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君老矣라 微驪姬면 寢不安席하시고 食不甘味하시니
申生曰 不可하다 去而免於死면 是惡吾君也라 夫彰父之過하야
吾聞之호니 忠不暴君하고 智不重惡하며 勇不逃死라하니
진晉나라 여희驪姬가 헌공獻公에게 태자 신생申生을 참소讒訴하니 헌공이 신생을 죽이려고 하였다.
“이 일은 그대의 죄가 아니니, 그대는 어찌 해명解明하는 말씀을 드리지 않소?
신생이 말했다. “안 되오. 내가 해명하면 반드시 여희가 죄를 받을 것이오.
우리 임금님은 늙으셨소. 여희가 곁에 없으면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으시고 음식을 달게 드시지 못하오.
어떻게 우리 임금님이 섭섭한 마음을 품고 돌아가시게 하겠소?”
중이가 말했다. “해명하지 않으려거든 빨리 떠나가는 것만 못하오.”
신생이 말했다. “안 되오. 내가 떠나서 죽음을 면하면 이는 우리 임금님의 악행惡行을 드러내는 것이오.
아버지의 허물을 드러내면서 제후에게 찬미를 받는다면 누가 나를 즐거이 받아주겠소?
나라 안에 있으면 종족宗族에게 곤경을 당하고, 밖에 나가 있으면 도망 다니느라 곤경에 처할 것이니, 이는 나의 죄악罪惡을 거듭 더하는 것이오.
나는 들으니 ‘충신忠臣은 임금의 허물을 드러내지 않고, 지혜智慧로운 사람은 죄악을 거듭하지 않으며, 용기勇氣 있는 사람은 죽음을 피하지 않는다.’고 하였소.
그러고는 마침내 검劍을 안고 엎어져 자살하였다.
군자君子는 이를 듣고 “하늘이 정한 명命이로구나. 세자世子여!” 하였고,
《시경詩經》에는 “알록달록 빛나는 무늬, 조개 문양으로 비단을 짜네. 저 참소하는 사람은, 너무나도 심하구나.”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