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夫豹曰 吳雖大國也나 不壤交하니 假之道로도 則亦敬矣어늘 又何禮焉고
吳赤巿至於智氏
하야 旣得事
하고 將歸吳
할새 智伯命
하다
吳赤巿曰 吾聞之
호니 天子濟於水
에 造舟爲梁
하고 諸侯
하며 大夫
라
吳赤巿曰 衛假吾道하고 而厚贈我어늘 我見難而不告면 是與爲謀也라하고
오吳나라의 적불赤巿이 진晉나라 지씨智氏에게 사신 갈 때 위衛나라에 길을 빌려 지나갔는데 위나라 대부大夫 영문자甯文子가 모시와 세갈포細葛布 3백 제制를 마련하여 보내주려고 하였다.
대부大夫 표豹가 말했다. “오나라가 대국大國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와 국토가 맞닿아 있지 않으니, 길을 빌려준 것만으로도 경의敬意를 표한 것인데 또 무슨 예물禮物을 보낸단 말이오?”
영문자甯文子는 이 말을 따르지 않고 즉시 준비한 예물을 보내주었다.
오나라의 적불이 지씨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 일을 마치고 오나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지백智伯이 배다리를 만들라고 명하였다.
오나라의 적불은 말했다. “나는 들으니, 천자天子는 물을 건널 때 배다리를 만들고, 제후諸侯는 네 척의 배로 다리를 만들며, 대부大夫는 두 척의 배를 이어서 건넌다고 한다.
두 척의 배를 이어 건너는 것이 나의 신분에 맞고, 그것도 과분하게 경대敬待하는 것이니,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은〉 필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사람을 보내 살펴보게 하였다. 살펴보니 후면後面에 전쟁을 할 군대를 배치하여 위나라를 습격하려는 것이었다.
오나라의 적불이 말했다. “위나라는 나에게 길을 빌려주고 많은 선물까지 주었는데, 내가 위나라에 재난災難이 닥칠 것을 알면서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는 지백의 계책에 참여한 게 된다.”
이렇게 말하고는 병을 핑계로 머물면서 사람을 위나라에 보내 알려주니, 위나라 사람이 경계警戒를 강화하였다.
지백은 이 소식을 듣고 이내 위나라를 습격하려던 계획을 중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