須是七言五言之間除去五字三字外 精神興致 全見於兩言 方爲工妙
唐人謂 水田飛白鷺 夏木囀黃鸝 爲李嘉佑詩 摩詰竊取之 非也
此兩句好處 正在漠漠陰陰四字 此乃摩詰爲嘉佑點化 以自見其妙 - 宋 葉夢得, 《石林詩話》
○ 寫景自然 造意又極辛苦 - 宋 劉辰翁, 《王孟詩評》
○ 其在是莊也 與客同樂 機心盡息 自野老爭席之外 無是非權力之爭 海鷗隨波上下 更何自而相疑哉 - 明 廖文炳, 《唐詩鼓吹注解》
○ 一解四句 便只是精寫得一遲字 如何細儒不知 乃漫謂之寫景也 - 淸 金人瑞, 《貫華堂選批唐才子詩》
○ 第二承煙火也 三四雨後之景 用迭字獨能句圓神旺 五言看破榮枯 六言甘于淸虛 - 淸 胡以梅, 《唐詩貫珠》
○ 詩中寫生畫手 人境皆活 耳目長新 眞是化機在掌握矣 - 淸 范大士, 《歷代詩發》
○ 此題命脈 在積雨二字 起句敍題 三四寫景極活現 萬古不磨之句 後四句 言己在莊上事與情如此 - 淸 方東樹, 《昭昧詹言》
○ 昔人稱李嘉祐詩 水田飛白鷺 夏木囀黃鸝 右丞加漠漠陰陰四字 精彩數倍
惟右丞此句 精神全在漠漠陰陰字上 不得以前說之謬 而槪斥之 - 淸 翁方綱, 《石洲詩話》
장맛비 내리는 텅 빈 숲, 밥 짓는 연기 느리더니
[集評]○ 詩에 첩어를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
모름지기 七言과 五言 안에서 다섯 글자와 세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 글자에 정신과 흥취가 온전하게 드러나야만 비로소 빼어난 솜씨라 할 것이다.
唐人이 말하기를 “‘논에서 백로가 날고, 여름나무에서 꾀꼬리가 운다.[水田飛白鷺 夏木囀黃鸝]’는 것은 李嘉佑의 시인데, 摩詰(王維)이 몰래 그것을 가져다 썼다.”고 하니, 잘못이다.
이 두 구절의 잘된 부분은 바로 ‘漠漠’, ‘陰陰’ 네 글자에 있으니, 이것은 마힐이 이가우의 시를 가져와 변형시켜서 뛰어난 솜씨를 저절로 드러낸 것이다.
○ 경치를 묘사한 것이 자연스러우며, 詩意를 지어낸 것 또한 지극히 공을 들였다.
○ 그가 이 별장에 있을 때에는 客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며 機心이 다 사라졌으니, 시골 노인으로서 남들과 자리를 다투는 일뿐만 아니라 시비와 권력을 다투는 일도 없었다. 갈매기는 물결을 따라 오르내리니 다시 무엇 때문에 의심하는가.
○ 앞의 네 句를 하나로 풀면 바로 ‘遲’ 한 글자를 정밀하게 그려낸 것이다. 어찌하여 하찮은 선비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다만 경치를 묘사한 것이라고 하는가.
○ 제2구는 앞의 ‘煙火’를 받은 것이다. 3‧4구는 비 온 뒤의 풍경인데, 글자를 번갈아 써서 유독 詩句가 원만하고 정신이 왕성하다. 5구는 榮枯함을 간파하였으며, 6구는 淸虛함을 달게 여겼다.
○ 詩에서 생생하게 그려낸 것이 화가의 솜씨 같다. 사람이 사는 地境이 모두 활기가 있어 耳目이 새롭게 열리는 듯하니 참으로 자연스러운 造化가 그 손 안에 있는 것이다.
○ 이 詩題의 命脈은 ‘積雨’ 두 글자에 있다. 起句는 제목을 서술했으며, 3‧4구는 경치를 묘사했는데 지극히 생생하게 표현하여 만고에 不朽의 名句가 되었다. 뒤의 네 구는 자기가 사는 별장의 일과 情이 이와 같음을 말한 것이다.
○ 옛사람은 말하기를 “이가우의 시구인 ‘水田飛白鷺 夏木囀黃鸝’에 右丞(王維)이 ‘漠漠’, ‘陰陰’ 네 글자를 더하니, 몇 배나 더 精彩가 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말에 대하여 阮亭 선생(王士禎)은 잠꼬대라고 하였다.
대개 이가우는 中唐의 시인이니, 右丞이 어떻게 미리 알고서 ‘漠漠’, ‘陰陰’ 네 글자를 더했겠는가.
오직 왕우승의 이 구절은 그 정신이 온전히 ‘漠漠’, ‘陰陰’ 네 글자에 있으니, 前說의 오류 때문에 일괄적으로 배척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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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적우망천장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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