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宗
이 嘗怒苑西監
注+掌宮苑之官.穆裕
注+穆姓, 裕名.하여 命於朝堂斬之
어늘 時高宗爲皇太子
注+高宗, 名治. 初封晉王, 十七年, 立爲皇太子.하여 遽犯顔進諫
하니 太宗
이 意乃解
라
自古太子之諫
은 或乘間從容而言
注+乘, 平聲, 間, 去聲. 從, 即容切.이어늘 今陛下發天威之怒
한대 太子申犯顔之諫
하니 誠古今未有
라한대
夫人久相與處
注+夫, 音扶. 處, 上聲.하면 自然染習
이라
自朕御天下
로 虛心正直
하여 即有魏徵朝夕進諫
하고 自徵云亡
으론 劉洎岑文本
注+字景仁, 鄧州人. 貞觀初, 除秘書郞, 奏籍田頌, 擢中書舍人, 號善職, 遷侍郞. 十七年, 文本不欲兼東宮官, 乃詔五日一參東宮. 後遷中書令, 卒.馬周褚遂良等
이 繼之
하니
皇太子
가 幼在朕膝前
하여 每見朕心說諫者
하고 因染以成性
이라 故有今日之諫
注+舊本, 此章與前章通爲一章, 今按不同, 分爲二章.이라하다
【集論】愚按 高宗之處東宮也에 不惟己能納諫이라 又能諫於其父하니 何其賢哉아
及其在位旣久
하얀 艶后擅權
하고 諫臣結舌
한대 하니 其不能納諫
을 可知矣
라
夫以一人之身으로 始則能諫이라가 終則拒諫하니 其故何哉오
蓋嘗以唐史觀之컨대 高宗以久不聞諫으로 問於李勣한대 勣對曰 陛下所爲盡善하사 無事可諫이니이다하니
嗚呼라 高宗이 始之能諫은 蓋由太宗之德이 有以化之나 終之拒諫은 豈非李勣輩實逢君之惡哉아
태종太宗이 일찍이
원서감苑西監注+〈원서감苑西監은〉 궁원宮苑을 관장하는 관직이다.목유穆裕에게 분노하여
注+〈목유穆裕는〉 목穆이 성姓이고 유裕가 이름이다.조당朝堂(조정)에서 참수할 것을 명하였는데, 당시
황태자皇太子로 있던
고종高宗이
注+고종高宗은 이름이 치治이다. 처음엔 진왕晉王에 책봉되었다가 정관貞觀 17년(643)에 황태자皇太子가 되었다. 별안간 면전에서 대들며 간언을 올리자, 태종의 마음이 그제야 누그러졌다.
“예로부터
태자太子는 이따금 빈틈을 타서 조용하게 간언하였는데
注+승乘(틈타다)은 평성平聲이고, 간間(빈틈)은 거성去聲이다. 종從(조용히)은 즉即과 용容의 반절이다. 지금 폐하께서 천둥 벼락처럼 진노하셨는데 태자가 면전에서 대들며 간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고금에 없는 일입니다.”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지내다 보면
注+부夫(대저)는 음이 부扶이고, 처處(처하다)는 상성上聲이다. 저절로 젖어들게 마련이오.
짐이 천하를 다스리면서부터 마음을 비우고 정직한 자세를 보여
위징魏徵이 아침저녁으로 간언을 올렸고, 위징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유계劉洎‧
잠문본岑文本注+〈잠문본岑文本은〉 자字가 경인景仁이니, 등주鄧州 사람이다. 정관貞觀 초기에 비서랑秘書郞에 임명된 뒤 〈적전송籍田頌〉을 상주하여 중서사인中書舍人에 발탁되었는데, 관직을 잘 수행한다고 이름이 났고, 뒤에 시랑侍郞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관 17년(643)에 잠문본岑文本이 동궁東宮의 관직을 겸하고 싶어하지 않자, 조칙을 내려 5일에 한 번 동궁東宮에 참석하라고 했다. 뒤에 중서령中書令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세상을 떠났다.‧
마주馬周‧
저수량褚遂良 등이 이를 계승했소.
황태자가 어려서부터 짐의 무릎 앞에서 짐이 간언한 자를 마음속으로 기뻐하는 것을 보았고 그것에 젖어들어 자신의 습성이 되었으므로 오늘과 같은 간언을 하게 된 것이오.”
注+구본舊本에는 이 장이 앞 장과 통틀어 한 장으로 되어 있었으나, 지금 살펴보니 내용이 같지 않아 두 장으로 나눴다.
【集論】 내가 살펴보건대, 고종高宗이 동궁東宮에 있을 때 스스로 간언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또 그 부친에게도 간언을 했으니 이 얼마나 훌륭한가.
그런데 재위한 지 오래되자 염후艶后(則天武后)가 권력을 멋대로 부렸고, 간언하는 신하가 입을 닫자 이선감李善感의 한 마디 말에 ‘봉황새가 조양朝陽해서 울었다.’는 비유가 있기에 이르렀으니,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똑같은 사람인데도 처음에는 간언을 잘하다가 나중에는 간언을 거부하였으니 그 까닭은 무엇인가.
일찍이 당唐나라 역사를 살펴보니, 고종이 오랫동안 간언을 듣지 못한 것을 가지고 이적李勣에게 묻자, 이적이 대답하기를, “폐하께서 하시는 일마다 모두 훌륭하여 간언할 만한 일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아, 고종이 처음에 간언을 잘한 것은 태종太宗의 덕이 교화시킨 데에 따른 것이나, 나중에 간언을 거부한 것은 어찌 이적 등의 무리가 실로 임금의 악을 유도한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