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無孔子가 久矣라 六經之旨가 失其傳하니 其有不可得而正者는 自非孔子復出이면 無以得其眞也라
博矣
요 而又苦心勞神於殘編朽簡之中
하야 以求千歲失傳之繆
하니 茫乎前望已遠之聖人而不可見
하고 杳乎後顧無窮之來者
하야 欲爲未悟
하야 決難解之惑
하니
然而經非一世之書也요 其傳之繆는 非一日之失也요 其所以刊正補緝은 亦非一人之能也니
使學者各極其所見에 而明者擇焉하야 十取其一하고 百取其十이면 雖未能復六經於無失하야 而卓如日月之明이나 然聚衆人之善하야 以補緝之하야 庶幾不至於大繆하야 可以俟聖人之復生也라
凡其所失에 無所不欲正之하야 其刊正補緝者衆하니 則其所得亦已多矣라
脩學不敏明하고 而又無彊力以自濟하니 恐終不能少出所見하야 以補六經之萬一일새
주州의 사람이 오는 편에 보내신 편지 및 《주역周易》을 보주補注하신 것을 받았으니, 매우 좋습니다.
세상에 공자孔子 같은 성인이 없은 지 오래라 육경六經의 뜻이 그 전수를 잃었으니, 바로잡을 수 없는 부분은 공자가 다시 나오지 않으면 그 참된 뜻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전주傳注를 내는 자의 학문은 범위가 넓고, 게다가 낡고 부스러진 고서古書에 몰두하느라 마음과 정신을 수고롭게 하면서 천 년 동안이나 실전失傳된 오류를 찾아서 바로잡으려고 하니, 아득히 앞으로 이미 멀어진 성인을 바라보고 아스라이 뒤로 끝없이 이어지는 후세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난해難解한 의혹을 판결하려 합니다.
이는 참으로 이른바 수고롭기만 하고 공功은 적다는 것일진저!
그러나 경經은 한 시대의 책이 아니고, 그 전주傳注의 오류는 하루아침의 잘못이 아니며, 그것을 교정하고 보집補輯하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가령 저마다 그 소견所見이 지극하고 식견이 밝은 학자가 그중에서 타당한 설을 가려서 열 개에서 한 개를 뽑고 백 개에서 열 개를 뽑는다면, 비록 육경六經을 오류가 없는 상태로 되돌려놓아 일월日月처럼 우뚝이 밝게 만들 수는 없을지라도 여러 사람의 좋은 점을 모아서 보완해야 거의 큰 오류가 없어서 성인이 다시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려 질정質正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학자가 경서經書에 있어서 어찌 이대로 두고 말 수 있겠습니까.
족하는 경서經書에 대해 부지런히 연구했다 하겠습니다.
무릇 잘못된 곳에 대해서는 바로잡고자 하지 않음이 없어 교정하고 보집補輯한 것이 많으니, 소득이 이미 많습니다.
나는 학문은 명민明敏하지 못하고 게다가 노력하여 스스로 이런 단점을 극복하지도 못하니, 아마도 끝내 나의 견해를 조금이라도 내어서 육경六經의 만분의 일이라도 보완하지 못할 듯합니다.
그런데 족하가 저술한 것을 받았기 때문에 구구한 나의 마음에 잊지 못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