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篇如傾水銀於地에 而百孔千竅를 無所不入하니 其機員而其情鬯이라
自古宦者亂人之國이 其源深於女禍하니 女는 色而已로되 宦者之害는 非一端也라
蓋其用事也近而習하며 其爲心也專而忍이라 能以小善으로 中人之意하고 小信으로 固人之心하야 使人主로 必信而親之하야 待其已信然後에 懼以禍福而把持之하니
雖有忠臣碩士가 列於朝廷이라도 而人主以爲去己疎遠하니 不若起居飲食前後左右之親爲可恃也라
故前後左右者日益親이면 則忠臣碩士는 日益疎하고 而人主之勢는 日益孤하니 勢孤則懼禍之心이 日益切이라
而把持者日益牢
하야 安危出其喜怒
하고 禍患伏於
하니 則嚮之所謂可恃者
가 乃所以爲患也
라
患已深而覺之하야 欲與疎遠之臣으로 圖左右之親近하면 緩之則養禍而益深하고 急之則挾人主以爲質하니 雖有聖智라도 不能與謀라
謀之而不可爲며 爲之而不可成이요 至其甚則俱傷而兩敗라
夫爲人主者가 非欲養禍於內而疎忠臣碩士於外하니 蓋其漸積而勢使之然也라
夫女色之惑은 不幸而不悟면 則禍斯及矣니 使其一悟하면 捽而去之가 可也어니와
宦者之爲禍
는 雖欲悔悟
라도 而勢有不得而去也
니 是已
라
10. 《오대사五代史》 〈환자전宦者傳〉에 대한 논論
전편이 마치 땅에 수은水銀을 부음에 백천百千 구멍마다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없는 것과 같으니, 그 기용機用은 원활하고 그 감정은 창통暢通하다.
예로부터 환관宦官이 남의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은 그 근원이 여자의 화禍보다 심하니, 여자는 색色뿐이지만 환관의 해는 한 가지가 아니다.
그 일하는 자리가 임금과 가깝고 익숙한 자리이며 그 마음을 쓰는 것이 전일專一하고 참을성이 있는지라, 작은 선善으로 남의 뜻에 맞도록 하고 작은 믿음으로 남의 마음을 견고히 붙잡아둘 수 있어서, 인주人主로 하여금 반드시 믿어 친애親愛하도록 하여 인주가 이미 자기를 믿기를 기다린 뒤에 화복禍福으로 위협하여 장악한다.
따라서 비록 충성스러운 신하와 현능賢能한 선비가 조정에 나열해 있어라도 인주는 자기와 소원疎遠한 사람이니 기거起居하고 음식을 먹을 때 전후좌우前後左右에 가까이 있어 믿을 만한 자들만 못하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전후좌우에 있는 자들이 날이 갈수록 더욱 친밀해지면 충성스러운 신하와 현능한 선비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 소원해지고 인주의 형세는 날이 갈수록 더욱 외로워지니, 형세가 외로워지면 화禍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날이 갈수록 더욱 절실해진다.
따라서 장악하는 것이 날이 갈수록 더욱 견고해져 안위安危가 그들의 희로喜怒에서 나오고 화환禍患이 궁중 안에 숨어 있게 되니, 앞에서 말한 믿을 만하다는 것이 바로 화환이 되는 것이다.
화환禍患이 이미 깊어져서야 알아차려서 소원한 신하들과 더불어 좌우의 친근한 환관宦官들을 도모하고자 하면, 늦출 경우에는 화를 길러서 화가 더욱 깊어지고 서두를 경우에는 인주人主를 끼고 볼모로 삼으니, 비록 큰 지혜가 있더라도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없다.
도모해도 손을 쓸 수 없으며, 손을 쓰더라도 일을 이룰 수 없고, 심한 경우에 이르러서는 양쪽 다 상처를 입고 양쪽이 다 패망한다.
그러므로 큰 경우에는 나라를 잃고 그다음은 자기의 몸을 잃어, 간사奸詐하고 호강豪强한 자들로 하여금 이를 빌미로 삼아 일어나 그 환관의 종족들을 척결하여 죄다 죽여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히 풀고야 말게 한다.
이는 전대의 역사에서 환관의 화를 기록한 것이 늘 이와 같은 것이니, 한 시대만의 일이 아니다.
대저 인주人主가 된 이는 안으로 화禍를 기르고 밖으로 충성스러운 신하와 현능한 선비를 멀리하고자 하지는 않으니, 대개 점차 쌓여서 형세가 그렇게 되도록 한 것이다.
대저 여색女色에 미혹된 것은 불행히 깨달아 알아차리지 못하면 화가 그제야 닥쳐오니, 한번 깨달아 알아차리기만 하면 적발하여 제거할 수 있다.
그렇지만 환관宦官의 화는 비록 뉘우치고 깨닫더라도 그 형세가 이미 제거할 수 없으니, 당唐 소종昭宗의 일이 그러한 경우이다.
그러므로 여자의 화보다 심하다고 한 것이 이를 두고 말한 것이니, 경계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