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州皆有名山以爲鎭
이어늘 而洛陽
은 天下中
이라 하야 自古常以王者制度臨四方
하니 宜其山川之勢
가 雄深偉麗
하야 以壯萬邦之所瞻
이라
由都城而南以東
에 山之近者
는 로 以連嵩少
가 首尾盤屈踰百里
하니
從城中하야 因高以望之하면 衆山逶迤하야 或見或否하되 惟嵩最遠最獨出하야 其嶄巖聳秀하야 拔立諸峰上而不可掩蔽라
李君始入其署에 卽相其西南隅而增築之하고 治亭於上하되 敞其南北하야 嚮以望焉에
見山之連者峰者岫者가 絡繹聯亘하야 卑相附하고 高相摩하며 亭然起하고 崒然止하며 來而向하고 去而背하야 傾崖怪壑이 若奔若蹲하며 若鬪若倚하니
亭成에 李君與賓客이 以酒食登而落之하니 其古所謂居高明而遠眺望者歟인저
구주九州는 모두 명산名山으로 진鎭을 삼는데, 낙양洛陽은 천하의 중심인지라 주周나라는 읍邑을 조성하고 한漢나라는 도읍으로 삼아 예로부터 늘 왕자王者의 제도制度로 사방에 임하였으니, 산천의 형세가 웅장하고 깊고 크고 아름다워 만방萬邦에서 우러러볼 만큼 장대壯大하였다.
도성都城으로부터 남쪽과 동쪽으로 가까이 있는 산은 이궐산伊闕山, 만안산萬安山, 환원산轘轅山, 구지산緱氏山으로 숭산嵩山의 소실봉少室峰과 연결된 것이 수미首尾가 이리저리 굽어 100리里가 넘는다.
성중城中에서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면 산들이 구불구불 이어져 어떤 것은 보이고 어떤 것은 보이지 않되, 숭산嵩山만은 가장 멀리 있고 유달리 높아 깎아지른 바위가 우뚝 솟아 여러 봉우리들 위로 솟아 있어 가려지지 않는다.
대개 숭산嵩山의 이름이 사전祀典에 수록되어 있고 다른 사악四嶽과 함께 천자가 순수巡狩하여 망제望祭하는 곳을 완비하고 있음에 등급이 매우 높다.
따라서 숭산嵩山이 높고 크고 유달리 걸출한 것은 당연하다.
성城 안에서 숭산嵩山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낙양洛陽 북쪽의 순검서巡檢署이다.
이군李君이 처음 순검서巡檢署에 들어와 서남쪽 모퉁이에 나아가 살펴보고는 땅을 더욱 쌓아올리고 위에 정자를 짓되 남북쪽을 틔워놓아 멀리 조망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자 산에 이어진 것, 봉우리, 등성이가 끊이지 않고 길게 뻗어, 낮은 것은 뭇 산 아래에 서로 붙어 있고, 높은 것은 서로 하늘에 잇닿아 있으며, 산봉우리가 우뚝이 솟아오르고 올연히 서 있고, 앞으로 오고 등져 가서 기울어진 벼랑과 괴이한 골짜기가 달리는 듯 걸터앉은 듯 싸우는 듯 기대고 있는 듯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세상에 전해지는 숭산嵩山의 남쪽 서른여섯 개의 봉우리를 모두 앉아서 헤아려볼 수 있다.
이에 짙푸르고[창취蒼翠] 모여 늘어선[총렬叢列] 모습을 취하여 마침내 총취叢翠로 정자를 명명하였다.
정자가 완성되었을 때에 이군李君이 빈객들과 술과 음식을 가지고 정자에 올라 낙성落城하니 옛날에 이른바 높고 밝은 곳에 거처하며 먼 곳을 바라본다는 것일 것이다.
이윽고 처음 조성된 연월을 기록하고자 하여 나에게 글을 지어주면 그것을 새기겠다고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