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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宋八大家文抄 歐陽脩(3)

당송팔대가문초 구양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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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송팔대가문초 구양수(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借莊周之言하고 而參之以客對하야 發其感慨
署之東園 久茀不治러니 脩至 始闢之하야 糞瘠漑枯하야 爲蔬圃十數畦하고 又植花果桐竹凡百本하니 春陽旣浮 萌者將動이라
園之守 啓曰 園有樗焉하니 其根壯而葉大
根壯則梗地脈하고 耗陽氣하야 而新植者不得滋하며 葉大則陰翳蒙礙하야 而新植者不得暢以茂
又其材拳曲臃腫하야 疎輕而不堅하야 不足養하니 是宜伐이라하야늘 因盡薪之하다
明日 圃之守 又曰
圃之南 有杏焉하니 凡其根庇之廣 可六七尺이요 其下之地 最壤腴로되
以杏故 特不得蔬하니 是亦宜薪이라하야늘
脩曰 噫 今杏方春且華하야 將待其實이어늘 若獨不能損數畦之廣爲杏地邪아하고 因勿伐하다
旣而悟且歎曰 吁 莊周之說하고 라하니
今樗誠不材矣 然一旦悉翦棄하고 杏之體 最堅密美澤하야 可用이어늘 反見存하니
他日 客有過脩者러니 僕夫曳薪하야 過堂下어늘 因指而語客以所疑한대 客曰
是何怪邪
夫以無用處無用 莊周之貴也
하니 烏能免哉
彼杏之有華實也 以有生之具而庇其根하니 幸矣어니와 若桂漆之不能逃乎斤斧者 蓋有利之者在其死하야 勢不得以生也 與乎杏實 異矣
今樗之臃腫不材 而以壯大害物하니 其見伐 誠宜爾
與夫才者死不才者生之說 又異矣
凡物幸之與不幸 視其處之而已라하야늘
客旣去 脩然其言而記之하노라


14. 벌목伐木에 대한 기문記文
장주莊周의 말을 빌리고 객의 대답을 끼워 넣어 감개感慨를 드러냈다.
관서官署동원東園이 오랫동안 황폐해 돌보지 않은 채로 있었는데, 내가 이 고을에 부임하여 비로소 개간하여 척박한 곳엔 거름을 주고 마른 곳엔 물을 대어 채마밭 십수 이랑을 만들고, 또 꽃, 과실수, 오동나무, 대나무 등 백여 그루를 심으니, 봄볕이 이미 내려쬠에 싹이 막 움트려 하였다.
동원東園의 관리인이 아뢰기를 “동원東園에 가죽나무가 있으니, 뿌리가 성하고 잎이 큽니다.
뿌리가 성하면 지맥地脈을 막고 양기陽氣를 소모하여 새로 심은 것들이 자라지 못하고, 잎이 크면 그늘이 드리워져 새로 심은 것들이 번성하지 못합니다.
재목材木이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하여 목질木質이 엉성하고 물러서 단단하지 못하여 기를 것이 못 되니 베어버려야 합니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로 인해 모두 베어버렸다.
다음날 동원東園의 관리인이 또 말하기를
“밭의 남쪽에 살구나무가 있으니, 뿌리가 뻗어 있는 넓이가 6, 7 정도 되고, 살구나무가 있는 아래의 땅이 가장 비옥한데,
살구나무가 있기 때문에 유독 채소를 심을 수 없으니 이 또한 베어버려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아, 지금 살구나무는 바야흐로 봄을 맞아 또 꽃을 피워 장차 열매가 열리기를 기다릴 수 있는데, 몇 이랑 넓이를 덜어서 살구나무가 자랄 수 있는 땅으로 만들어주지 못하겠는가.”라고 하고는 베지 못하게 하였다.
이윽고 깨우치고는 또 탄식하여 말하기를 “아, 장주莊周의 말 중에 ‘가죽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천수天壽를 마쳤고, 계수나무와 옻나무는 쓸모가 있기 때문에 일찍 베어진다.’라고 하였으니,
지금 가죽나무가 실로 쓸모가 없지만 하루아침에 모두 잘려버리고, 살구나무의 재질은 매우 단단하고 좋아 쓸 만한데 도리어 보존되었으니,
아마도 쓸모 있고 쓸모없는 것은 각각 그 당시에 쓸 만한지 쓸 만하지 않은지를 따르는 것이리라.” 하였다.
훗날 나를 방문한 객이 있었는데, 노복이 땔감을 끌고 아래를 지나가거늘 땔감을 가리키며 의심했던 것을 객에게 이야기하자, 객이 말하였다.
“무엇이 이상하단 말인가?
쓸모없음으로 쓸모없는 데 처하는 것은 장주莊周가 귀하게 여긴 것이다.
쓸모없음으로 쓸모 있는 것을 해쳤으니 어찌 화를 면할 수 있었겠는가.
저 살구나무가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것은 생장하는 것으로써 그 뿌리를 보호하였으니 다행이지만, 계수나무와 옻나무가 도끼와 자귀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은 대개 나무를 죽여야 사람들이 이롭게 쓸 수 있어 형세상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니, 살구나무의 열매와는 다르다.
지금 가죽나무가 울퉁불퉁하여 쓸모가 없지만 장대하여 다른 나무를 해치니 베이는 것은 참으로 당연하다.
그러니 쓸모가 있는 것은 죽고 쓸모가 없는 것은 산다는 장주莊周의 설과는 또 다르다.
모든 사물의 행운과 불행은 그들이 어디에 처해 있는지에 달려 있을 뿐이다.”
객이 떠난 뒤에 나는 그의 말을 옳다고 여기고 이 말을 기록하노라.


역주
역주1 : 이 글은 歐陽脩가 25세 때 西京留守推官으로 재임한 天聖 9년(1031)에 지은 것이다.
역주2 樗櫟 以不材終其天年 : 《莊子》 〈逍遙游〉에 “惠子가 莊子에게 말하기를 ‘나에게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가죽나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큰 줄기는 울퉁불퉁하여 直線을 그릴 수가 없고 그 잔가지는 비비 꼬이고 구부러져 동그라미나 네모꼴을 그릴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나무가 길 옆에 서 있기는 하지만 목수가 쳐다보지도 않는다.’라고 하였다.”라고 하였고, 〈人間世〉에 “匠石이 齊나라에 갈 때 曲轅에 이르러 社에 심어진 상수리나무를 보았는데……匠石이 말하기를 ‘쓸모없는 雜木이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棺이나 槨을 만들면 빨리 썩고, 그릇을 만들면 빨리 부서지고, 대문이나 방문을 만들면 나무 진액이 흘러나오고, 기둥을 만들면 좀벌레가 생기니 이 나무는 쓸모없는 나무이다. 쓸 만한 데가 없는지라 그 때문에 이와 같은 장수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하였다.”라고 하였는데, 歐陽脩가 이 말을 줄여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역주3 桂漆 以有用而見傷夭 : 《莊子》 〈人間世〉에 “산의 나무는 스스로를 해치며, 기름 등잔불은 스스로를 태우며,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베어 가며, 옻나무는 쓸모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라간다.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음의 쓰임만을 알고, 쓸모없음의 쓰임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역주4 豈才不才 各遭其時之可否邪 : 莊周의 말대로라면 쓸모없는 나무는 살아남아야 하고 쓸모 있는 나무는 베어져야 하는데, 歐陽脩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쓸모없는 나무는 베어지고 쓸모 있는 나무가 살아남게 되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역주5 以無用而賊有用 : 여기서 ‘無用’은 위의 본문에서 나온 가죽나무를 가리키고, ‘有用’은 歐陽脩가 심었던 다양한 식물들을 가리킨다. 즉 쓸모없는 가죽나무가 심어놓은 식물들의 생장을 방해함을 이렇게 말한 것이다.

당송팔대가문초 구양수(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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