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物盈於天地之間에 而其爲物이 最大且多者가 有五하니 一曰水요 二曰火요 三曰木이요 四曰金이요 五曰土라 其用於人也에 非此五物이면 不能以爲生하야 而闕其一不可니 是以로 聖王重焉이라
夫所謂五物者
는 其見象於天也
에 爲
이며 分位於地也
에 爲
이며 行於四時也
에 爲
이며 稟於人也
에 爲
이며 播於音律
에 爲
이며 發於文章
에 爲
이오 而總其精氣之用
하야 謂之五行
이라
自三代之後로 數術之士興하니 故爲災異之學者가 務極其說하야 至擧天地萬物動植하야 無大小히 皆推其類而附之於五物하야 曰五行之屬이라하고 以爲人稟五行之全氣以生이라 故於物爲最靈이오
其餘動植之類는 各得其氣之偏者라 其發爲英華美實과 氣臭滋味와 羽毛鱗介와 文采剛柔에 亦皆得其一氣之盛하고 至其爲變怪非常에 失其本性하얀 則推以事類吉凶影響하니 其說尤爲委曲繁密이러라
蓋王者之有天下也에 順天地以治人하고 而取材於萬物하야 以足用하니 若政得其道하고 而取不過度면 則天地順成하고 萬物茂盛하야 而民以安樂하니 謂之至治어니와
若政失其道
하고 用物傷夭
하야 民被其害而愁苦
하면 則天地之氣沴
하야 錯行
에 陰陽寒暑失節
하야 以爲水旱
과 蝗螟
과 風雹
와 雷火
와 山崩
과 水溢
과 泉竭
과 雪霜不時
와 雨非其物
하고 或發爲氛霧虹蜺光怪之類
하니
此天地災異之大者가 皆生於亂政이니 而考其所發하야 驗以人事면 往往近其所失하야 而以類至라 然時有推之不能合者하니 豈非天地之大가 固有不可知者邪아
若其諸物種類는 不可勝數오 下至細微家人里巷之占하얀 有考於人事而合者하고 有漠然而無所應者하니 皆不足道라
語曰
이라하니 蓋君子之畏天也
에 見物有反常而爲變者失其本性
이면 則思其有以致而爲之戒懼
하야 雖微不敢忽而已
러니 至爲災異之學者
하얀 不然
하야 莫不指事以爲應
하고 及其難合
하얀 則旁引曲取
하야 而遷就其說
이라
蓋自漢儒
로 皆以春秋洪範爲學
하되 而失聖人之本意
하고 至其不通也
하얀 父子之言
이 自相戾
하니 可勝歎哉
아
昔者
에 箕子爲周武王
하야 陳禹所有洪範之言
하야 條其事爲九類
하고 別其說爲九章
하야 謂之
하니
考其說
컨대 爲不相附屬
이어늘 而向爲
에 乃取其五事皇極庶證
하야 附於五行
하고 以爲八事皆屬五行歟
하니
則至於八政五紀三德稽疑福極之類하야 又不能附하고 至俾洪範之書로 失其倫理하야 有以見所謂旁引曲取而遷就其說也라
然自漢以來로 未有非之者오 又其祥眚禍痾之說은 自其數術之學이라 故略存之하니 庶幾深識博聞之士가 有以考而擇焉이라
夫所謂災者
는 被於物而可知者也
니 水旱螟蝗之類是已
요 異者
는 不可知其所以然者也
니 之類是已
라 孔子於春秋
에 記災異而不著其事應
은 蓋愼之也
라
以
天道遠
하야 非諄諄以諭人
이로되 而君子見其變
이면 則知天之所以譴告
하야 恐懼修省而已
요 若推其事應
이면 則有合有不合
하고 有同有不同
하니 至於不合不同
하야는 則將使君子怠焉
하야 以爲偶然而不懼
하니 此其深意也
라
蓋聖人愼而不言如此이언마는 而後世猶爲曲說以妄意天하니 此其不可以傳也라 故考次武德以來하야 略依洪範五行傳하되 著其災異而削其事應云하노라
만물이 천지의 사이에 가득 차 있는데 그중에 물物의 성질이 가장 크고 많은 것이 다섯 가지이니, 첫째 수水이고, 둘째 화火이고, 셋째 목木이고, 넷째 금金이고, 다섯째 토土이다. 사람이 사용하는 데 있어 이 다섯 가지 물이 아니면 삶을 살아갈 수가 없어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된다. 이런 까닭에 성왕聖王이 중하게 여겼다.
무릇 이른바 오물五物이라는 것은 하늘에 형상이 드러남에 오성五星이 되고 땅에 방위를 나눔에 오방五方이 되며, 사시四時에 행함에 오덕五德이 되고 사람에게 품부됨에 오상五常이 되며, 음률音律에 베풂에 오성五聲이 되고 문장文章에 발현됨에 오색五色이 된다. 그 정기精氣의 쓰임을 총괄하여 오행五行이라 한다.
삼대三代 이후로 수술數術의 선비가 일어났다. 그러므로 재이災異를 전공한 학자가 그 설을 극구 말하기에 힘써, 심지어 천지만물天地萬物과 동식물動植物을 들어 크고 작고 할 것 없이 모두 그 속성을 미루어 오물五物에 붙여 오행五行의 등속等屬이라 하고, “사람은 오행의 전기全氣를 받아 태어났다. 그래서 물物 중에 가장 영명靈明하다.
그 나머지 동식물 따위는 각각 기氣의 편벽된 것을 얻었기 때문에 발하여 영화英華와 미실美實이 되거나 기취氣臭와 자미滋味가 되거나 우모羽毛와 인개鱗介가 되거나 문채文采가 강하고 부드러움이 됨에 또한 모두 일기一氣의 성대함을 얻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변괴나 비정상적인 것이 되어 본성을 잃어버림에 미쳐서는 일의 종류에 따라 길흉의 영향을 유추하니, 그 설이 더욱 왜곡되고 번잡해졌다.
대개 왕자王者가 천하天下를 소유함에 천지天地에 순응하여 인간人間을 다스리고 만물萬物에서 재료를 취하여 쓰기에 풍족하게 하니, 만약 정치가 옳은 도道를 얻고 세금을 거둠이 과도하지 않으면 천지가 순조로이 이루어지고 만물이 무성하여 백성이 이로써 안락하게 지내니 이를 지치至治라고 한다.
그에 비해 정치가 옳은 도를 잃고 만물을 사용함에 상傷하고 요절夭折하게 만들어 백성들이 그 해를 입고 괴로워하면 천지의 기운이 흐트러져 삼광三光이 운행이 어긋남에 음양陰陽과 한서寒暑가 절제를 잃어 장마와 가뭄․황충蝗蟲과 명충螟蟲의 해․바람과 우박․벼락과 화재․산사태․홍수의 범람․지하수 고갈․때를 벗어난 눈과 서리․내릴 곳이 아닌 사물에 비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때로는 음산한 안개나 무지개 또는 괴이한 광채 따위가 발생한다.
이는 천지의 재이災異 가운데 큰 것이 모두 어지러운 정치에서 생긴 것이다. 발생한 원인을 고찰하여 인사人事를 가지고 징험徵驗하면 왕왕往往 잘못한 바에 가깝게 비슷한 종류의 재이가 이른다. 그러나 때로는 유추해보아도 합치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어찌 천지의 큼이 실로 알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저 만물의 종류와 같은 것은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아래로 민간民間 여항閭巷에서 치는 자질구레한 점에 이르러서는 인사에 헤아려보아 합치하는 것이 있고 막연하여 응험하지 않는 것도 있으니, 모두 말할 것이 못된다.
≪논어論語≫에 “우레가 치고 바람이 세차게 불면 반드시 안색을 고치셨다.”라고 하였다. 대개 군자가 하늘을 두려워함에 물物이 정상正常에서 벗어나 이변이 생겨 본성本性을 잃은 것을 보면 그것을 초래한 원인을 생각하여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비록 미미한 것이라 하더라도 감히 소홀히 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재이災異를 전공하는 학자에 이르러서는 그렇지 않아 현상을 가리켜 응험으로 삼지 않는 것이 없고, 합치하기 어려운 것에 이르러서는 엉뚱한 것을 끌어 붙여 그 설說에 영합하였다.
대개
한漢나라 유학자
동중서董仲舒․
유향劉向과 그 아들
유흠劉歆 등의 무리로부터 모두 ≪
춘추春秋≫와 〈
홍범洪範〉으로 학문을 하였으되
성인聖人의
본의本意를 잃었고, 통하지 않는 곳에 이르러서는 부자간의 말이 서로 어긋나니 매우 탄식할 만하다.
동중서董仲舒
옛날 기자箕子가 주周 무왕武王을 위하여 우禹임금이 가지고 있던 홍범洪範의 말을 진달하여 사안事案을 조목별로 나누어 9유類를 만들고, 내용을 구분하여 9장章을 만들어서 구주九疇라고 하였다.
그 설을 고찰해보건대, 애초에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데 유향劉向이 ≪홍범오행전洪範五行傳≫을 지을 때 오사五事, 황극皇極, 서징庶徵을 취하여 오행五行에 붙이고 “팔사八事가 모두 오행에 속한다.” 하였으니,
이렇게 하면 팔정八政, 오기五紀, 삼덕三德, 계의稽疑, 복극福極 따위가 또 연결되지 않고, 홍범洪範의 서書로 하여금 윤리倫理를 잃게 하는 데 이르러 이른바 엉뚱한 것을 끌어 붙여 그 설說에 영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漢나라 이래로 비판하는 자가 없고, 또 상서祥瑞, 요생妖眚, 앙화殃禍, 질병疾病에 관한 설은 본래 술수術數의 학문이므로 소략하게 남겨두니, 깊은 식견과 넓은 견문이 있는 선비가 고찰하여 택하기를 바라노라.
무릇 재災라는 것은 물物에 가해져서 알 수 있는 것이니 수한水旱, 명황螟蝗 따위가 이것이고, 이異라는 것은 그렇게 되는 까닭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일식日食, 성패星孛, 오석五石, 육익六鷁 따위가 이것이다. 공자孔子께서 ≪춘추春秋≫에 재이災異를 기록하면서 그 일의 응험應驗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대개 재이를 신중하게 여기신 것이다.
“천도天道가 아득하여 자상하게 사람에게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니지만 군자君子가 그 재변災變을 보면 하늘이 견책譴責하여 경고警告하는 까닭을 알아 두려워하며 수신修身하고 반성反省할 뿐이다. 만약 그 일의 응험을 미루어 본다면 부합하는 경우도 있고 부합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같은 경우도 있고 같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부합하지 않고 같지 않은 경우를 놓고 보면 군자가 해이해져서 재변을 우연이라 여기면서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여기신 것이니 이것이 공자의 깊은 뜻이다.
대개 성인聖人이 신중하게 여겨서 이와 같이 응험을 말씀하지 않으셨건만 후세에는 도리어 곡설曲說을 만들어 함부로 하늘의 뜻을 헤아리니 이것이 응험이 전해져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무덕武德 연간 이래의 일들을 고찰考察하고 편차編次하여 대략 〈홍범오행전洪範五行傳〉에 의거하되 그 재이는 드러내고 그 일의 응험은 삭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