曩者에 參得罪於大人하야 大人用力敎參하시니 得無疾乎잇가하고
退屛鼓琴而歌하야 欲令曾晳聽其歌聲하야 令知其平也하다
舜之事父也에 索而使之어든 未嘗不在側하고 求而殺之어든 未嘗可得하니
今子委身以待暴怒하야 立體而不去하야 殺身以陷父不義하니 不孝孰是大乎아
以曾子之材로 又居孔子之門이어늘 有罪不自知하니 處義難乎인저
증자曾子가 외밭의 풀을 매다가 잘못하여 외의 뿌리를 자르고 말았다.
그의 아버지 증석曾晳이 화를 내어 큰 몽둥이를 가지고 내리치니 증자는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한참 후에 깨어난 증자는 벌떡 일어나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조금 전에 제가 아버님께 죄를 지어 아버님께서 힘을 써서 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피곤하시지나 않으십니까?”
그러고는 물러나와 금琴을 타며 노래를 불러 증석이 자기의 노래를 듣게 하여 자기의 평안함을 알게 하려고 하였다.
공자孔子께서 이 소문을 들으시고 문인門人에게 이르셨다. “증삼曾參이 여기 오거든 들여보내지 마라.”
증자는 자신은 죄가 없다고 여겨 사람을 보내 공자에게 따지게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고수瞽叟에게 순舜이라는 아들이 있었음을 듣지 못했느냐?
순이 그의 아버지를 섬길 때 자기를 찾아 일을 시키려 하면 일찍이 곁에 없었던 적이 없었고, 자기를 찾아 죽이려고 하면 일찍이 찾을 수가 없었다.
작은 회초리로 칠 때는 그 매를 맞았고, 큰 몽둥이로 칠 때는 달아나서 아버지의 격노激怒에는 도망쳤다.
지금 너는 격노한 아버지에게 몸을 맡겨 몸을 곧추 세운 채 피해 가지 않아서 네 몸을 죽여 아버지를 불의不義에 빠뜨리려 하였으니, 이보다 큰 불효不孝가 어디 있겠느냐?
천자의 백성을 죽이면 그 죄가 얼마나 크겠느냐?”
증자의 재질材質로 게다가 공자 문하에 있었는데도 죄가 되는 것을 스스로 몰랐으니, 의리義理를 지키기는 어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