堯舜禹湯文武 此六君子者는 可謂顯人矣로되 而後世猶失其傳者는 豈非以其遠也哉아
是故로 君子之學은 不窮遠以爲能하고 而闕其不知하니 愼所傳以惑世也라
方孔子時
하야 周衰學廢
하야 先王之道
가 不明
하고 而
이 竝起
어늘 孔子患之
하야 乃
하야 以止紛亂之說
하고 而欲其傳之信也
라
故略其遠而詳其近
하야 於書
에 斷自
以來
하고 著其大事可以爲世法者而已
요 至於
君臣世次
하야 皆未嘗道者
는 以其世遠而愼所不知也
라
孔子旣歿
에 異端之說
이 復興
하고 周室亦益衰亂
이러니 接乎戰國
하야 에 先王之道
가 中絶
이라
當王道中絶之際
하야 奇書異說
이 方充斥而盛行
하야 하니 學者旣不備見詩書之詳
하야 而習傳盛行之異說
이어늘
世無聖人以爲質하야 而不自知其取捨眞僞하고 至有博學好奇之士 務多聞以爲勝者라
於是
에 盡集諸說而論次
하되 初無所擇而惟恐遺之也
하니 如
是矣
라
以孔子之學으로도 上述前世가 止於堯舜하며 著其大略하고 而不道其前이어늘
遷遠出孔子之後하야 而乃上述黃帝以來하고 又詳悉其世次하야 其不量力而務勝하니 宜其失之多也로다
어늘 하고 王季下傳一世而爲文王
하고 二世而爲武王
하니
是文王以十五世祖로 臣事十五世孫紂하고 而武王以十四世祖로 伐十四世孫而代之王이니 何其繆哉아
其盛德大業이 見於行事而後世所欲知者를 孔子皆已論著之矣라
其久遠難明之事는 後世不必知요 不知不害爲君子者는 孔子皆不道也라
《사기史記》에서 제왕帝王의 세계世系는 다만 《세본世本》만을 상고하였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 이와 같다.
요堯‧순舜‧우왕禹王‧탕왕湯王‧문왕文王‧무왕武王, 이 여섯 군자는 현인顯人이라고 할 수 있는데, 후세에 오히려 전해지지 않은 것은 어찌 세대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때문에 군자의 학문은 세대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궁구하여 능사로 삼지 않고 자신이 모르는 것은 빼놓으니, 전하여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바를 삼간 것이다.
공자孔子가 살던 시대는 주周나라가 쇠퇴하고 학교가 없어져 선왕先王의 도가 밝아지지 못하고 이단異端의 설이 아울러 일어났는데, 공자孔子가 이를 근심하여 이에 《시경詩經》‧《서경書經》, 사기史記를 수정하여 분란한 설을 종식시키고 전수하는 것들에 대해 신뢰를 주려고 하였다.
그러므로 세대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간략하게 서술하고 가까이 있는 것을 자세하게 서술하여, 《서경書經》에는 당唐‧우虞로부터 이후를 잘라내 서술하고 세상에 법이 될 만한 큰일만을 드러냈을 뿐이고, 삼황三皇과 오제五帝의 군신君臣의 세차世次에 이르러서는 모두 말하지 않았던 것은 세대가 멀어서 알지 못하는 바를 삼갔기 때문이다.
공자孔子가 세상을 떠난 뒤에 이단異端의 설이 다시 일어났고 주周나라 왕실 또한 더욱 쇠란해졌는데, 전국戰國시대로 이어져 진秦나라가 마침내 책을 불태움에 선왕의 도가 중도에 끊어졌다.
한漢나라가 흥기한 지 오래됨에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이 조금씩 나왔지만 완전하지는 않았다.
선왕의 도가 중도에 끊어진 때를 당하여 기이한 서적과 이단의 설이 한창 충만하고 성행하여 그 말이 때때로 도리어 공자의 문도들에게 스스로 가탁하여 당시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았으니, 학자들은 이미 《시경詩經》‧《서경書經》의 자세한 내용들을 갖춰 보지 못하고서 성행하던 이단의 설을 익히고 전수하였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성인聖人에게 질정을 받을 수 없어서 스스로 진위 여부를 취사선택할 줄 모르고, 심지어는 박학하고 기이한 것을 좋아하는 선비 중에 견문을 넓히는 것으로써 남보다 낫기를 힘쓰는 자가 있기까지 하였다.
이에 여러 설을 모두 모아 논정論定하고 편차編次하되 애당초 택정擇定하는 바 없이 오직 빠뜨릴까만 걱정하니,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같은 책이 이것이다.
공자孔子의 학문으로도 위로 전세前世를 서술한 것이 요堯‧순舜에 그쳤으며, 대략을 저술하고 요堯‧순舜보다 앞선 시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마천司馬遷은 공자孔子보다 훨씬 뒤늦게 태어났으면서도 위로 황제黃帝 이후를 서술하고 또 세차世次를 자세하게 기술하여, 자신의 역량을 헤아리지 않고 남보다 낫기를 힘썼으니, 잘못된 곳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사마천司馬遷이 지은 본기本紀는 《대대례기大戴禮記》와 《세본世本》 등의 책에서 나왔으니, 지금 그 설과 그림에 의거하여 상고해보겠다.
요堯‧순舜‧하夏‧상商‧주周는 모두 똑같이 황제黃帝에게서 나왔고, 요堯가 붕어崩御함에 아래로 4세손世孫인 순舜에게 전해졌고, 순舜이 붕어崩御함에 다시 위로 4세조世祖인 우禹에게 전해졌는데, 순舜과 우禹는 모두 장수하여 100세를 살았다.
직稷과 설契은 고신高辛에게는 아들이 되니 바로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 형제인데, 지금 세차를 아래에 두었다.
그리고 탕왕湯王과 왕계王季는 같은 세대인데, 탕왕湯王 아래로 16세世를 전하여 주紂가 되고, 왕계王季 아래로 1세世를 전하여 문왕文王이 되고 2세世를 전하여 무왕武王이 된다.
이는 문왕文王이 15세조世祖로 15세손世孫인 주紂를 신하로 섬긴 것이고, 무왕武王이 14세조世祖로 14세손世孫을 정벌하여 대신 왕이 된 것이니 어쩌면 그리도 잘못되었는가.
요堯‧순舜‧우왕禹王‧탕왕湯王‧문왕文王‧무왕武王의 도는 모든 왕들이 본받는 것이다.
성대한 덕과 큰 사업事業이 행사行事에 드러나 후세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을 공자가 모두 이미 논하여 드러냈다.
세대가 오래되어 알기 어려운 일은 후세 사람들이 반드시 알 수 없고, 모르더라도 군자가 되는 데 상관없는 것은 공자가 모두 말하지 않았다.
저 공자가 성인이 된 까닭은 지혜가 취사取捨할 바를 아는 것이 모두 이와 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