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子美善用故事及常語 多顚倒用之 語峻而體健 如露從今夜白 月是故鄕明之類 是也 - 宋 王彦輔, 《塵史》
○ 傷心折腸之語 令人不能終篇 - 明 周甸, 《會通杜釋》
公携家至秦 而云無家者 弟兄離散 東都無家也 - 明 王嗣奭, 《杜臆》
平時寄書猶患不達 況戰征未休 道路阻絶 安有音塵之望哉 - 明 唐汝詢, 《唐詩解》 卷34
○ 平正之中自饒情致 - 淸 紀昀, 《瀛奎律髓》 (紀批點) 卷22
○ 此詩信手寫來 層次井然 首尾相應 句句不離憶字 - 淸 章燮, 《唐詩三百首註疏》 卷4
有弟而分散 一也 諸弟而皆分散 二也 分散而皆無家 三也
生死皆不可聞 四也 欲探消息 唯有寄書 五也 奈書長不達 六也
將心曲折寫出而行間字裏 仍浩氣流行也 - 近人 兪陛雲, 《詩境淺說》 甲編
○ 上四句 突然而來 若不爲弟者 精神乃字字憶弟 句裏有魂也 - 淸 浦起龍, 《讀杜心解》
[集評]○ 子美(杜甫)는 故事와 常用語를 잘 썼는데, 대부분 顚倒시켜 씀으로써 詩語가 峻險하고 詩體가 剛健하다. 예를 들면 ‘露從今夜白 月是故鄕明’과 같은 따위가 그것이다.
○ 마음을 아프게 하고 애간장을 끊는 詩語가 읽는 이로 하여금 끝까지 다 읽을 수 없게 만든다.
○ 기러기 소리를 듣고서 동생을 생각하였으니, 바로 感物傷心한 것이다.
‘今夜白’은 또 白露節氣를 맞았기 때문이요, ‘故鄕明’은 고향의 달빛이라는 말과 같다.
杜甫가 가족들을 이끌고 秦에 이르렀는데 ‘無家’라고 한 것은 형제들이 흩어지고 東都에 집이 없었기 때문이다.
○ 밤에 북 소리가 울리자 행인의 자취가 끊어졌다.
이때 홀로 날아가는 기러기의 울음소리를 들었으니 이미 생각이 동생에게 미친 것이다.
하물며 이슬이 가을을 지나 비로소 하얗게 되고 달이 고향 땅을 밝게 비추고 있음에랴.
인하여 동생들이 제각각 흩어지고 그들의 생사를 물을 집도 없다고 하였으니, 그들의 소재를 모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편지를 부치면 도착하지 못할까 근심하였는데, 하물며 지금은 전쟁이 끝나지 않아 길이 막혀 있으니 어찌 소식이 닿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 이 시는 손 가는 대로 써 내려갔는데, 層次가 정연하고 首尾가 상응하며 구절마다 憶자와 분리되지 않는다.
○ 이 시는 전쟁 후의 황량한 밤을 말하고 있다.
길에는 사람이 없고 戍樓의 북 소리가 울리는 것 외에는 오직 하늘에 홀로 날아가는 기러기의 슬픈 울음소리가 들릴 뿐이다.
3구에서 텅 빈 뜰의 하얀 이슬을 말하였으니, 오늘 밤 또다시 초가을로 접어든다.
몸은 타향에 있는데 머리 들어 달빛을 바라보니 고향에서도 이처럼 환히 빛날 것이다.
뒤의 4구는 몇 層位의 의미로 나눌 수 있다.
동생이 있는데 흩어졌다는 것이 첫째이고, 여러 동생들이 모두 흩어졌다는 것이 둘째이며, 흩어졌는데 모두 집이 없다는 것이 셋째이고,
생사를 모두 들을 수 없다는 것이 넷째이며, 소식을 알아보려면 오직 편지를 부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섯째이고, 편지가 늘 도착하지 못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 여섯째이다.
結句에서는 하물며 전쟁이 아직 그치지 않고 있다고 하였으니, 소식이 끊어지고 生死는 더욱 알 수가 없다.
曲折한 마음으로 써 내었으니 行間과 글자 속에 浩氣가 흘러넘친다.
○ 앞의 4구는 갑자기 튀어나와 마치 동생을 위한 것이 아닌 듯하지만, 그 정신은 글자마다 동생을 그리워하니, 詩句 속에 혼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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