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念臣材不逮人하고 識非慮遠하니 徒有事君之節하고 未知報國之方이라
冒寵貪榮이 已踰其量이어늘 見利臨得에 曾不知慙이러니
修
에 述先志以繼成
하야 하고 하야 膺受上天之多福
하고 推與萬方而不私
라
臣於此時
에 限以官守
하야 講儀制禮
에 不預
之流
하며 助祭陪祠
에 不在
之列
이라
旣乏一言之獻
하고 又無執事之勞
어늘 徒隨
하야 共享餘賜
라
13. 명당明堂에서 성은聖恩을 널리 내리면서 벼슬을 옮겨준 데 사례하는 표表
천지天地가 호령하여 바람과 우레가 고동치니 한 원기元氣가 두루 미침에 만물이 모두 그 은택을 입었습니다.
이에 신이 요행으로 그 포상에 들 수 있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신은, 재능은 남들에 미치지 못하고 식견은 사려가 심원深遠하지 못하니, 한갓 임금을 섬기는 절개만 있고 국은國恩에 보답할 방도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무턱대고 받은 총애와 영광이 이미 그 한량限量을 넘었는데도 이득을 만나면 부끄러워할 줄을 몰랐습니다.
근자에 존호尊號 황제 폐하께서 요순堯舜처럼 총명하시고 우탕禹湯처럼 근검하신 시대를 만났습니다.
전왕前王의 시대에 보기 드물었던 큰 은전恩典을 베푸시어 선대先代의 뜻을 이어받아 이루어 정결한 제사를 올리고 몸소 노침路寢에 왕림하시어 하늘이 내리는 많은 복을 받으시고 그 복을 널리 만방에 두루 베풀고 혼자 차지하지 않으셨습니다.
신은 이때 관직에 매인 몸이라 의례儀禮를 거행할 때에는 의랑議郞‧박사博士의 부류에 들지 못하였고, 제사를 지낼 때에는 제후들이 방물方物을 올리는 반열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미 한마디 진언한 것도 없고 게다가 일을 맡아본 노고도 없거늘, 한갓 하급 관리들을 따라서 함께 하사한 은택을 받았습니다.
온 천하에 다른 사람들과 달리 홀로 사양할 수 없기에 너무도 황공하여 그저 자신을 돌아보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