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狀目前之景 無限凄感 見乎言表 - 明 謝榛, 《四溟詩話》 卷1
○ 晩唐人多用虛字 若司空曙 以我獨沈久 愧君相見頻 此一句一意 雖瘦而健 雖粗而雅 - 明 謝榛, 《四溟詩話》 卷3
前四句言靜夜而在荒村 窮士而居陋室 已爲人所難堪 而寒雨打窓 更兼落葉 孤燈照壁 空對白頭
前半首寫獨處之悲 後言相逢之喜 反正相生 爲律詩一格
司空曙有送人北歸詩云 世亂同南去 時淸獨北還 起筆卽用此格 取開合之勢 以振起全篇也 - 現代 兪陛雲, 《詩境淺說》
○ 三四名句 雨中燈下 雖與王摩詰相犯 而意境各自不同 正不爲病 - 現代 高步瀛, 《唐宋詩擧要》 卷4
〈외사촌 동생 盧綸이 찾아와 머문 것을 기뻐하며〉
[集評]○ 韋蘇州(위응물)의 ‘창 안에 사람은 늙어가고, 문앞에 나무는 이미 가을이네.[窓裏人將老 門前樹已秋]’,
白樂天(白居易)의 ‘나뭇잎이 노랗게 시들 무렵, 나는 머리가 하얗게 덮일 때라.[樹初黃葉日 人欲白頭時]’,
司空曙의 ‘빗속에 누렇게 물든 나무, 등불 아래 백발의 사람[雨中黃葉樹 燈下白頭人]’
이상 세 편의 시는 동일한 機杼인데 사공서의 것이 뛰어나다.
눈앞의 경치를 잘 그려내어 끝없이 처량한 감정이 말 밖에 드러난다.
○ 만당인들은 허자를 많이 사용한다. 예로 들면 사공서의 ‘以我獨沈久 愧君相見頻’과 같은 것이다. 이 구절의 뜻은 파리하면서도 굳건하고 거칠면서도 전아하다.
○ 앞에 실린 노륜 시(〈送李端〉)의 장처는 후반부에 있고, 이 시의 장처는 전반부에 있다.
한편으로는 멀리 이별하였기에 슬픔만 있고, 또 한편으로는 찾아와 머물렀으므로 슬픔과 기쁨이 서로 맞물려 있다.
노륜과 사공서는 본래 외종형제로 공력 또한 서로 대적할 만하였다.
앞의 네 구는 적막한 밤에 황량한 촌락에 있고, 곤궁한 선비가 누추한 집에 거하는 것은 이미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것이거늘 차가운 비가 창을 치는데다가 나뭇잎이 떨어지고 외로운 등이 벽을 비추는데 그 벽을 백발노인만이 덩그러니 마주하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이 네 구는 의미를 여덟 층으로 나누어 슬프고 처량한 경계를 그려내었다.
뒤의 네 구는 윗글을 긴밀하게 이어서 만난 기쁨이 말뜻 밖에 나타난다.
내가 외롭고 몰락한 나그네 처지가 되어 세상에서 버림받음이 마땅한데 그대는 그래도 문안을 한다.
지금까지 서로 인연을 맺고 있는데다가 하물며 오랜 외척이니 그 즐거움을 알 만하다고 한 것이다.
전반부에서는 먼저 홀로 거처하는 슬픔을 말하고, 뒤에서는 서로 만난 기쁨을 말하였는데, 正과 反이 서로 살려주어 律詩의 한 격이 되었다.
사공서의 〈賊平後送人北歸〉 시에 “세상이 어지러웠을 때 함께 남쪽으로 내려와, 시국이 안정되자 그대 혼자 북으로 돌아가네.[世亂同南去 時淸獨北還]”라고 하였는데, 붓을 들 때는 이러한 격식을 사용해
의 형세를 취하면서 전편을 흥기시켰다.
○ 3‧4구의 명구 ‘雨中黃葉樹 燈下白頭人’는
과 서로 겹치기는 하지만 의경이 각자 다르니,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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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희외제노륜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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