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諸侯之義
는 死社稷
이어늘 委國而去
는 何也
오
夫聖人은 不欲强暴侵陵百姓이라 故使諸侯死國하야 守其民이니라
太王有至仁之恩
하야 不忍戰百姓
이라 故事
以犬馬珍幣
호되 而伐不止
어늘 問其所欲者
하니 土地也
라
於是
에 屬其群臣耆老而告之
하야 曰 土地者
는 所以養人也
라 不以所以養
으로 而害其養也
니 吾將去之
호리라하고 遂居
之下
하다
人
이 負幼扶老從之
하야 如歸父母
러라 三遷而民五倍其初者
는 皆興仁義
하야 趣上之事
라
君子守國安民은 非特鬪兵罷殺士衆而已라 不私其身하고 惟民足用保民이니 蓋所以去國之義也라 是謂至公耳니라
제후諸侯의 의리義理는 사직社稷을 위해 죽어야 되는데, 태왕太王이 나라를 버리고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은 무엇 때문인가?
성인聖人은 강포强暴한 세력으로 하여금 백성을 침해하여 욕을 보이게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후가 나라를 위해 죽음으로써 그 백성을 지키게 한 것이다.
태왕은 지극히 어진 은덕恩德이 있어서 차마 백성을 데리고 전쟁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견마犬馬와 진기한 예물을 가지고 훈육勳育과 융씨戎氏를 섬겼으나 훈육과 융씨의 침공이 그치지 않았다. 태왕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그들이 원하는 것은 토지土地였다.
이에 태왕이 군신群臣과 원로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토지는 사람을 양육養育하는 것이오. 사람을 양육하는 토지를 가지고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되니, 나는 장차 이곳을 떠나겠소.” 그러고는 마침내 기산岐山 아래에 가서 살았다.
빈邠 땅 사람들이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노인을 부축하면서 태왕을 따라 마치 부모를 따라가는 것과 같았다. 거처를 세 번 옮겨서 백성이 처음보다 다섯 배로 늘어난 것은 백성들이 모두 인의仁義에 흥기하여 상上(태왕太王)의 일에 달려온 것이다.
군자君子가 국가를 수호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은 단지 전쟁을 하여 병사와 백성을 피곤하게 하고 죽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몸을 사사롭게 위하지 않고 백성의 삶을 풍족하게 하고 보호하는 데 달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태왕太王이 나라를 버리고 떠난 뜻이니, 이를 지공至公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