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501 天子는 不言出이오, 諸侯는 不生名이니,
君子는 不親惡이라. 諸侯가 失地어든 名하며, 滅同姓이어든 名하나니라.
集說
[集說] 疏에 曰호대, 君子가 不親惡者는 謂孔子書經에 見天子大惡엔 書出以絶之하시고, 諸侯大惡엔 書名以絶之하시니, 君子不親此惡이라 故로 書出名以絶之也니라.
故로 天子不言出諸侯不生名은 皆謂君子不親惡故也라.
○ 陳氏가 曰호대, 言出은 所以外之오, 生名은 所以賤之라.
春秋에 書天王出居于鄭은 譏之也요, 書以蔡侯獻舞歸는 以其失地也요,
夫天子之言出諸侯之生名은 皆有大惡하야 在所棄焉이니, 君子所以不親也라.
然春秋에 書天王居於某地者가 二而不言出하고, 諸侯失地而奔者가 十五요, 滅同姓者가 三而有不生名者하니, 莫非出居而事有異同이오, 莫非失地滅同姓而罪有輕重故也라.
不能保國而至於失地하고 不能親親而至於滅同姓이면 其名之也가 宜矣로다.
천자에 대하여 기록할 때에는 나갔다[出]고 말하지 않고, 제후에 대하여 기록할 때에는 생시生時는 그 이름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군자는 악인惡人을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에, 제후가 국가國家를 잃으면 이름으로 쓰고, 동성同姓의 나라를 멸망시킨 경우에도 이름으로 쓴다.
集說
[集說]소疏 : 군자는 악惡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함은 공자가 경經을 쓸 때에 천자의 큰 악행을 나타내고자 할 때에는 나갔다[出]라고 써서 멀리하였고, 제후의 큰 악행惡行을 나타내고자 할 때에는 이름을 써서 멀리하였으니, 〈이렇게 쓴 것은〉 군자는 이러한 악인惡人을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에 출出이라고 쓰고 명名을 기록하여 이들을 멀리하는 것이다.
여씨呂氏 : 덕이 높은 이와 벼슬이 높은 이를 모두 군자君子라 한다.
천자에겐 밖이 없는 것인데 어떻게 〈밖으로〉 나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덕이 천하에 임금 노릇하기에 부족하여 〈임금의〉 자리와 이름만 남긴 것이다.
제후는 살아 있을 때에는 이름을 쓰지 않고 오직 죽어서 임종을 알린 뒤에야 이름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생시生時에도 이름을 쓰는 것은 덕이 군자라 부르기에 부족하여 〈제후의〉 자리와 이름만 남긴 것이다.
그러므로 천자에게는 나갔다[出]고 쓰지 않고, 제후에게는 생시에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은 모두 군자는 악한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씨陳氏 : 나갔다고 한 것은 그를 멀리하는 것이고, 생시에 이름을 쓰는 것은 그를 천히 여기는 것이다.
《춘추春秋》에 “천왕天王이 정鄭나라에 나가 있었다.”고 쓴 것은 그를 나무란 것이고, “채후蔡侯 헌무獻舞를 데리고 돌아갔다.”고 〈이름을〉 쓴 것은 그가 국토를 잃었기 때문이다.
“위후衛侯 훼燬가 형邢을 멸했다.”고 〈이름을〉 쓴 것은 동성同姓인 나라를 멸망시켰기 때문이다.
천자에게 출出이라 쓰고, 제후에게 생시에 이름을 쓰는 것은 모두 그에게 버릴 만한 대악大惡이 있어서이니, 그러므로 군자는 가까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춘추春秋》에 천왕이 모지某地에 있었다고 쓴 것이 두 번인데 출出이라 하지 않았고, 제후가 땅을 잃고 달아난 것이 열다섯 번 나오고, 동성同姓의 나라를 멸망시킨 것이 세 번 나오는데 생시에 이름으로 쓰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이는 모두 나가 있었지만 일에는 차이가 있고, 모두 땅을 잃거나 동성의 나라를 멸망시킨 것이지만 죄에는 경중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제후의 의義는 나라를 지키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인仁은 가까운 이를 가깝게 대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여 땅을 잃는 지경에 이르고, 가까운 이를 가깝게 대하지 못하여 동성의 나라를 멸망시키는 데에까지 이르면, 그의 이름을 쓰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