歐公以文爲贄하야 投時相하니 與韓昌黎同이요 而其自謙之中에 實以自譽하니 殊不放倒自地歩라
某不佞은 疲軟不能强筋骨하야 與工人田夫로 坐市區服畎畝하야 爲力役之勞하고 獨好取古書文字하야 考尋前世以來聖賢君子之所爲와 與古之車旗服器名色等數하야 以求國家之治賢愚之任하고
至其炳然而精者
하얀 時亦
盜取
하야 飾爲文辭
하야 以自欣喜
라
然其爲道閎深肆大가 非愚且迂能所究及일새 用功益精에 力益不足이라
其勞反甚於市區畎畝하되 而其所得은 較之誠有不及焉하니 豈勞力而役業者는 成功易하고 勤心而爲道者는 至之難歟아
欲悔其所難而反就其易
하니 則復慙聖人
之言
하야 不敢叛棄
라
故退失其小人之事하고 進不及君子之文하야 茫然其心에 罔識所嚮하니 若棄車川游하야 漫於中流하고 不克攸濟하야 回視陸者에 顧瞻徨徨이라
然復思之
컨대 人之有材能
하고 抱道德
하고 懷智慮
하야 而可自肆於世者
는 雖聖與賢
이라도 未嘗不無不幸焉
이라 와 와 은 有不幸其身者矣
요 요 라
今以六尺可用之軀로 生太平有道之世하야 無進身毁罪之懼하니 是其身時偶三者가 皆幸於古人之所有者로되 獨不至焉이니 豈天之所予가 不兩足歟아
伏惟明公履道懷正하야 以相天下하야 上以承天子社稷之大計하고 下以理公卿百職之宜하야 賢者任之以能하고 不賢者任之以力하야 由士大夫로 下至於工商賤技히 皆適其分而收其長이라
如脩之愚는 旣不足任之能하고 亦不堪任以力이요 徒以常有志於學也라
하야 因自顧其身時偶三者之幸也
에 不能黙然以自羞
라 謹以所業雜文五軸
으로 贄
하야 以俟進退之命焉
이라
구공歐公이 글로 폐백을 삼아서 당시 재상에게 보냈으니 한창려韓昌黎(韓愈)와 같고, 스스로 겸손한 가운데 실은 자신을 칭찬하였으니 자기의 지위를 전혀 떨어뜨리지 않았다.
모某 불녕不佞은 지치고 연약하여 근골筋骨의 힘을 억지로 써서 공인工人‧농부農夫들과 저잣거리에서 장사하거나 논밭에서 일하여 노동의 일을 할 수 없고, 유독 고서古書의 문장을 가지고 전세前世 이래 성현聖賢 군자君子들이 한 일과 고대古代의 수레‧깃발‧복장服章‧기물器物‧명색名色 등 의례儀禮의 예수禮數를 고찰하여 국가의 선치善治‧현우賢愚의 직임에 대한 방도를 찾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이 찬연燦然하여 정밀한 것에 이르러서는 때때로 연구하고 절취竊取하여서 수식해 문사文辭를 지어 스스로 즐거워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서에 담긴 도道가 굉대宏大하고 심원深遠함이, 우매하고 우활한 제가 궁구하여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힘써 공부함이 정밀할수록 힘은 더욱 부족하였습니다.
그 수고로움이 도리어 저잣거리에서 장사하거나 논밭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심하였지만 그 소득은 이와 비교해보면 참으로 못 미치는 점이 있으니, 어쩌면 육체의 힘을 써서 일을 하는 것은 공효功效를 이루기 쉽고, 마음의 힘을 써서 도道를 찾는 것은 경지에 이르기가 어려운 게 아니겠습니까.
어려운 일을 선택한 것을 뉘우쳐 쉬운 일로 나아가고자 한즉 산을 만듦에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하다고 한 성인의 말씀에 다시 부끄러워 감히 그만두어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러나서는 소인의 일을 잃고 나아가서는 군자의 문장에 미치지 못하여 마음이 아득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였으니, 마치 수레를 버리고 시내에서 헤엄치다가 물 한가운데에서 헤매고 건너가지 못하여 기슭에 있는 사람을 돌아보면서 눈동자가 불안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건대 사람이 재능을 갖고 도덕을 품으며 지혜를 갖추어 스스로 세상에 재능을 펼 수 있는 자는 비록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일지라도 불행한 측면이 없지 않으니, 우禹임금이 반신불수가 되었던 것과 극극克郤이 절름발이였던 것과 좌구명左丘明이 장님이 되었던 것은 그 몸에서 불행했던 경우이며, 관문關門을 지키며 딱따기를 치고 허둥지둥 분주했던 것은 맹자孟子가 전국시대에 살고 양웅揚雄이 신실新室에 벼슬함이 그 시대에서 불행했던 경우이며, 젊을 때부터 재주가 있었고 학문을 한 것이 삿되지 않았으니 가의賈誼가 훼방毁謗을 받았고 동중서董仲舒가 금고禁錮를 당했던 것은 비록 괜찮은 시대는 만났으나 임금의 지우知遇에 불행했던 경우입니다.
지금 6척尺의 쓸 만한 몸으로 도道가 있는 태평한 시대에 살면서 세상에 진출해 비방을 받을 두려움이 없으니, 이는 몸과 시대와 지우知遇 세 가지가 모두 고인古人들의 경우보다 다행하지만 고인들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 것이니, 어쩌면 하늘의 부여賦與가 양쪽을 다 충족하지 못한 것입니까.
삼가 생각건대 명공明公은 도를 실천하고 바른 뜻을 품고서 천하의 재상이 되어, 위로는 천자와 사직社稷의 대계大計를 이어받고 아래로는 공경公卿과 백관百官의 직책을 옳게 다스려, 현능賢能한 사람은 그 재능으로 일을 맡기고 현능하지 못한 사람은 그 몸의 힘으로 일을 맡겨, 사대부로부터 아래로 공상工商의 미천한 기능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들의 분수에 맞게 하고 그들의 장점을 수용하셨습니다.
우매한 저의 경우는 이미 재능으로 일을 맡지도 못하였으며 또한 몸의 힘으로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저 늘 학문에 뜻을 두고만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 다행히도 유사有司의 직책에서 문장으로 재능을 시험하게 되었기에, 이로 말미암아 스스로 자신의 몸과 시대와 지우知遇 세 가지의 다행함을 돌아봄에, 아무 글도 올리지 않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자신을 수치스럽게 할 수는 없어, 삼가 제가 지은 글 다섯 축軸을 집지執贄의 예물로 삼아 문지기에게 올려서 가부可否의 명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