와 대신이 달아나고 사직이 물에 잠기고 도성이 파괴된 것은 천지의 변괴이니, 소소한 일을 하는 것으로 이 큰 재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였고,
이어서 폐하께 한두 가지 큰 계책을 진달했으나 말은 광망狂妄하고 계책은 우매하여 성상의 이목을 감동시킬 수 없었습니다.
신은 밤낮으로 생각건대 지금의 폐해는 기강의 무너짐이 하루가 아니며 정사의 잘못이 한 가지가 아니고, 홍수의 재앙이 지극히 크고 하늘의 견책이 지극히 깊은 것은 또한 한 가지 일로 초래된 것이 아닙니다.
홍수의 재앙과 하늘의 견책이 이와 같고 후일에 응보應報로 나타날 화환禍患을 또 한마디 말로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는 이미 지나간 마땅히 고쳐야 할 병폐는 매우 많고 앞으로 올 근심스러운 환난이 무한한 것이니, 또한 두세 대신만 독책하여 구제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하물며 예로부터 천하가 잘 다스려진 것은 반드시 많은 어진 이들과 함께 다스렸기 때문입니다.
문왕文王이 이들 때문에 편안하시다.” 하였고, 《서경書經》에는 요堯‧순舜의 조정에서 같은 시기에 반열에 있었던 이로 기夔‧용龍‧직稷‧설契의 무리 20여 명을 기재하였으니, 이는 단지 그중 두드러진 인물들일 뿐이고 벼슬자리에 있던 백관들도 모두 어진 이가 아님이 없었습니다.
지금 큰 병폐를 고치고 큰 환난을 막고자 하면서도 신이 앞서 진달한 한두 가지 큰 계책과 같은 것들을 이미 실행에 옮기지 않으셨고 또 어진 이들로써 모든 일들을 구제하려고 생각하지 않으시니, 그렇다면 하늘의 변고를 어떻게 막으며 사람의 일을 어떻게 해내겠습니까.
그러므로 신이 다시 감히 어진 인재를 등용하라는 말씀을 올리는 것입니다.
신은 재주와 식견이 우매하여 사람을 알아보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뭇사람들이 알아보는 사람은 신도 알고 있습니다.
삼가 보건대 용도각직학사龍圖閣直學士 지지주知池州 포증包拯은 맑은 절개와 아름다운 행실이 빈천할 때부터 드러났고 곧은 말과 바른 논의가 조정에서 알려져서 시종侍從의 반열에 있을 때부터 성상께 보익함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지금 천재天災와 인사人事를 어진 이가 아니면 다스릴 수 없는 때를 당하여 포증을 작은 일 때문에 먼 지방에 버려두었으니, 이는 의논하는 이들이 애석해하는 바입니다.
사부원외랑祠部員外郞 직사관直史館 지양주知襄州 장괴張瓌는 정묵靜黙 단정하고 외유내강하며 학문이 있고 식견이 틔었고 말을 잘하지 못하는 듯하지만 옳은 일을 보면 반드시 실행하는 데 이르러서는 인자仁者의 용기라 할 만하니, 이는 조정에 있을 신하이고 주군州郡을 다스릴 인재가 아닙니다.
사부원외랑祠部員外郞 숭문원검토崇文院檢討 여공저呂公著는 고상故相 여이간呂夷簡의 아들로 청정淸靜하고 욕심이 적어 부귀한 집안에서 생장했지만 영리榮利에는 담박淡泊하고, 식려識慮가 심원하며 문학이 넉넉하기가 모두 남들보다 뛰어났음에도 자신의 재능을 감추기를 좋아하니, 이는 폐하의 좌우에 고문으로 두어야 할 신하입니다.
태상박사太常博士 군목판관群牧判官 왕안석王安石은 학문과 문장이 당세에 이름났지만 도를 지키고 구차하지 않아 자기 몸가짐을 무겁게 가지며 의논이 통명通明하고 게다가 당세에 쓰일 수 있는 재능을 가졌으니, 이른바 어느 곳이든 쓰이지 못할 데가 없는 인재입니다.
무릇 이 네 신하들은 얻기 어려운 선비들이거늘 포증包拯은 작은 잘못 때문에 버림을 받았고 나머지 세 사람들은 진퇴가 일반 사람들과 다름이 없으니, 이는 모두 세상 사람들이 알아보는 자인에도 오히려 이와 같습니다.
신이 그러므로 이 넓은 천하에 어진 인재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채 파묻히고 만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임을 아는 것입니다.
이 네 신하는 이름과 행적이 이미 드러났으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더욱 널리 인재를 묻고 찾아서 속히 발탁하여 좌우에 두소서.
그렇게 하시면 반드시 성상께 도움이 있을 것입니다.
무릇 신이 말한 바는 바로 성상께서 그 말을 듣고 그 인재를 써서 당세의 간난을 구제하시길 바라는 것이지, 그 사람을 위해 사사로이 계책을 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성은을 입어 조금 승진하는 따위와 같은 것은 단지 그 사람에게 누가 될 뿐이요, 또한 신이 어진 인재를 천거하여 국가에 보답하는 본심이 아닙니다.
신은 삼가 보건대 근년의 재이災異는 수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간곡한 하늘의 견고譴告가 있지 않는 바가 없었습니다.
동중서董仲舒가 이르기를 “국가에 장차 도를 잃은 잘못이 있으면 하늘이 미리 재해災害를 내어서 견고하고,
그래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또 변고를 내어서 놀라고 두려워하게 하고,
그래도 고칠 줄 모르면 패망의 재앙이 이른다.” 하였으니, 이 말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간절히 대신에게 명하여 치란治亂을 깊이 도모하고 어질고 뛰어난 인재를 널리 불러들여서 함께 의논해야 할 것이니, 어진 인재들이 함께 조정에 나아갔는데도 천하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경우는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또한 재해를 구제하고 환난을 막는 한 가지 큰 방책입니다.
신은 또 보건대 경동로京東路와 경서로京西路에 모두 큰 홍수가 있었으니, 모두 응당 보살피고 구휼하여야 하거늘 하북로河北路에만 사신을 보내 안무安撫하고, 이 두 지방에는 사람을 차견差遣하지 않고 말았습니다.
혹자는 “위무하는 일까지 전운사轉運使에게 다 위임했다.” 하니, 이는 헛된 조처일 뿐입니다.
이 두 지방(路)의 전운사들이 단지 하북로에만 안무사按撫使를 보낸 것을 보고 곧 조정의 뜻이 경중輕重을 두는 바가 있음을 알고서 “안무사를 보내지 않는 지방은 조정이 급하게 구휼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게다가 세금을 면제하여 진휼하는 것이 모두 전운사轉運司의 재물을 소모하니, 그 부서에 있어서도 불편합니다.
게다가 전운사轉運使로 반드시 모두 좋은 사람을 얻는다고 보장할 수도 없으며, 그들의 재능이 반드시 재이災異를 구제하고 환난을 구휼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더구나 저 한 부서(轉運使)는 평상으로 하는 직사職事가 있으니, 또한 어찌 백성들을 안무安撫하는 데 전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신은 공연히 하는 조처일 뿐이라 하는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이 두 지방(路)에 각각 한 명씩 안무사按撫使를 보내 안무하게 하소서.
그렇게 하면 비록 대단히 물자가 있어 진휼하지는 못할지라도 이로움을 일으키고 해로움을 없애고 제때에 맞추어 조치하며 관리를 바꾸고 백성의 질고를 묻는 데 이르러서는 맡은 일에 전일하여 반드시 소득이 있을 터이니, 전운사轉運司에 모두 위임하는 것과는 그 이익이 백 배나 더 많을 것입니다.
또 듣건대 양절로兩浙路 지방에 큰 가뭄이 들어서 천 리에 맨땅이 다 드러났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쌀을 운반해 오는 것이 동남 지방에 의지하니, 올해의 재해를 만약 진휼하지 못하면 내년에는 백성들이 굶주릴 뿐 아니라 국가의 재물도 절로 공급이 결핍될 것입니다.
삼가 듣건대 삼사三司에 비축해둔 올해 경사의 미곡이 이미 2년 정도의 예비 분량 외에도 아직 조운漕運하지 않은 곡물 350만 섬이 있다고 합니다.
올해 동남 지방에 이미 가뭄이 들었으니, 내년에는 상공上供을 적게 납부하게 될 터라 이 아직 조운하지 않은 곡물을 진실로 아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 조운을 중지하여 급박한 상황을 구제하더라도 현재로는 아직 부족한 바는 없을 터이니, 삼사三司에 명령을 내려 조사해보게 하여 만약 신이 아뢴 바와 실제로 같다면 바라건대 5, 70만 섬의 곡물을 경사로 운송하지 말고 양절 지방에 주어서 제때에 늦지 않게 13주州를 진휼하되, 단지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는 방식을 쓰면 훗날 곡식이 익었을 때 관부에 환납還納하게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는 재이를 막는 방법이 아니고 또한 재이를 구제하는 한 가지 방책이기도 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상께서 특별히 헤아려 선택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