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爲汪洋誕漫하야 蛟龍水物之所憑과 風濤晦冥之變怪라
吾兄晦叔은 爲人慷慨하야 喜義勇而有大志하고 能讀前史하야 識其盛衰之迹하니 聽其言에 豁如也라
夫壯者之樂은 非登崇高之丘하고 臨萬里之流면 不足以爲適이라
今吾兄家荊州하야 臨大江하야 捨汪洋誕漫壯哉勇者之所觀하고 而方規地爲池하되 方不數丈하고 治亭其上하야 反以爲樂은 何哉오
蓋其
하야 陶乎不以汪洋爲大
하며 不以方丈爲局
하니 則其心豈不浩然哉
아
夫視富貴而不動하며 處卑困而浩然其心者는 眞勇者也라
然則水波之漣漪
와 游魚之上下
는 其爲適也
가 으로 何以異
리오
우禹임금이 큰 물을 다스린 것이 7곳이니 민산岷山에 장강長江의 물을 끌어온 것이 그중 하나이다.
장강長江은 형주荊州에서 나와 원수沅水‧상수湘水와 합쳐지고, 한수漢水‧면수沔水와 합쳐져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장강長江은 크고 광활하여 교룡蛟龍과 수물水物이 의지하는 곳이며 바람과 파도와 어둠이 기이하게 변한다.
나의 형 회숙晦叔은 사람이 강개慷慨하여 의義와 용勇을 좋아하여 큰 뜻을 품고 있으며 능히 이전의 역사를 읽어 성쇠盛衰의 자취를 알고 있으니, 그의 말을 들음에 가슴이 후련해지는 듯하다.
낮은 지위에 머물러 고생하면서 세상에 쓰이지 못하고 늙었으나 그의 흉중은 또한 너무도 장쾌하였다.
흉중이 장쾌한 자의 즐거움은 높은 산에 오르거나 만 리를 흘러가는 강가에 가지 않으면 즐거워할 만하지 못하다.
지금 나의 형은 형주荊州에 살면서 큰 강가에 있으면서 용자勇者가 보는 질펀하게 흐르는 장쾌한 장강長江을 버려두고서 바야흐로 땅을 규획規劃하여 연못을 만들되 사방 몇 장丈이 못 되고, 그 가에 정자를 지어 도리어 즐거움으로 삼은 것은 어째서인가.
대개 술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하고 옷을 풀어 헤치고 술을 마셔 흥취가 도도하여 광활한 강을 크다 여기지 않고 사방 몇 장의 연못을 작다고 여기지 않았으니, 그 마음이 어찌 호연浩然하지 않겠는가.
대저 부귀를 보고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으며 낮고 고생스러운 곳에 처하고도 마음을 호연浩然하게 하는 사람이 진정한 용자勇者이다.
그렇다면 물결이 잔잔하게 흐르고 노니는 물고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유유자적하는 즐거움이, 장주莊周가 이른바 혜시惠施가 호량濠梁에서 노닐었던 즐거움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교룡과 물고기, 기이한 변화가 장쾌한 것을 어디에 쓰겠는가.
그러므로 그 정자를 유조정游鯈亭이라 명명하노라.
경우景祐 5년 4월 2일 배 안에서 기문記文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