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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詩三百首(3)

당시삼백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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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
元稹
원진
古行宮
텅 비어 쓸쓸한 옛 행궁
宮花寂寞紅
궁의 꽃들만 적막히 붉게 피었네
白頭宮女在
흰 머리의 궁녀 아직도 있어
閒坐說
한가로이 앉아 현종의 일을 이야기하네
[通釋] 텅 비고 적막한 옛 행궁엔 붉은 宮花만이 옛날 모습 그대로 적막하게 피어 있다. 우연히 늙은 궁녀 한 사람을 만났는데, 한가로이 앉아서 唐 玄宗 때의 盛事를 이야기하고 있다.
[解題] 이 작품은 行宮을 제재로 쓴 詠史詩로서 唐 玄宗 당시의 성대했던 일들을 읊었다. 첫 구에서 ‘古行宮’을 묘사하고 있는 ‘寥落’과 2구의 ‘宮花’를 묘사하는 ‘寂寞’ 두 단어는 중첩되는 듯하지만, 그 감정을 통해 과거에는 繁華했지만 지금은 衰敗한 행궁의 쓸쓸한 풍경을 심도 있게 그려낸다. 興亡盛衰에 대한 시인의 감회가 言外에 흘러넘친다.
3‧4 두 구는 景物의 묘사에서 인물의 서술로 전환하여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상전벽해를 寓意的으로 표현하였다. 唐나라는 安史의 난 이후 곧 쇠퇴하기 시작하여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天寶 연간에서부터 시인이 이 시를 쓴 시기까지 거의 백 년이 흘렀고, 이 사이에는 또 수많은 變故와 浮沈이 있었다. 때문에 ‘白頭宮女在’의 ‘在’라는 글자는 그녀들이 이 역사의 산 증인임을 말하는 것이다. 마지막 구의 ‘閒坐說玄宗’은 현종에 대해 비난을 한다기보다는 그 시절의 번화하고 성대했던 모습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淸의 王夫之는 《薑齋詩話》에서 “즐거운 풍경을 통해 슬픔을 묘사한다.[以樂景寫哀]”고 했는데, 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왕부지의 評語와 잘 어울린다. 일설에는 이 시를 王建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集評]○ 白樂天長恨歌 上陽宮人歌 元微之連昌宮詞 道開元宮禁事最爲深切矣
[集評]○ 白樂天(白居易)의 〈長恨歌〉와 〈上陽宮人歌〉, 元微之(元稹)의 〈連昌宮詞〉는 開元 연간에 궁중의 일을 말한 것이 가장 깊고 절실하다.
然微之有行宮一絶 語少意足 有無窮之味 - 明 洪邁, 《容齋隨筆》
그러나 微之의 絶句 〈行宮〉은 말이 적으면서도 뜻은 넉넉하여 無窮한 맛이 있다.
○ 王建寥落古行宮云云 語意妙絶 合建七言宮詞百首 不易此二十字也 - 明 胡應麟, 《詩藪》
○ 王建의 ‘寥落古行宮……’ 시는 語意가 절묘하여 그의 칠언 궁사 100首를 합해도 이 20자와 바꾸지 못할 것이다.
○ 冷語有令人惕然深省處 說字得書法 - 明 高棅, 《唐詩正聲》
○ 차가운 말이 사람으로 하여금 두렵고 삼가는 마음으로 깊이 반성하게 하는 곳이 있는데, ‘說’이라는 글자가 書法을 터득했다.
○ 長恨歌一百二十句 讀者不厭其長 微之行宮詞纔四句 讀者不覺其短 文章之妙也 - 淸 瞿佑, 《歸田詩話》
○ 〈長恨歌〉 120구는 읽는 이가 그 긴 것을 싫어하지 않고, 微之의 〈行宮〉은 시 전체가 4구에 불과하지만 읽는 이가 그 짧은 것을 깨닫지 못하니, 이것이 文章의 묘미이다.
○ 說玄宗 不說玄宗長短 佳絶 - 淸 沈德潛, 《唐詩別裁集》
○ 玄宗만을 말하고 현종의 장단점을 말하지 않았으니, 아름답고 빼어나다.
○ 父老說開元天寶事 聽者藉藉 況白頭宮女親見親聞 故宮寥落之悲 黯然動人 - 淸 黃叔燦, 《唐詩箋注》
○ 父老들이 開元‧天寶 연간의 일을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하물며 흰 머리의 궁녀가 직접 보고 들은 것에 있어서랴. 쓸쓸한 옛 궁의 슬픔이 적이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 白頭宮女 閒說玄宗 不必寫出如何感傷 而哀情彌至 - 淸 李鍈, 《詩法易簡錄》
○ 흰 머리의 궁녀가 한가롭게 玄宗을 이야기하니, 반드시 어떠한 感傷을 그려내지 않아도 슬픈 情이 더욱 지극해진다.
○ 寥落古行宮二十字 足賅連昌宮詞六百餘字 尤爲妙境 - 淸 潘德輿, 《養一齋詩話》
○ ‘寥落古行宮 宮花寂寞紅 白頭宮女在 閒坐說玄宗’ 20자는 〈連昌宮詞〉 600여 자를 충분히 포괄하면서도 더욱 妙境을 이루었다.
○ 玄宗舊事出於白髮宮人之口 白髮宮人又坐宮花亂紅之中 行宮眞不堪回首矣 - 淸 徐增, 《而庵說唐詩》
○ 현종의 옛일이 백발의 궁녀 입에서 나오고, 백발의 궁녀는 또 宮花가 어지러이 붉게 피어 있는 가운데 앉아 있으니, 행궁은 참으로 지난날에 대한 회상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
○ 首句宮之寥落 次句花之寂寞 已將白頭宮女所在環境景象之可傷描繪出來 則末句所說之事 雖未明說 亦必爲可傷之事
○ 첫 구에 나오는 궁의 寥落함과 둘째 구에 나오는 꽃의 寂寞함이 흰 머리의 궁녀가 있는 곳의 環境과 모습이 슬퍼할 만하다는 것을 이미 그려냈으니, 마지막 구에서 말한 일이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더라도 또한 슬퍼할 만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二十字中 於開元天寶間由盛而衰之經過 悉包含在內矣
20자 안에 開元‧天寶 연간의 흥망성쇠의 과정이 모두 담겨 있다.
此詩可謂連昌宮詞之縮寫
이 시는 〈連昌宮詞〉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白頭宮女與連昌宮詞之老人何異 - 現代 劉永濟, 《唐人絶句精華》
흰 머리의 궁녀와 〈連昌宮詞〉에 나오는 노인이 무엇이 다를 것인가.
역주
역주1 行宮 : 古代 帝王이 出行하였을 때 머물던 궁실을 말한다. 여기서는 洛陽의 上陽宮을 가리킨다.
역주2 寥落 : 零落하고 쓸쓸한 모습을 말한다.
역주3 玄宗 : 唐 明皇 李隆基인데, 현종은 그의 廟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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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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