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孫卿曰 夫鬪者는 忘其身者也요 忘其親者也며 忘其君者也라
行須臾之怒
하야 而
終身之禍
나 然乃爲之
하니 是忘其身也
요 家室離散
하고 親戚被戮
이나 然乃爲之
하니 是忘其親也
요 君上之所致惡
며 刑法之所大禁也
나 然乃犯之
하니 是忘其君也
라
今禽獸
도 猶知近父母
하야 不忘其親也
어늘 人而
忘其身
하고 內忘其親
하며 上忘其君
이면 是不若禽獸之仁也
라
凡鬪者는 皆自以爲是하고 而以他人爲非하니 己誠是也요 人誠非也면 則是己君子而彼小人也라
夫以君子而與小人相賊害
면 是人之所謂以
이요 身塗其炭
이니 豈不過甚矣哉
아
以爲智乎인댄 則愚莫大焉이요 以爲利乎인댄 則害莫大焉이요 以爲榮乎인댄 則辱莫大焉이니라
손경孫卿(순자荀子)이 말했다.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의 몸을 잊은 사람이고, 자기의 부모를 잊은 사람이며, 자기의 임금을 잊은 사람이다.
잠시의 노여움을 풀어서 죽을 때까지의 화란禍亂을 모으게 되지만 그런데도 싸움질을 하니 이것은 자기의 몸을 잊은 것이요, 집안사람이 흩어지고 친척이 죽임을 당하지만 그런데도 싸움질을 하니 이것은 자기의 부모를 잊은 것이며, 임금이 싫어하며 형법에서도 크게 금지하는 것이지만 그런데도 이를 범하니 이것은 자기의 임금을 잊은 것이다.
지금 금수禽獸도 오히려 부모를 친근히 할 줄을 알아서 자기의 부모를 잊지 않는데, 사람이면서 아래로는 자기의 몸을 잊고 안으로는 자기의 부모를 잊으며 위로는 자기의 임금을 잊는다면, 이는 금수의 인애仁愛만도 못한 것이다.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고 여기니, 자기는 진실로 옳고 남은 진실로 그르다면 이는 자기는 군자君子이고 남은 소인小人이라는 것이다.
군자로서 소인과 서로 싸워 해친다면 이는 사람들이 이른바 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가죽으로 개나 양의 가죽을 꿰매고 몸에 숯가루를 바르는 격이니, 어찌 매우 잘못된 일이 아닌가?
〈이것을〉 지혜智慧로 여긴다면 이보다 큰 어리석음이 없고, 이익利益으로 여긴다면 이보다 큰 손해가 없고, 영광榮光으로 여긴다면 이보다 큰 치욕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싸움질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얼굴 생김새가 사람이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대부분 똑같다.
그런데 사람들이 싸우는 것은 진실로 어리석고 미혹해서 도리를 잃어서이다.
《시경詩經》에 ‘부르짖고 외쳐서 낮을 밤으로 삼는다.’ 하였으니, 싸움질함을 이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