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 詩眼云 子厚詩 尤深難識 前賢亦未推重 自老坡發明其妙 學者方漸知之
眞源了無取 妄跡世所逐 微言冀可冥 繕性何由熟 眞妄以盡佛理 言行以盡薰修 此外亦無詞矣
道人庭宇靜 苔色連深竹 蓋遠過竹徑通幽處 禪房花木深
日出霧露餘 靑松如膏沐 予家舊有大松 偶見露洗而霧披 眞如洗沐未乾 染以翠色
澹然離言說 悟悅心自足 蓋言因指而見月 遺經而得道 於是終焉
其本末立意遣詞 可謂曲盡其妙 毫髮無遺恨者也 - 宋 胡仔, 《漁隱叢話》 卷19
[集評]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子厚(柳宗元)의 시는 더욱 깊고 이해하기 어려워 前賢들 또한 推重하지 않았는데, 老坡(蘇軾)가 그 묘함을 밝혀내어 학자들이 차츰 알게 되었다.
내(范溫)가 일찍이 다른 사람에게 ‘유종원의 시가 어떠한가?’라고 물었는데, ‘대체로 모두 좋다.’고 대답하였다.
또 ‘그대는 어느 곳을 좋아하는가?’라고 물으니, ‘좋아하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대답하기에, 그가 잘 모르고 있음을 알았다.
문장에 대한 식견은 마땅히 禪家의 悟門과 같아야 한다.
무릇 法門에는 千百의 차별이 있지만 모름지기 一轉語로부터 깨우쳐 들어가야 한다.
마치 古人이 문장에 있어서 먼저 한 곳에서 깨달음을 얻은 뒤 곧바로 다른 妙處로 통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전에 子厚의 〈晨詣超師院讀禪經〉라는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첫 단락의 至誠과 淸潔의 뜻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하였다.
‘眞源了無取 妄跡世所逐 微言冀可冥 繕性何由熟’은 眞과 妄으로써 불가의 이치를 다 말하였고, 言과 行으로써 수양에 대하여 다 말하였으니, 이밖에 또 다른 말이 없을 것이다.
‘道人庭宇靜 苔色連深竹’은 대개
보다 매우 뛰어나다.
‘日出霧露餘 靑松如膏沐’은 우리 집에 옛날부터 큰 소나무가 있어, 우연히 이슬에 씻기고 안개에 덮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참으로 씻은 뒤 물기가 마르기 전 푸른색으로 물들인 것 같았다.
그 후에 이 말이 造化의 묘함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澹然離言說 悟悦心自足’은 대개 손가락으로 인하여 달을 보고, 불경을 버리고 도를 깨닫는 것을 말한 것으로 여기에서 끝을 맺는다.
그 本末과 立意와 造語에 있어서 그 묘함을 다하여 털끝만큼의 여한도 남기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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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신예초사원독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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