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年秋 送客
聞船中夜彈琵琶者 聽其音 錚錚然有京都聲
問其人 本長安倡女 嘗學琵琶於穆曹二
年長色衰 委身爲賈人婦
曲罷憫然 自敍少小時歡樂事 今漂淪憔悴 轉徙於江湖間
[集評] ○ 白公詩 讀不滯口 其辭平澹和易 意若對面諄諄詳告者
……其若琵琶行長恨歌 當時已盛傳華夷 至於樂工倡妓 以不學此歌行爲恥
嗚呼 凡譏議樂天者 皆不知樂天者也 吾不取已 - 高麗 李奎報, 《東國李相國後集》 卷11 〈書白樂天集後〉
○ 歸鹿趙相公顯 贈老妓詩曰 功名文武前身事 歌舞繁華一夢間 大笑相看頭似雪 空山斜日水流閑
頭恰似潯陽江頭 琵琶詩 門前冷落鞍馬稀 老大嫁作商人婦
吾輩事 亦如是 - 朝鮮 李裕元, 《林下筆記》 〈贈老妓詩〉
……及杜甫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 與此篇同爲千秋絶調 不必以古近前後分也 - 淸 《唐宋詩醇》 卷22
○ 白樂天 間關鶯語花底滑 幽咽泉流水下灘 泉流水下灘不成語
鶯語花底泉流冰下 形容澀滑二境 可謂工絶 - 淸 段玉裁, 《經韻樓集》 卷8, 〈與阮芸臺書〉
元和 10년(815)에 나는 九江郡 司馬(江州司馬)로 좌천되었다.
다음해 가을, 湓浦 어구에서 손님을 전송하는데 배에서 한밤중에 비파 타는 소리를 들으니 그 소리가 쟁쟁하여 京都의 음색이 있었다.
그 사람에 대해 물어 보니, 본래 長安의 倡妓로 일찍이 穆氏와 曹氏 두 善才에게 비파를 배웠는데, 나이가 들어 美色이 쇠하자 몸을 의탁하여 장사꾼의 아내가 되었다고 하였다.
드디어 술을 가져오라 하고 즐겁게 여러 곡을 타게 하였다.
곡이 끝나자 자신의 젊은 시절 즐거웠던 일과, 영락하여 江湖사이를 떠도는 지금의 신세를 서글프게 말하였다.
나는 외직으로 나온 2년 동안 평온하게 스스로 만족하였는데, 이 사람의 말에 느낀 바가 있어 이날 밤에야 비로소 좌천된 기분이 들었다.
이 때문에 長句의 노래를 지어 그에게 주니, 모두 616자이다. 이름을 〈琵琶行〉이라 하였다.
소리 찾아 타는 이가 누구인가 조용히 물어보니
술을 더하고 등도 도로 밝혀 다시 술자리 연다
가볍게 눌러 천천히 비비며 튕겼다 다시 뜯으니
꾀꼴꾀꼴 노랫소리 꽃 아래서 매끄럽게 흐르다가
따로 그윽한 시름 있어 남모르는 恨이 생겨나니
네 줄을 한 번에 긋는 소리 비단을 찢는 듯하네
꿈에서도 울어서 화장한 얼굴에 붉은 눈물 이리저리 흘렀답니다”
어찌 산의 노래와 마을의 피리 소리 없겠냐마는
좌중의 사람들 다시 듣고 모두 얼굴 가리며 우는데
[集評] ○ 白公의 시는 읽을 때에 입에서 막히지 않고 그 시어는 평담하고 화평하며 그 뜻은 마치 대면하여 친절하게 상세히 알려 주는 듯하다.
비록 당시의 일을 보지는 못했지만 상상하면 직접 본 것과 같으니, 이 또한 일가의 詩體다.
…… 〈琵琶行〉이나 〈長恨歌〉 같은 것은 당시에 이미 華夷에 성대하게 전해져 樂工과 倡妓까지도 그 歌行을 배우지 못한 것을 수치로 여겼다.
만일 천근한 말이라면 이처럼 될 수 있겠는가.
아, 낙천을 비판한 자는 모두 낙천을 모르는 자이니, 나는 취하지 않는다.
○ 歸鹿 趙顯命相公이 늙은 기생에게 준 시에, “文武의 공명은 전생의 일이요, 화려한 가무는 한바탕 꿈이라네. 서로 바라보며 머리가 눈처럼 흼을 크게 웃노라니, 빈산에는 해 기울고 강물은 유유히 흘러가네.[功名文武前身事 歌舞繁華一夢間 大笑相看頭似雪 空山斜日水流閑]” 라고 하였는데,
이는 ‘潯陽江頭’로 시작되는 백거이의 〈琵琶行〉에 ‘門前冷落鞍馬稀 老大嫁作商人婦’라고 한 구절과 의미가 흡사하다.
○ 속에 가득 차 있는 유배객의 감정을 장사꾼 아내를 빌어 표현한 것이니, 동병상련의 뜻이 있다.
比와 興이 서로 얽혀있고, 기탁한 것이 요원하고 심오하다.
그 뜻이 은미하면서도 드러나고 그 소리가 슬프면서도 사념에 잠기게 하며, 그 말이 화려하면서도 법칙에 맞는다.
…… 두보의 〈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과 이 작품은 모두 천추의 絶調로 古‧近‧前‧後를 나눌 필요가 없다.
○ 백낙천(백거이)의 ‘間關鶯語花底滑 幽咽泉流水下灘’ 구절에서 ‘泉流水下灘’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작년에 “ ‘泉流冰下難’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때문에 아래의 ‘冰泉冷澀’으로 이을 수 있다.
難은 滑과 대를 이루는데, 難이란 것은 滑의 반대이다.
‘鶯語花底’와 ‘泉流冰下’는 澀과 滑 두 경지를 형용한 것이니 공교롭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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