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楚有士
者
하야 在家而養其父
하야 孝聞於楚國
하니
申鳴對曰 舍父之孝子하고 而爲王之忠臣이면 何也잇고
其父曰 使有祿於國
하고 하야 汝樂
이면 吾無憂矣
리니 吾欲汝之相也
하노라
申鳴曰 聞夫仕者는 身歸於君하고 而祿歸於親이라하니
白公謂
曰 申鳴者
는 天下之勇士也
라 今以兵圍我
하니 吾爲之奈何
오
往劫其父以兵하면 申鳴聞之必來하리니 因與之語하소서
白公曰 善하다하고 則往取其父하야 持之以兵하고 告申鳴曰
子與吾면 吾與子分楚國이어니와 子不與吾면 子父則死矣리라
吾聞之也호니 食其食者는 死其事하고 受其祿者는 畢其能이라하니
今吾已不得爲父之孝子矣요 乃君之忠臣也니 吾何得以全身이리오하고
食君之食하고 避君之難이면 非忠臣也요 定君之國하야 殺臣之父하니 非孝子也니이다
초楚나라에 신명申鳴이라는 선비가 있어, 집에 있으면서 아버지를 봉양하여 효성이 온 초나라에 소문이 났다.
왕王이 재상을 제수하려고 하자 신명은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가 물었다. “왕이 너를 재상으로 삼으려 하는데 너는 어찌 받지 않느냐?”
신명이 대답하였다. “아버지를 봉양하는 효자孝子를 버리고 왕의 충신忠臣이 되면 뭐하겠습니까!”
그의 아버지는 말했다. “가령 국가의 봉록俸祿을 먹고 조정에서 의리義理를 세워 네가 즐거우면 나는 걱정이 없을 것이니, 나는 네가 재상이 되기를 바란다.”
신명이 “좋습니다.” 하고 마침내 조정에 들어가니, 초왕楚王이 그대로 재상에 제수하였다.
3년이 지난 뒤, 백공白公이 난을 일으켜 사마司馬 자기子期를 죽였다.
신명이 난이 일어난 곳에 가서 죽으려 하니 아버지가 만류하며 말했다. “아비를 버리고 가서 죽으면 그것이 옳겠느냐?”
신명이 말했다. “들으니 ‘벼슬하는 사람은, 몸은 임금에게 귀속시키고 봉록은 어버이에게 귀속시킨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아버지를 버리고 임금을 섬기고 있으니, 임금의 난難에 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는 마침내 아버지를 하직하고 난難이 일어난 곳으로 가서 즉시 군대를 거느리고 백공을 포위하였다.
백공이 석걸石乞에 말했다. “신명은 천하의 용사勇士다. 지금 군대를 거느리고 나를 포위하고 있으니 나는 어쩌면 좋겠나?”
석걸이 말했다. “신명은 천하의 효자孝子입니다.
가서 그의 아버지를 무력武力으로 협박하면 신명이 소문을 듣고 반드시 올 것이니, 그 기회를 이용하여 그와 담판을 하십시오.”
백공이 “좋다.” 하고는 즉시 가서 그의 아버지를 잡아서 무기로 위협하고 신명에게 알렸다.
“그대가 나를 도우면 나는 그대와 초나라를 나누어 소유하겠지만, 그대가 나를 돕지 않으면 그대의 아비는 죽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우리 아버지의 효자孝子였으나, 지금은 우리 임금의 충신忠臣이다.
나는 들으니 ‘남의 밥을 먹는 사람은 그 사람의 일을 위해 죽고, 남의 봉록을 받는 사람은 자기의 재능을 다한다.’ 하였다.
지금 나는 이미 아버지의 효자가 되지 못하고, 바로 임금의 충신이 되었으니 내 어찌 몸을 보전하겠는가?”
북채를 잡고 진격의 북을 쳐서 마침내 백공을 죽였으나 그의 아버지도 죽었다.
왕이 상으로 금金 백 근을 주자, 신명이 말했다.
“임금의 밥을 먹고 임금의 환난患難을 피하면 충신이 아니고, 임금의 국가를 안정시킨다 하여 저의 아버지를 죽였으니 효자가 아닙니다.
명분名分은 두 가지를 같이 세울 수가 없고, 행실行實은 두 가지를 온전히 할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하고 산다면 무슨 면목으로 천하에 설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