詞雖四六之體나 而蘊思轉調가 如峽之流泉하며 如岫之吐雲하야 絶無刀尺하고 絶無斷續이라
脩聞古者賓主之間
에 已接
하야 將見其志
면 必有賦詩
하야 託於咏嘆之音
하야 以通歡欣之意
라
然而工歌
에 使者再辭
라가 及于
然後拜
하니 是則施于貴賤
이 各有所當
이라
伏惟
은 以侍從之臣
으로 當
하야 하고 學通
하며 識洞今古
라 綽有餘裕
하야 多爲
하니
成於俄頃
은 蓋其
로되 得而秘藏
에 已如金玉之寶
니 豈伊孱陋
가 敢辱褒稱
이리오
形於短篇하야 以爲大賜하니 伏讀三四에 且喜且慙이라
譬夫
의 鏗鏘之奏
를 愚者驟聽
에 駭然震蕩
이라가 及夫心平悸定
한 然後知於至和
라
然貺之厚者
를 不敢報之以薄
이요 禮所尊者
를 不敢敵之以平
이니 顧惟愚庸
이 豈得
繼
리오
19. 양주襄州에서 용도龍圖 연숙燕肅이 시를 준 데 사례하는 계啓
문체는 비록 사륙문四六文이지만 담긴 의사意思와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마치 산골짜기에 냇물이 흐르고 산봉우리에 구름이 일어나는 것 같아서, 재단裁斷한 흔적이 전혀 없고 단속斷續한 자취가 전혀 없다.
작일昨日에 지부知府 용도龍圖께서 영광스럽게도 즉석에서 오언시五言詩 한 편을 주심을 삼가 받았습니다.
수脩는 듣건대 옛날에 손님과 주인 사이에 이미 술잔을 주고받아서 상대편의 뜻을 알 수 있을 즈음이면, 반드시 시를 읊어서 영탄詠嘆하는 소리에 의탁하여 즐거워하는 뜻을 소통하였습니다.
그러나 악공樂工이 삼하三夏를 노래하면 사자使者가 재차 사양하다가 〈황화皇華〉를 노래할 때에 이른 뒤에야 절하고 주인인 임금의 하사품을 받았으니, 이는 신분의 귀천貴賤에 따라 베푸는 음악이 각각 마땅한 바가 있었던 것입니다.
수脩는 천한 선비인데 어찌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삼가 생각건대 모관某官께서는 시종侍從의 신하로서 번병藩屛의 직무를 맡아서 덕德과 작위爵位의 무거움이 연치年齒와 함께 높을 뿐 아니라, 학문은 천인天人의 이치에 통달하고 식견은 고금의 사적에 박통하여 그 학식이 넉넉하고 풍부하여 시가詩歌를 많이 지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연회하는 자리에서 이로써 담소하고 군신君臣의 만남에서 글재주를 펼치셨습니다.
잠깐 사이에 지으신 것은 해타咳唾의 나머지이건만 이를 얻어서 소중히 간직하면 이미 금옥金玉과 같은 보배가 되니, 어찌 이 하찮은 사람이 감히 과분한 칭찬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짧은 시편詩篇으로 표현하여 크게 하사해주시니, 삼가 서너 차례 읽어봄에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면에 걸린 궁현宮縣에서 연주되는 맑은 음악을 어리석은 자가 갑자기 듣고 몹시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마음이 평온해지고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된 뒤에야 지극히 조화로운 음악임을 아는 것과 같습니다.
몽매한 저에 있어서는 이런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후한 선물을 감히 하찮은 것으로 보답할 수 없고, 예법에 존장尊長에게는 감히 대등하게 대할 수 없으니, 이 어리석고 용렬한 자가 어찌 화답하는 시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황금과 같은 진귀한 시를 내려주심에 그 속에 담긴 존장尊長의 말씀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