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車入里에 君命在門하니 閭巷驚傳에 豈識朝廷之故事리오
搢紳竦歎에 以爲儒者之至榮하니 在臣之愚에 何以堪此리오
竊以文章之任
은 自古非輕
하니 待遇寵榮
하야 至有
之目
하며 詢謀獻納
에 因加
之名
이라
伏念臣器非宏遠
하고 識匪該明
하며 學不通古今之宜
하고 材不識
이라
久叨塵於侍從
이나 曾莫著於勞能
이요 而自出守外藩
으로 하야 하야 復齒周行
하니
進對之際에 已蕭颯於霜毛하니 慰勞有加에 賜憫憐於玉色이라
加以羈危之迹에 仇嫉交攻하야 進退動繫於群言하고 論議多煩於睿聽하니 雖覆載之造에 每賜保全이나 而孤蹇偸安에 常思引去러니
因
之闕員
하야 俾備官而承乏
하니 臣敢不勉尋舊學
하고 益勵前修
하야 感
未棄之仁
하고 竭駑馬已疲之力
하야 庶伸薄效
하야 少答鴻恩
가
04. 소명召命을 내려 한림翰林에 들어가게 한 데 사은謝恩하는 표表
자자구구字字句句가 흐느끼고 한숨을 내쉬는 듯하다.
사신使臣의 수레가 향리에 들어와 군왕의 명命이 문에 이르니, 마을 사람들은 놀라 소식을 전함에 어찌 조정의 고사故事를 알리오.
사대부들은 놀라 탄식하면서 유자儒者의 지극한 영광이라 하니, 어리석은 신이 어찌 이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생각건대 문장을 맡는 자리는 예로부터 가볍지 않았으니, 대우가 영광스러워 심지어 사인私人이란 지목이 있으며, 국가의 계책에 대한 자문에 의견을 올림에 내상內相이란 명칭이 더해집니다.
은총이 이미 보통의 경우와 다르니, 사람들이 그 직분에 걸맞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신은 국량이 크지 못하고 식견이 밝지 못하며, 학문은 고금의 마땅한 이치를 통하지 못하고 재주는 방원方圓의 쓰임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외람되이 시종侍從의 자리를 더럽히고 있으나 일찍이 공로를 세운 적이 없었고, 지방관이 되어 먼 외지로 나간 뒤로는 근래 집안의 상환喪患을 만나 구차히 남은 목숨으로 다시 조정의 반열에 끼였습니다.
세상 풍파 속에 유락流落한 지 10년 만에 대궐에서 천일天日을 다시 우러러보았습니다.
폐하를 배알할 때 이미 머리털이 세었으니 신을 위로하시면서 용안龍顔에 연민의 빛을 보이셨습니다.
몸과 정신이 이와 같으니, 마음과 뜻이 어떠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이 이미 일찍 노쇠해가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니, 마음이 어찌 감히 벼슬길에 나아갈 엄두를 내겠습니까.
게다가 타향을 떠도는 몸을 원수들이 미워하여 서로 공격하여 진퇴進退는 걸핏하면 뭇사람들의 말에 묶이고 의론議論은 폐하의 귀를 번거롭게 함이 많으니, 비록 천지天地와 같은 성은으로 매양 보전해주셨으나 외로운 몸은 편안히 쉬고 싶어서 늘 물러날 생각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황제 폐하께서 옛 신하를 불쌍히 여기셔서 자애로운 마음으로 생각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한림원翰林院에 결원缺員이 생김으로 인하여 그 빈자리에 들어가게 해주셨으니, 신이 감히 옛날에 배운 바를 힘써 찾고 예전에 닦은 공부를 더욱 가다듬어, 옛사람을 버리지 않으신 어짊에 감동하고 노둔한 몸의 이미 지친 힘을 다하여 작은 보답이라도 바쳐 크나큰 성은에 조금이나마 보답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