竊顧無庸之品이 仍躋異等之科하니 祗服寵靈에 實增震悸라
竊以
에 雅頌播於
하고 間出之有異人
에 文章炳乎漢德
이라
皆所以招徠時彦
하고 樂育人材
하야 講求
之原
하고 潤色帝王之美
하야 卓爲往範
하야 垂照來今
이니 丕哉文物之華
여
屬我神靈之運이라 國家右賢興治가 若古敷猷하니 休聲塞乎淵泉하고 至德湧於烽火라
下
而旁午
에 諭上意之丁寧
하고 復詔策於
에 謹鄕能於歲擧
라
馳封一馬에 使者在道而相望하고 翹首群英에 天下嚮風而咸靡라
逮
에 首方貢以前陳
하고 委密侍之鉅賢
에 先
而覆較
라
森陳奏牘
은 逮
之不勝
하고 精閱
은 幾百斤而未止
하니 自匪該明治具
하고 佩服儒規
하야 行實藹乎徽猷
하고 識宇包乎賢業
하야 之畢講
에 學際乎天人之交
하고 至纖至悉而不遺
에 言達於國家之體
면 則何以上當
하고 榮中甲科
하야 聯俊乂以服官
하고 陪英雄而
리오
加以素鍾舛運
하야 生遘百罹
하니 自剪髮以交垂
에 已
而茹歎
이라
逐耕夫而衣襏
에 早去先疇
하고 하니 流離末路
에 佁儗後塵
이라
借譽群公之遊나 本無題目이요 接足諸生之後에 多見排根이라
退慙踸踔에 數此隻奇하니 撫骨嗟乎淪鋪하고 卷迹甘於藏密이라
然而
에 惜先芬而懼隳
요 母髮垂星
에 感親闈之思養
이라
顧惟庸妄
이 首玷甄陞
하야 獲召於公車之庭
하고 給試乎
이라
致狂言之誤擇하야 叨署第以開榮하니 若若飛華에 交垂宛轉之綬하고 諄諄其誨는 載聆郁穆之言이라
浸
以芬流
하고 沐天光之下燭
하니 竊慙
이 嘗厠翰場
이라
屢以下中之才
로 當乎第一之選
하니 宜不失於舊物
에 期仰答於
이라
誠以
에 百戟森庭
하고 就列瞻天駭
에 威臨於咫尺
이요 爭觀落筆
에 紛立若於堵墻
이라
僅成牽課나 靡中科程이어늘 瀆睿覽之至精하니 宜報聞於獨罷어늘
謂
이 常先於群彦
이러니 以薦藉之良厚
에 重違於大臣
이라
猥自下流로 參聯上列하니 省逢辰之至幸이요 實叨恩之有因이라
此蓋某官闡繹帝猷
하야 雍容朝首
하니 粉澤光華之治
하고 表燭薦脩之倫
하야 膺上心之柬求
하야 하니 言皆有味
에 務
以彌勤
하고 先爲之容
하야 俾朽株之見用
이라
致玆孱瑣하야 及此抽揚하니 敢不愼服官箴하고 遵修士則이리오
鞭後策足하야 更希遠致之塗나 鎔金鈞泥는 尙依陶者之力이라
誓殫用拙之效하야 少酬再造之恩이요 過此以還은 未知所措로소이다
22. 진사시進士試에 급제한 데 사례하는 계啓
화려한 대궐에 바야흐로 인도를 받아 들어가 뜰에 있노라니 고요하고 그윽한 운악雲幄에서 차례로 급제자를 호명하였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이 쓸모없는 몸이 높은 과거에 급제했으니, 삼가 성은에 감복하여 실로 두려워 가슴이 더욱 떨릴 뿐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훌륭한 선비가 많음을 노래함에 고아한 노래가 주周나라 조정에 울려 퍼졌고, 세상에 드문 이인異人이 출현함에 문장이 한漢나라의 덕을 빛냈습니다.
하늘과 사람의 변화하는 심오한 이치를 묻느라 동도東都에서 조서詔書를 내렸고, 수재과秀才科라는 등용의 문을 열어 당唐나라는 훌륭한 인재를 많이 얻었습니다.
이는 모두 당시의 선비들을 불러오고 인재를 즐겨 길러서 음양陰陽 변화의 근원을 강구講求하고 제왕의 훌륭한 덕을 윤색하여 우뚝이 전대前代의 모범이 되어 오늘날까지 그 빛을 드리우는 것이니, 위대하도다, 그 문물의 아름다움이여!
마침 우리는 신령한 운세를 만나 국가가 어진 이를 높이고 선치善治를 일으키는 것이 고대 성왕聖王이 훌륭한 정사를 펴는 것과 같으니, 아름다운 평판은 깊은 물속까지 가득하고 지극한 덕은 봉화처럼 높이 오릅니다.
성상의 교화를 더욱 문식文飾하니 벽수璧水를 틔워서 학궁學宮을 에워싸게 하고, 태령太寧에서 정신을 비축하니 검소한 궁궐에 앉아서 도道를 강론합니다.
게다가 재상께서 묘당廟堂에서 한가로이 노닐면서 뛰어난 인재를 꿈속에서도 생각하셨습니다.
인재를 구하는 조서를 내려 사방에 보내면서 성상의 간곡한 뜻을 알렸고, 다시 향시鄕試를 연다는 조서를 내려 해마다 지방의 유능한 인재를 신중히 뽑았습니다.
이에 말을 달려 조서를 보내느라 사자使者들이 길에 줄을 이었고, 뛰어난 영재英才들이 고개를 드니 천하 사람들이 멀리서 보고 모두 고개를 숙였습니다.
계리計吏를 따라 함께 상경해서는 맨 먼저 지방의 공물을 앞에 진열하고, 측근의 대신大臣을 위임하여 먼저 예부禮部에서 시험을 보입니다.
부드러운 양털 붓으로 과장科場에서 합격자 명단을 써서 재가를 받은 뒤에 발표하고, 어전御殿에서 비단 안석에 기대앉아 성상께서 친히 시험을 보이십니다.
상주上奏하는 글을 많이 올려 양령兩令이 이루 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이고 업무 문서를 정밀히 검토함에 그 무게가 거의 백 근이 되어도 그치지 않으니, 정치의 방도를 두루 통달하고 선비의 법도를 실천하여, 행실은 아름다운 도道에서 성대히 드러나고 식견識見과 기국器局은 훌륭한 사업事業을 크게 포괄하여, 나라가 융성하는 도리를 다 진강進講함에 그 학문이 천天‧인人이 서로 통하는 이치에 이르고, 지극히 섬세하고 주밀周密하여 작은 일도 빠뜨리지 않아 그 말이 국가의 체통에 통달한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위로 성상의 눈에 들어서 영광스럽게도 갑과甲科에 급제하여 준걸들과 나란히 관복을 걸치고 영웅들과 함께 등용될 수 있겠습니까.
수脩 같은 자는 덕망이 서지 못했고 조행操行이 평소에 없으니, 가죽나무처럼 재목이 못 되고 대추기름처럼 우둔합니다.
관모官帽를 머리에 쓰자 산봉우리들이 비웃으니 관직에 임명된 선비임이 부끄럽고 천도天道를 물어도 알지 못하니 끝내 몽매한 학자일 뿐입니다.
게다가 본디 액운이 많아 태어난 뒤로 온갖 우환을 겪었으니, 겨우 머리를 묶을 어린 나이에 이미 부친을 여의고 슬피 탄식했습니다.
그래서 도롱이를 걸치고 농부들을 좇아서 일찍부터 선대先代의 농토에 갔으며, 국학國學의 명부名簿에 이름이 올랐기에 타향에 와서 살게 되었으니, 말로末路에 떠돌아다니며 멍청하게 늘 남들보다 뒤처졌습니다.
국학에 와 있는 선비들 틈에 끼어 명성을 얻었지만 본래 당치도 않은 것이었고 제생諸生들의 뒤를 따르면서 배척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 태평성대를 직접 만남에 곤궁한 삶을 참고서 스스로 초야에 묻혀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열군列郡에서 인재를 천거할 때 매양 계리計吏와 함께 상경하였고, 시험장에서 먹물을 한 되나 마셨으나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물러나 좌절한 자신을 부끄러워함에 운수가 참으로 기구하니, 자신을 돌아보면서 침체한 상태를 탄식하고 자취를 거두어 초야에 묻혀 사는 것을 달갑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선대先代의 가업家業을 이음에 선조先祖의 명성名聲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것을 실추시킬까 두려워하였고, 모친이 연로한 터라 모친을 봉양하고픈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아직 많기 전에 스스로 분발해 노력하려고 하택거下澤車를 타고서 향리를 떠났고 반드시 과거에 급제하리라 맹서하였습니다.
그러나 성대한 거마車馬를 거느리고 고향에 돌아가진 못하고, 풍진風塵 속에서 시속時俗에 섞여 사는 노고만 있었습니다.
번화한 도성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우러러 따르고, 학생들이 많은 국학國學에서 빛나는 문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인재를 얻으려 과거를 시행하기에 조서詔書에 응하여 숫자만 채웠으니, 군郡의 추천을 받아서 응시하였으나 본래 아무런 재능이 없었습니다.
과장科場에서 자기 재주를 자랑하여 시권試卷을 올린 사람이 거의 천 명이 넘었는데, 대궐에서 급제자 명단을 올려 성명을 발표할 때에 이르러서는 확포矍圃에서 사람들이 다 떠나고 겨우 몇 명만 남았던 것과 같았습니다.
도리어 이 용렬한 사람이 일등으로 선발되어 과장科場에서 부름을 받았고 마침내 대궐의 전시殿試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제넘은 글이 그만 잘못 뽑혀서 외람되게도 급제하여 영화榮華의 길이 열렸으니, 조정 관원들은 화려한 관모官帽를 쓴 채 서로 인수印綬를 길게 드리웠고, 자상하게 일러주시는 황제의 온화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운몽택雲夢澤처럼 드넓은 성상의 은택에 젖어들고 아래로 비추시는 성상의 광휘를 입으니, 둔한 재주로 과장科場에 끼어든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누차 낮은 재주로 일등으로 뽑혔으니 응당 이 옛 신하를 잊지 않으신 덕택이라 알아주신 은혜에 기필코 우러러 보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에서 누차 승리한 뒤에는 교만해지고, 군진軍陣에서 북이 세 번째 울리자 사기가 고갈되었습니다.
두레박줄은 짧고 전대는 작으니 큰일을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한번 실수를 하면 안타깝게도 종전에 해온 일이 모두 허사가 되는 법입니다.
진실로 깃발이 둘러쳐진 구중궁궐에 앉음에 의장儀仗의 병기兵器가 뜰에 삼엄하게 늘어섰고, 대열에 나아가 용안龍顔을 우러러봄에 그 위엄이 지척의 사이에 있고, 답안을 쓰는 모습을 다투어 보느라 많은 사람들이 담처럼 둘러 서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흡사 꿈속에서 옥황상제의 궁전에 노니는 것만 같아서 갑자기 넋이 놀라 몸에서 떠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간신히 답안을 썼으나 격식에 맞지 않거늘 지극히 정밀하신 성상聖上의 눈을 더럽혔으니 의당 홀로 낙방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성상께서 지나치게 좋게 보아주셔서 허명虛名만 있는 무능한 자까지 합격시켜 주셨습니다.
쭉정이가 앞에 있듯이 무능한 몸이 늘 훌륭한 분들 앞에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좋은 말로 추천해주시니 대신의 그 뜻을 어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외람되게 낮은 자리에 있다가 높은 반열에 올랐으니, 좋은 때를 만난 게 지극한 행운임을 알겠고, 실로 이러한 성은을 입은 데는 원인이 있었습니다.
이는 모관某官께서 성상의 치도治道를 천명闡明하시며 조정의 수반首班으로 의젓이 앉아 계시면서 찬란한 치적治積을 꾸며서 빛내고 수脩와 같은 자들을 드러내 밝혀서, 인재를 가려 뽑고자 하는 성상의 마음에 부응하여 문원文苑의 맹주를 맡으심에 말씀은 모두 의미가 있어 인재를 밀어주는 데 더욱 부지런하시고 미리 포용하여 무능한 몸이 등용될 수 있게 해주신 덕분입니다.
그래서 이 하찮은 사람이 이렇게 선발되었으니, 감히 관원의 잠계箴戒를 삼가 지키고 조사朝士의 규칙을 잘 따르지 않겠습니까.
뒤처지는 무능한 몸을 채찍질하여 다시금 먼 길을 가고자 하지만, 이끌어 도야陶冶해주시는 것은 외려 도공陶公의 힘을 의지합니다.
졸렬한 힘을 다하여 재조再造해주신 크나큰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것을 맹세할 뿐이고, 그 밖의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