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嘗以其名望之來請字曰 願有所敎使得以勉焉而自勗者
라하야늘
古之君子所以異乎衆人者는 言出而爲民信하며 事行而爲世法하고 其動作容貌가 皆可以表於民也라
又見其寬柔溫厚剛嚴果毅之色하야 以爲仁義之容하고 服其服하며 載其車하야
然而行不充于內하며 德不備於人이면 雖盛其服하며 文其容이라도 民不尊也니라
故君子之賢於一鄕者는 一鄕之望也요 賢於一國者는 一國之望也요 名烈著于天下者는 天下之望也요 功德被於後世者는 萬世之望也라
孝慈友悌達于一鄕古所謂
者
는 一鄕之望也
요 春秋之賢大夫
는 一國之望也
요
位于中而姦臣賊子不敢竊發于外如
과 出入將相
에 朝廷以爲輕重
하고 天下繫其安危
가 如
者
는 天下之望也
라
其人已沒
하고 其事已久
하되 聞其名
하고 想其人
에 若不可及者
는 是也
요 其功可以及
世
하고 其道可以師百王
하야 雖有賢聖
이라도 莫敢過之者
는 周孔是也
라
章君儒其衣冠하야 氣剛色仁하고 好學而有志하니 其絜然修乎其外하고 而煇然充乎其內하야 以發乎文辭하면
是數者皆可以自擇而勉焉者也니 是固能識夫遠大者矣라
교서랑校書郞 장군章君이 ‘망지望之’라는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와서 자字를 지어달라고 하며 말하기를 “제가 면려勉勵하여 스스로 힘쓸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그를 위해 ‘표민表民’이라 자字를 지어주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옛날의 군자君子가 중인衆人들과 달랐던 까닭은 말을 하면 백성들에게 신뢰를 얻고 일을 하면 세상에 법도가 되고 그 동작과 용모가 모두 백성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굉연紘綖과 면변冕弁으로 머리의 의용儀容을 삼으며 패옥珮玉과 결환玦環으로 행동의 의용을 삼으며 의상衣裳과 보불黼黻로 몸의 의용을 삼는다.
손에는 손의 의용이 있으며 발에는 발의 의용이 있고 읍양揖讓하고 등강登降하며 헌수獻酬하고 부앙俯仰함에 의용이 없는 경우가 없다.
또 그 관유寬柔와 온후溫厚, 강엄剛嚴과 과의果毅한 낯빛을 드러내어 인의仁義의 의용을 삼고 법도에 맞는 복장을 입으며 규정에 맞는 수레를 타고서
조정朝廷에 서서 군신간을 바로잡고 종묘宗廟에 출입하며 대사大事를 행하여
엄숙하게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모두 외경畏敬하면서 “이 사람이 우리 백성들이 존경하는 분이다.”라고 말하니,
백성들이 군자를 존경할 줄 알아서가 아니고 군자가 스스로 수신修身하여 존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행실이 내면에 충만하지 않고 덕德이 신체에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비록 그 복장을 성대하게 하고 그 의용을 꾸미더라도 백성들이 존경하지 않는다.
명산名山과 대천大川은 한 지방地方이 우러르는 것이고 산천山川 가운데 악독嶽瀆은 천하天下가 우러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 가운데 한 향리鄕里에서 어진 자는 한 향리가 우러르는 사람이고, 한 국가에서 어진 자는 한 국가가 우러르는 사람이며, 천하에 명절名節과 공적功績이 드러난 자는 천하가 우러르는 사람이고, 후세에 공덕이 미치는 자는 만세가 우러르는 사람이다.
효자孝慈와 우제友悌가 한 향리에 두루 알려진 옛날의 이른바 향선생鄕先生이라는 자는 한 향리가 우러르는 사람이고, 춘추春秋시대의 어진 대부로서 수隋나라의 계량季良, 정鄭나라의 자산子産 같은 이는 한 국가가 우러르는 사람이다.
조정에 자리함에 간신姦臣과 적자賊子가 외부에서 감히 몰래 일어나지 못했던 한漢나라의 대장군大將軍 같은 이와, 변방에 나가서는 장수가 되고 조정에 들어와서는 재상이 되어 그의 존부存否로 조정의 무게가 결정되고 천하의 안위安危가 달려 있었던 당唐나라의 배승상裴丞相 같은 이는 천하가 우러르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나고 그 일은 이미 오래되었는데도 그 이름을 듣고 그 사람을 상상해봄에 마치 미칠 수 없을 듯한 자는 기夔‧용龍‧직稷‧설契이 이런 사람들이고, 그 공功이 만세萬世에 전해질 만하고 그 도道가 백왕百王의 본보기가 될 만하여 비록 현인과 성인이더라도 감히 그들보다 더 뛰어날 수 없는 자는 주공周公‧공자孔子가 이런 분들이다.
이들은 만세가 우러르는 사람들로 모두 백성들의 본보기가 되는 분들이다.
전傳에 이르기를 “어진 이는 그 원대한 것을 안다.”라고 하였는데,
장군章君은 유자儒者의 의관衣冠을 입고서 기운이 굳세고 낯빛이 인자하며 학문을 좋아하고 품은 뜻이 있으니, 맑게 그 외면을 정제하고 찬란하게 그 내면을 가득 채워 문사文辭로 드러낸다면
또 언변言辯이 풍부하고 유창하면서도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이 몇 가지는 모두 스스로 선택하여 힘쓸 수 있는 것들이니 이것이 참으로 원대한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장군章君의 뜻을 인하여 그 설을 넓혀서 자를 지어달라는 청에 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