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永夜角聲悲 中天月色好爲句 而綴以自語誰看
自華州棄官以來 伶俜十年 而勉强參謀幕府 棲息一枝 而實非心之所欲也 安能久居此耶 - 明 王嗣奭, 《杜臆》 卷6
角聲慘栗 悲哉自語 月色分明好與誰看 此獨宿凄凉之況也
鄕書闊絶 歸路艱難 流落多年 借栖幕府 此獨宿傷感之意也
玩强移二字 蓋不得已而暫依幕下耳 - 淸 仇兆鰲, 《杜詩詳注》 卷14
荏苒蕭條則從自語誰看中追寫其故 而總束之曰伶俜十年 見此身甘任飄蓬矣
蓋初就幕府職時作 - 淸 浦起龍, 《讀杜心解》 卷4
긴 밤 뿔피리 소리 슬피 울려 혼자 말하는 듯하고
중천에 뜬 달 아름답건만 볼 사람 누가 있을까
애써 나뭇가지 하나에 옮겨와 사니, 편안하구나
[集評]○ ‘永夜角聲悲 中天月色好’가 한 구절이 되며 ‘自語’와 ‘誰看’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 句法의 기이함은 막부에 있으면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고향에서 오는 서신은 이미 끊어지고 막힌 변방의 행로는 아주 어렵다.
華州에서 관직을 버린 이래 십 년 동안 방랑하다가[伶俜十年] 애써 막부에서 참모생활을 하지만, 뱁새가 쉬는 데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의탁한 것일 뿐[棲息一枝] 마음으로 바라던 바가 아니었으니 어떻게 이곳에서 오래 머물 수 있겠는가.
○ 이 시는 가을밤 막부에서 묵으며 느낌을 적은 것이다.
앞의 4구는 경치를 썼으며 뒤의 4구는 情을 적은 것이다.
첫째 구절은 막부를 서술했으며 다음 구절은 묵고 있음을 서술했다.
‘피리 소리 싸늘하게 들려오니 슬피 울려 혼자 말하는 것 같고, 달빛 환하니 누구와 같이 보면 좋을까’, 이 말은 혼자 묵고 있는 처량함을 빗댄 것이다.
‘고향 소식 끊어지고 돌아갈 길 험해, 떠돌아다닌 지 여러 해 막부를 잠시 빌려 살고 있다.’ 이 말은 혼자 묵고 있는 아픈 마음을 뜻한다.
‘强移’ 두 글자를 음미해보면 어찌할 수 없어 잠시 막하에 의지하고 있을 뿐이다.
‘悲自語’와 ‘好誰看’은 바로 경치를 대하고 ‘獨宿’하는 정황을 마음 아파하는 것이다.
‘荏苒’과 ‘蕭條’는 ‘自語’, ‘誰看’이라고 한 곳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 그 이유를 기술하면서, ‘伶俜十年’이라고 總結하였으니 기꺼이 떠도는 신세에 몸을 맡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침내 지금 ‘棲息一枝’하여 이곳에서 홀로 묵으니 또한 우선 잠시 그 자리에 나갔다는 말이다.
아마 처음 막부에서 일을 맡았을 때 지은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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