昨
에 得所示書
와 幷
과 近著詩文又軸
하니 不勝欣喜
라
景山
하야 行年四十
에 獨能異其少時雋逸之氣
하야 就於法度
하고 根蔕前古
하야 作爲文章
에 一下其筆
하야 遂高於人
하시니 乃知駔駿之馬
가 라가 及
하야 以駕
하야 而行於大道
하얀 則非常馬之所及也
라
古人久困
하야 不得其志
하면 則多躁憤佯狂
하야 失其常節
하니 之輩
가 是也
라
景山愈困愈刻意하고 又能恬然習於聖人之道하니 賢於古人이 遠矣라
某嘗自負平生에 不妄許人之交하고 而所交必得天下之賢才러니 今景山若此하니 於吾之交에 有光이라
若欲衒長而恥短
이면 則是有爭心於其中
이니 有爭心則意不在於
也
라
然君謨旣規景山之短하니 不當以示人이오 彼以示人이면 景山不當責之而欲自蔽也니
작일昨日에 말을 보낸 사람이 돌아오는 편에 보내신 편지와 함께 〈고와연가古瓦硯歌〉 한 축軸과 근래에 지으신 시문詩文 또 한 축을 받으니, 기쁨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경산景山이 주현州縣에 오래 침체해 계시다가 나이 마흔에 홀로 소년 시절의 준일俊逸한 기상을 바꾸어 법도에 나아가고, 전고前古에 근거하여 문장을 지음에 한 번 붓을 내리면 남들보다 뛰어나시니, 이에 좋은 준마駿馬는 유성流星처럼 달리고 수레를 뒤집어엎다가도 난鸞‧화和로 절제하여 오로五輅를 끌게 하여 큰길로 나가면 보통 말들이 미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인古人이 오래 곤궁하여 그 뜻을 펴지 못하면 대개 조급하여 분노하고 거짓으로 미친 척하여 평상시의 절도를 잃어버리곤 하니, 접여接輿와 굴원屈原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경산景山은 곤궁할수록 더욱 각오를 다지고 또 편안한 마음으로 성인聖人의 도道를 학습하니, 고인보다 훨씬 낫다고 하겠습니다.
나는 일찍이 스스로 자부하기를 평소에 남과의 교제를 함부로 허여許與하지 않았고 교제하는 사람으로는 반드시 천하의 어진 인재를 얻었다고 여겼는데, 지금 경산이 이와 같으니 나의 교제에 있어 빛이 납니다.
이런 까닭에 내가 더욱 자부할 수 있으니, 매우 다행이고 매우 다행입니다.
군모君謨와 주고받은 편지는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어찌하여 남들이 많이 볼까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만약 자기의 장점을 자랑하고 단점을 부끄럽게 여기고자 한다면 이는 그 마음속에 남과 다투는 마음이 있는 것이니, 다투는 마음이 있으면 그 뜻이 도道를 도모하는 데 있지 않은 것입니다.
순경荀卿이 이르기를 “다투는 기운이 있는 자는 그와 논변論辯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으니, 이 경우를 두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군모는 이미 경산의 단점을 규간規諫했으니 그 글을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되고, 군모가 남에게 보였으면 경산은 그를 꾸짖고 자신의 단점을 엄폐하고자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