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晉平公出畋이라가 見乳虎伏而不動하고 顧謂師曠曰 吾聞之也호니 霸王之主出이면 則猛獸伏不敢起라호라 今者寡人出이라가 見乳虎伏而不動하니 此其猛獸乎아
師曠曰 鵲食
하고 猬食
하며 鵔鸃食豹
하고 豹食
하며 駁食虎
하나니 夫駁之狀
은 有似駁馬
니이다 今者君之出
에 必驂駁馬而出畋乎
잇가
師曠曰 臣聞之
호니 一自誣者窮
하고 再自誣者辱
하고 三自誣者死
라호이다 今夫虎所以不動者
는 爲
也
요 固非主君之德義也
어늘 君奈何一自誣乎
잇가
平公顧謂師曠曰 吾聞之也호니 霸王之主는 鳳下之라호라 今者出朝에 有鳥環寡人하야 終朝不去하니 是其鳳鳥乎인저
師曠曰 東方有鳥하니 名諫珂라 其爲鳥也 文身而朱足이요 憎鳥而愛狐니이다 今者吾君必衣狐裘以出朝乎잇가
師曠曰 臣已嘗言之矣로소니 一自誣者窮하고 再自誣者辱하고 三自誣者死라하니이다 今鳥爲狐裘之故요 非吾君之德義也어늘 君奈何而再自誣乎잇가 平公不說하다
異日置酒虒祁之臺하야 使郞中馬章布蒺藜於階上하고 令人召師曠하다
師曠至하야 履而上堂하니 平公曰 安有人臣履而上人主堂者乎아
仰天而歎한대 公起引之하야 曰 今者與叟戲어늘 叟遽憂乎아
對曰 憂
로소이다 夫肉自生蟲
이면 而還自
也
요 木自生蠹
면 而還自刻也
요 人自興妖
면 而還自賊也
니이다 之具
에 不當生
이요 人主堂廟
에 不當生蒺藜
니이다
師曠曰 妖已在前하야 無可奈何니이다 入來月八日에 修百官하고 立太子하소서 君將死矣리이다
至來月八日平旦하야 謂師曠曰 叟以今日爲期하니 寡人如何오 師曠不樂하야 謁歸하다 歸未幾而平公死하니 乃知師曠神明矣러라
진 평공晉 平公이 사냥을 나갔다가 어린 호랑이가 움직이지 않고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사광師曠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들으니, 패업霸業을 이룬 군주君主가 외출하면 맹수猛獸가 엎드린 채 감히 일어나지 못한다 하였소. 지금 과인寡人이 외출하다가 어린 호랑이가 움직이지 않고 엎드려 있는 것을 보았으니, 이것이 맹수인가요?”
사광이 말했다. “까치가 고슴도치를 잡아먹고, 고슴도치가 준의鵔鸃를 잡아먹으며, 준의는 표범을 잡아먹고, 표범은 박駁을 잡아먹으며, 박은 호랑이를 잡아먹으니, 박의 형상은 박마駁馬와 비슷합니다. 지금 임금께서 외출하실 적에 혹 박마를 타고 사냥을 나오지 않으셨습니까?”
사광이 말했다. “신臣은 들으니, 한 번 자신을 속인 자는 곤궁하고, 두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치욕을 당하고, 세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죽는다고 합니다. 지금 호랑이가 움직이지 않은 것은 박마가 두려웠기 때문이지, 본디 주군主君의 덕의德義에 감동했기 때문이 아닌데 임금님께서는 어찌 한 번 자신을 속입니까.”
평공이 훗날 조회朝會에 나오는데 새가 평공을 에워싸고 떠나려 하지 않았다.
평공이 사광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들으니, 패업을 이룬 군주가 나오면 봉황이 날아 내려온다고 하였소. 지금 조회에 나오는데 새가 과인을 에워싸고 아침 내내 떠나지 않으니, 이것이 아마 봉황일 것이오.”
사광이 말했다. “동방에 새가 살고 있는데 이름을 간가諫珂라고 합니다. 그 새의 생김새는 몸에 문채가 있고 발은 붉은데, 새를 미워하고 여우를 좋아합니다. 지금 우리 임금님께서는 혹 여우 갖옷을 입고 조회에 나오셨습니까?”
사광이 말했다. “신이 이미 말씀드렸사오니, 한 번 자신을 속인 자는 곤궁하고, 두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치욕을 당하고, 세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죽는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새가 에워싼 것은 여우 갖옷 때문이지, 우리 임금님의 덕의德義에 감동했기 때문이 아닌데 임금님께서는 어찌 두 번 자신을 속입니까.”평공이 듣고는 좋아하지 않았다.
훗날 사기대虒祁臺에서 주연酒宴을 베풀면서 낭중郎中 마장馬章을 시켜 계단 위에 남가새를 깔아놓게 하고 사람을 보내 사광을 오라고 불렀다.
사광이 당도하여 신을 신고 전당殿堂으로 올라가자 평공이 말했다. “어찌 신하로서 신을 신은 채 임금의 당에 오르는 사람이 있단 말이오.”
사광이 신을 벗고 계단을 올라가니 가시가 발을 찌르고, 엎드려 기어가니 가시가 무릎을 찔렀다.
사광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하자 평공이 일어나 그를 이끌어 부축하면서 말했다. “오늘 노인과 장난을 치려고 하는 것인데, 노인은 갑자기 근심이 됩니까?”
사광이 대답했다. “근심스럽습니다. 살 속에 스스로 벌레가 생기면 도리어 살을 파먹고, 나무에 스스로 좀이 생기면 도리어 나무를 좀먹으며, 사람이 스스로 요사한 재앙을 일으키면 도리어 자신을 해치게 됩니다. 오정五鼎의 제기에 여곽藜藿 같은 음식을 담는 것은 합당치 않고, 임금의 전당에 남가새가 생장하는 것은 합당치 않습니다.”
평공이 말했다. “지금 어떻게 하면 되겠소?”
사광이 말했다. “요사한 재앙이 이미 바로 앞에 있어서 어떻게 할 방도가 없습니다. 돌아오는 다음 달 초8일에 백관百官을 정돈시켜 놓고 태자太子를 세우십시오. 임금님은 장차 죽을 것입니다.”
다음 달 8일 아침이 되자 평공이 사광에게 말했다. “노인은 오늘이 내가 죽을 날이라고 했는데, 지금 〈죽지 않은〉 내 모습이 어떻소?” 사광은 즐겁지 아니하여 하직을 여쭙고 돌아갔다. 사광이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평공이 죽으니, 사람들이 비로소 사광의 신명神明함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