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觀八年
에 有彗星見于南方
注+① 有彗星見于南方:彗, 徐醉切. 見, 音現, 後同. 彗星, 妖星也, 其狀如箒.하니 長六丈
注+② 長六丈:一作六尺.이요 經百餘日乃滅
이어늘
太宗謂侍臣曰 天見彗星하니 由朕之不德이 政有虧失이라 是何妖也아
虞世南對曰
昔齊景公注+③ 昔齊景公:名杵臼.時彗星見
이어늘 公問晏子
注+④ 公問晏子:晏嬰也.한대
晏子對曰 公穿池沼에 畏不深하고 起臺榭에 畏不高하고 行刑罰에 畏不重하니
景公懼而修德
하니 後十六日而星沒
注+⑤ 後十六日而星沒:十六, 一作十三.하니이다
陛下若德政不修
면 雖麟鳳數見
注+⑥ 雖麟鳳數見:數, 音朔.이라도 終是無益
이요
但使朝無闕政
하고 百姓安樂
注+⑦ 百姓安樂:樂, 音洛.이면 雖有災變
이나 何損於德
이리오
願陛下는 勿以功高古人而自矜大하시고 勿以太平漸久而自驕逸하사
但朕年十八
에 便爲經綸王業
注+⑧ 便爲經綸王業:便爲之爲, 去聲, 後同.하여 北剪劉武周
하고 西平薛擧
하고 東擒竇建德王世充
하여
二十四而天下定
하고 二十九而居大位
하니 四夷降伏
注+⑨ 四夷降伏:降, 音杭.하고 海內乂安
이라
自謂古來英雄撥亂之主는 無見及者라하여 頗有自矜之意하니 此吾之過也라
秦始皇平六國하고 隋煬帝富有四海에 旣驕且逸하여 一朝而敗하니
吾亦何得自驕也리오 言念於此에 不覺惕然震懼로다하니
魏徵이 進曰 臣聞自古帝王이 未有無災變者로되 但能修德이면 災變自銷니이다
陛下
가 因有天變
하여 遂能戒懼
하고 反覆思量
注+⑩ 反覆思量:量, 平聲.하여 深自剋責
하시면
注
【集論】唐氏仲友曰 世南對호대 山壞蛇見大水는 恐有冤獄枉繫하여 亦未足以應天變矣라
世南名博學하니 非不知此로되 顧太宗無女寵之溺하여 無迹可言이라
以世南之忠直으로 無以發太宗儆懼之意하니 惜哉로다
注
又曰 世南論彗星은 戒驕矜하니 此最中太宗之病이라
注
愚按 昔劉向五行傳에 某事失하면 則某咎徵應이라하니 說者以爲鑿이라
春秋所書災異는 傳者가 亦推迹未來之事應之하니 說者以爲拘라
人君惟當恐懼修省하여 以銷其變이요 固難盡信淫巫瞽史之所推測也라
唐高宗昏惑溺愛하여 遂啓女后專政하니 卒應大蛇之妖라
玆二者는 皆見於貞觀之八年極盛之時也니 天心仁愛儆戒之意가 早已見矣라
정관貞觀 8년(634)에
혜성彗星이 남방에 나타났는데
注+혜彗(살별)는 서徐와 취醉의 반절이다. 견見(뵙다)은 음音이 현現이니, 뒤에도 같다. 혜성彗星은 요성妖星이며 그 모양이 비[추箒]와 같다., 길이가 6척이었고
注+육장六丈은 어느 본에는 육척六尺으로 되어 있다. 100여 일이 지나서 사라졌다.
태종太宗이 근신近臣에게 말하였다. “하늘이 혜성을 나타냈으니, 부덕한 짐이 정사에 과실이 있기 때문이오. 이 무슨 요망한 일이오.”
우세남虞世南이 대답하였다. “옛날
제 경공齊 景公注+〈제경공齊景公은〉 이름이 저구杵臼이다. 때 혜성이 나타났는데, 경공이
안자晏子(
안영晏嬰)에게 묻자
注+〈안자晏子는〉 안영晏嬰이다.
안자가 대답하기를 ‘공께서 연못이나 늪을 팔 때는 깊지 않음을 걱정하시고, 누대를 세울 때에는 높지 않음을 걱정하시며, 형벌을 행할 때에는 무겁지 않음을 걱정하시니,
이 때문에 하늘이 혜성을 나타내서 공을 위해 경계한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경공이 두려워하여 덕을 닦자, 16일 후에 혜성이 사라졌습니다.
注+십육十六은 어느 본에는 십삼十三으로 되어 있다.
폐하께서 만일 어진 정사를 닦지 않는다면 비록 기린과 봉황이 자주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注+수數(자주)은 음音이 삭朔이다., 끝내 이익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조정에 결여된 정사가 없고 백성이 안락하게 된다면
注+낙樂(즐겁다)은 음音이 낙洛이다. 비록 재앙과 이변이 있다고 할지라도, 어찌 덕에 손상이 있겠습니까.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공적이 옛 임금보다 높았다고 해서 스스로 크게 자랑하지 말고, 태평세월이 점점 길어진다고 해서 스스로 교만 방자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하신다면 혜성이 나타난다고 해도 걱정거리가 못 됩니다.”
태종이 말하였다. “내가 나라를 다스림이 진실로 제 경공과 같은 잘못은 없소.
그러나 짐의 나이 18세에 왕업을 경륜하여
注+편위便爲의 위爲(때문에)는 거성去聲이다. 뒤에도 같다., 북쪽으로
유무주劉武周를 멸하고, 서쪽으로
설거薛擧를 평정하고, 동쪽으로
두건덕竇建德과
왕세충王世充을 생포하였고,
24세에 천하를 평정하고, 29세에
제위帝位에 오르니, 사방 오랑캐가 항복하고
注+강降(항복하다)은 음音이 항杭이다., 천하가 다스려져 평안하였소.
그리하여 스스로 생각하기를 옛날 영웅으로 환란을 평정한 군주들 중에 나를 따를 수 있는 자를 못 보았다고 하여 꽤 스스로 자랑하는 뜻을 가졌으니, 이것이 나의 잘못이오.
하늘의 이변을 보인 것이 진실로 이것 때문일 것이오.
진 시황秦 始皇이 6국을 평정하고, 수 양제隋 煬帝가 천하를 소유하는 부유함을 얻고서는 교만하고 또 방자해져서 하루아침에 패망하였소.
내가 또한 어찌 스스로 교만할 수 있겠소. 말과 생각이 여기에 미쳐서는 어느덧 두려워서 떨리오.”
위징魏徵이 나아가 말하였다. “신이 듣기에 예로부터 제왕 중에 재앙과 이변이 없었던 이는 아직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덕을 잘 닦으면 재앙과 이변이 저절로 소멸되었습니다.
폐하께서 하늘의 이변이 있는 것을 계기로 마침내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마음으로 반복하여 헤아려서
注+양量(헤아리다)은 평성平聲이다. 깊이 스스로 책망하시면,
비록 하늘의 이변이 있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재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注
당중우唐仲友가 말하였다. “우세남虞世南이 대답하기를, 산이 무너지고 뱀이 나타나며 큰 홍수가 있은 것은 아마도 억울한 옥사와 원통한 옥살이하는 자가 있어서 또한 하늘의 이변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사간斯干〉에 ‘살무사와 뱀 꿈은 딸을 낳을 징조이다.’라고 하였으니 당唐나라의 여화女禍는 그 조짐이 먼저 여기에 보인 것이다.
우세남은 박학博學하다고 이름이 났으니 이것을 알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다만 태종이 여자를 총애하는 것에 빠진 일이 없어서 말할 만한 자취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만 《시경詩經》의 말을 끌어다 해설하지 못하고 한 영제漢 靈帝와 진 혜제晉 惠帝의 일을 취하여 증명하려고 하였는가.
끝내 ‘뱀이 산과 늪에 보이는 것은 제 거처에 알맞은 것이다.’라고만 하였다.
우세남의 충직忠直함으로 태종의 경계하는 마음을 끌어내지 못하였으니 애석하다!”
注
또 말하였다. “우세남虞世南의 혜성彗星에 대한 논의는 교만하고 자랑하는 마음을 경계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태종太宗의 병폐를 가장 잘 맞춘 것이다.
옥중 죄수를 살펴보라는 논의와 비교하면 크고 작음이 다르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옛날 유향劉向의 《홍범오행전洪範五行傳》에 “어느 일이 잘못되면 어느 나쁜 징조가 응한다.”라고 하였으니, 말하는 자가 천착한 것이다.
《춘추春秋》에 재앙과 이변을 기록한 것은 전傳을 지은 자가 또한 미래의 일을 추적하여 대응시키니 말한 것이 구애되었다.
또 요괴는 사람을 말미암아 일어나고, 하늘의 일은 항상 상象으로 보여준다.
임금은 마땅히 두려워하고 조심하며 수양하고 반성하여 그 변괴를 사라지게 해야 하고 음무淫巫(부정한 무당)와 고사瞽史(악사樂士‧태사太史)의 추측推測하는 것을 다 믿어서는 곤란하다.
춘추시대春秋時代에 노魯나라에는 뱀이 천궁泉宮에서 나왔고, 정鄭나라에서는 성문 안의 뱀과 밖의 뱀이 문의 밖에서 싸웠으나 진실로 여화女禍가 된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당 고종唐 高宗은 혼미하고 사랑에 빠져서 마침내 여후女后(측천무후則天武后)가 정사를 독점하는 길을 열어주었으니, 마침내 대사大蛇의 요사함에 응한 것이다.
혜彗는 옛것을 쓸어내고 새것을 펼치는 것이다.
춘추시대에 노魯나라에는 ‘성패星孛(혜성彗星)’가 있었고, 제齊나라에 ‘혜성彗星’이 있었으나, 진실로 옛것을 쓸어내고 새것을 펼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당唐 무후武后가 그 해독을 방자하게 끼쳐서 당나라의 국운을 거의 바꿀 뻔하였으니, 결국 혜성의 이변에 응한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정관貞觀 8년(634)의 지극히 성대한 때에 보이니, 천심天心의 인애仁愛하고 경계하는 뜻이 일찍이 나타난 것이다.
하늘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