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 裴度平淮西 絶世之功也 韓愈平淮西碑 絶世之文也
裴度之功 不足以當愈之文 非愈之文 不足以發度之功
碑成 李愬之子乃謂沒父之功 訟之於朝 憲宗使段文昌別作 此與舍周鼎而寶康瓠何異哉
長繩百尺拽碑倒 麤沙大石相磨治 公之斯文若元氣 先時已入人肝脾
愈書愬曰 十月壬申 愬用所得賊將 自文城 因天大雪 疾馳百二十里 到蔡 取元濟以獻
千古斷碑人膾炙 世間誰數段文昌 坡喜而誦之 - 宋 葛立方, 《韻語陽秋》 卷3
獨此篇 意則正正堂堂 辭則鷹揚風翽 在爾時 如景星慶雲 偶然一見 - 淸 沈德潛, 《唐詩別裁集》 卷8
○ 生硬中饒有古意 甚似昌黎而淸新過之 - 淸 屈復, 《玉谿生詩意》 卷2
○ 韓碑詩 亦甚肖韓 - 淸 賀裳, 《戴酒園詩話》
○ 未定何年 雖力學韓體 變化未純 恐是少作 - 現代 張采田, 《玉谿生年譜會箋》
法宮 안에 앉아 四夷 조회 받으리라 맹세하였네
큰 이리가 貙를 낳고 貙는 큰곰을 낳은 꼴일세
도적들이 베었으나 죽지 않음은 神明의 도우심이었다
음산한 바람 부는 참담함 속에 천자의 깃발 휘날렸다
李愬 韓公武 李道古 李文通이 용맹한 장수 되고
蔡州에 들어간 후 도적놈 포박하여 태묘에 바치니
그 공훈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고 聖恩은 한량 없었다
황제께서 말씀하시길 “너 裵度의 공이 제일 크니
너의 從事官 韓愈가 마땅히 글을 지어야 할 것이다”
“金石에 글을 새기는 일은 신이 할 수 있습니다
仁을 당해서는 자고로 사양하지 않을 뿐입니다”
맑은 새벽에 두 번 절하고 붉은 계단에 펼쳐 놓았다
表에 이르길 “신 愈가 不敏하니 죽어 마땅합니다” 하였으니
碑石의 높이는 세 길이요, 글자는 말[斗]만 한데
신령한 자라 그것을 등에 지고, 교룡이 비석 위에 서려 있다
句法은 기특하고 용어는 엄중해서 이해하는 이 적으니
누군가 天子에게 참소하여 그 公平하지 않음을 말하였다
거친 모래와 큰 돌로 비석의 글자들을 문질렀지만
서로 활활 타오르며 후세에 큰 빛을 드리우리라
원컨대 이 문장 만 번을 쓰고 만 번을 읽어서
입가에는 거품이 나고 오른손에는 굳은살 생기고
[集評] 배도가 회서를 평정한 것은 絶世의 功이요, 한유의 〈평회서비〉는 絶世의 문장이다.
배도의 공은 한유의 문장을 당해내기 부족하니, 한유의 문장이 아니었다면 배도의 공을 드러낼 수 없었을 것이다.
碑가 완성되자 李愬의 아들이 이에 죽은 아버지의 공을 말하여 조정에서 그것을 爭訟하자, 헌종이 단문창을 시켜 따로 글을 짓게 했으니, 이는
과 무엇이 다른가.
李義山(이상은)은 시에서 “碑石의 높이는 세 길이요, 글자는 말처럼 큰데, 신령한 자라 그것을 등에 지고, 교룡이 비석 위에 서려 있다.
句法은 기특하고 용어는 엄중해서 이해하는 이 적으니, 누군가 天子에게 참소하여 그 公平하지 않음을 말하였다.
백 자 되는 긴 밧줄로 비석 끌어 넘어뜨리고, 거친 모래와 큰 돌로 비석의 글자들을 문질렀지만 公의 이 문장 天地의 기운과 같아, 앞서 이미 사람들의 폐부로 들어갔다.”고 하였다.
한유는 이소에 대하여 쓰기를, “10월 壬申에 이소는 사로잡은 적장을 이용하여 文城에서부터 큰 눈이 내리는 것을 틈타 120리를 빨리 달려 蔡州에 도착한 후 吳元濟를 사로잡아 바쳤다.”고 했다.
단문창은 이 부분을 “교외의 구름 어둑하여 추위는 손가락이 떨어져나갈 정도였다.
하루 저녁에 대장기를 말아 새벽부터 관문을 뚫고 갔다.” 하였으니 이 둘 사이의 거리가 어찌 萬萬배가 아니겠는가.
東坡(蘇軾) 선생이 좌천된 관리로 옛 역을 지나는데, 벽 사이에 어떤 사람이 쓴 시 한 수를 보았다.
그 시에 “회서의 공업 우리 唐에서 으뜸이요, 吏部(韓愈)의 문장은 日月처럼 빛난다.
천고에 비문은 끊어졌으나 인구에 회자되니, 세간에서 누가 단문창을 꼽는단 말인가.”라고 하였는데, 동파가 기뻐하여 그 시를 암송했다.
晩唐 사람의 古詩는 穠鮮하고 柔媚한데 근체시의 餘波이다.
즉 義山(李商隱)의 칠언고시 또한 〈이치보다〉 文辭가 우세하다.
그런데 유독 이 시만큼은 詩意가 정정당당하고 詩語가 하늘을 나는 매처럼 바람을 타고 높이 나는 듯하니, 그때
을 우연히 한 번 본 것과 같다.
生硬한 가운데 古意가 넉넉히 있으니, 昌黎(韓愈)와 매우 비슷하지만 淸新함은 그를 뛰어넘는다.
〈韓碑〉 시는 역시 한유의 시풍과 매우 닮아 있다.
몇 살에 지은 작품인지 확정할 수는 없다. 비록 한유의 體를 힘써 배우려 했지만 변화가 純全하지 못하니, 아마도 젊었을 때 지은 것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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