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時有小事하여 不欲人聞인댄 則暴作威怒하사 以弭謗議하시니
臣又聞之하니 無常亂之國이요 無不可理之民者니이다
故禹湯이 以之理하고 桀紂가 以之亂하고 文武가 以之安하고 幽厲가 以之危하니이다
是以古之哲王이 盡己而不以尤人하고 求身而不以責下하며
故曰
注+ 禹湯……其亡也忽焉:左傳臧文仲告魯君之辭.이라하니이다
注+ 溫舒 恨於曩日:溫舒, 前漢人, 嘗上書言獄吏之害.이러니 臣亦欲惜不用
이요 非所不聞也
니이다
臣
이 聞堯有敢諫之鼓
注+ 臣聞堯有敢諫之鼓:하고 舜有誹謗之木
注+ 舜有誹謗之木:淮南子曰 “舜立.”하고 湯有司過之史
注+ 湯有司過之史:淮南子曰 “湯有司直之人.”하고 武有戒愼之銘
注+ 武有戒愼之銘:太公述丹書之言曰 “敬勝怠者吉, 怠勝敬者滅, 義勝欲者從, 欲勝義者凶. 武王聞之, 退而爲戒, 乃書於几鑑盂槃爲銘.” 出大戴禮.이라하니
此則聽之於無形하고 求之於未有하여 虛心以待下하여 庶下情之達上하여 上下無私하고 君臣合德者也니이다
魏武帝云 有德之君
이 樂聞逆耳之言
注+ 有德之君 樂聞逆耳之言:樂, 音洛.과 犯顔之諍
하고 親忠臣
하고 厚諫士
하고
斥讒慝
하고 遠佞人者
注+ 遠佞人者:遠, 去聲. 後同.는 誠欲全身保國
하여 遠避滅亡者也
라하니이다
凡百君子가 膺期統運할새 縱未能上下無私하고 君臣合德이나 可不全身保國하여 遠避滅亡乎잇가
然自古聖哲之君
이 功成事立
에 未有不資同心
하여 者也
니이다
또 당시에 작은 일이 벌어져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을 땐 위엄과 노여움을 갑자기 발산하여 비난을 막아버리십니다.
만일 행한 것이 옳다면 밖에 소문이 퍼진다 하더라도 무슨 손상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만일 행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가린다고 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속담에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싶을 땐 애초에 그러한 일을 하지 않는 것만 못하고, 남들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을 땐 애초에 그러한 말을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습니다.
일을 해놓고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 하고, 말을 해놓고 남들이 듣지 못하게 하려는 것은
마치 참새를 잡으면서 눈을 가리고, 종을 훔치면서 귀를 막는 것과 다름없는지라, 이는 비난만 자초할 뿐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신이 또다시 들으니, 언제나 혼란한 국가는 없고, 다스리지 못할 백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임금의 선악善惡은 교화敎化의 박함과 후함에서 연유합니다.
그래서 우왕禹王과 탕왕湯王이 이것으로 다스렸고, 걸왕桀王과 주왕紂王이 이것으로 혼란하였으며,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이 이것으로 편안하였고, 유왕幽王과 여왕厲王이 이것으로 위태로웠습니다.
그래서 옛날 명철한 제왕은 자신의 책무를 다할 뿐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서 본질을 찾고 아랫사람에게 책임 지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장공莊公 11년에 ‘우왕과 탕왕은 자신에게 죄를 물었기에 그 흥기가 빨랐고, 걸왕과 주왕은 남에게 죄를 돌렸기에 그 멸망이 갑자기 닥쳤다.’라고 했습니다.
注+《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장문중臧文仲이 노魯나라 임금에게 고한 말이다.
이렇게 하기를 끊임없이 하게 되면 측은惻隱의 감정을 크게 위배하고, 간악과 사악의 길을 실제로 열어주게 됩니다.
노온서路溫舒가 지난날 한스러워하는 글을 올렸는데
注+노온서路溫舒는 전한前漢시대의 사람이며 일찍이 글을 올려 옥관獄官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 또한 쓰이지 않는 것을 애석하게 여기고자 하며, 이러한 정책의 실현을 듣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신이 들으니,
요제堯帝에겐 감히 간언하는 북이 있고
注+《통력通曆》에 “요堯가 사악四岳을 정한 뒤 간언하는 북을 설치했다.”라고 하였다.,
순제舜帝에겐 비판을 적는 나무가 있고
注+《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순舜이 비방목誹謗木을 세워두었다.”라고 하였다., 탕왕에겐 과실을 담당하는
사관史官이 있고
注+《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에 “탕湯이 사직司直을 담당하는 사람을 두었다.”라고 하였다., 무왕에겐 경계하며 삼가는
명銘이 있었다고 합니다.
注+태공太公이 단서丹書의 내용을 기술하기를 “‘공경이 태만을 이기는 사람은 길하고 태만이 공경을 이기는 사람은 멸하며, 의리가 욕심을 이기는 사람은 순조롭고 욕심이 의리를 이기는 사람은 흉합니다.’라고 하자, 무왕武王이 그 말을 듣고 물러나 경계로 삼으며 궤几(의자)‧감鑑(거울)‧우盂(사발)‧반槃(쟁반)에 써서 좌우명으로 삼았다.”라고 하였다. 관련 내용이 《대대례기大戴禮記》 〈무왕천조武王踐祚〉에 나온다.
이러한 것은 형태가 나타나기 전에 그 사실을 듣고, 일이 발생하기 전에 원인을 찾아서 마음을 비워 아랫사람을 대우해서 아랫사람의 심정이 윗사람에게 전달되도록 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사심이 없고, 임금과 신하가 덕을 하나로 합하는 것입니다.
위 무제魏 武帝(
조조曹操)가 이르기를, ‘덕이 있는 임금은 귀에 거슬리는 말과
注+낙樂(즐거워하다)은 음이 낙洛이다. 면전에 대드는 간언을 듣기 좋아하며, 충신을 가까이하며 간언하는 인물을 후대하고,
참소함과 사특함을 물리치며 말 잘하는 사람을 멀리하는 것은
注+원遠(멀리하다)은 거성去聲이다. 뒤에도 같다. 실로 자신을 온전히 하고 국가를 보호하여 멸망을 멀리 피하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모든 군자들이 하늘이 정한 기회에 응하고 하늘이 정한 운명을 통괄함에 있어, 비록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사심이 없고 임금과 신하가 덕을 하나로 합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몸을 온전히 하고 국가를 보위하여 멸망을 멀리 피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예로부터 성스럽고 밝은 군주가 공을 세우고 사업을 확립함에 있어, 윗사람과 아랫사람들이 마음을 합동하여 나(임금)의 잘못을 네(신하)가 바로잡는 것에 의지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