煬帝는 豈不以下無忠臣하여 身不聞過하여 惡積禍盈하여 滅亡斯及가
若人主所行不當이로되 臣下又無匡諫하고 苟在阿順하여 事皆稱美하면 則君爲暗主하고 臣爲諛臣하리니 君暗臣諛면 危亡不遠이라
朕은 今志在君臣上下가 各盡至公하여 共相切磋하여 以成理道하니 公等은 各宜務盡忠讜하여 匡救朕惡하라
【集論】愚按 太宗之問은 歸咎於君하고 如晦之對는 歸罪於臣하니 可謂兩得其道矣라
蓋君知所以歸咎於君이면 則爲君也에 必能盡君之道하고 臣知所以歸咎於臣하면 則爲臣也에 必能盡臣之道矣니 太宗이 君臣辭令之間에 豈非兩得其道哉아
然太宗이 因是而求言於臣하여 謂終不以直言忤意로 輒相責怒라하니 可謂尤賢也已로다
況斯時也에 正年穀豐熟하여 百姓樂生하고 邇安內肅하여 上恬下熙라
制治于未亂하고 保邦于未危는 此古先哲王處治安之大猷也니 太宗有焉이라
임금은 반드시 충직하고 현명한 신하의 보필이 있어야만 자신이 편안하고 국가가 편안할 수 있소.
그런데 수隋 양제煬帝는 어찌 아래에 충신이 없어 자신의 과실을 지적하는 말을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악이 쌓이고 재앙이 넘쳐 멸망이 바로 닥친 것이 아니겠소.
만일 임금이 행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은데 신하 또한 이를 바로잡지는 않고 구차하게 비위를 맞추고 순종하여 하는 일마다 훌륭하다고만 치켜세우면, 임금은 어두운 임금이 되고 신하는 아첨하는 신하가 될 것이니, 임금은 어둡고 신하는 아첨하면 위기와 멸망이 멀지 않을 것이오.
지금 짐의 뜻은 임금과 신하, 위와 아래가 각자 지극히 공평한 마음을 힘껏 발휘하여 서로 절차탁마해서 다스리는 도리를 완성하는 데에 있으니, 공들은 각자 최선을 다해 충직한 말로 짐의 잘못을 바로잡도록 하시오.
나는 결코 올곧은 말이 나의 비위에 거슬린다고 해서 바로 꾸짖거나 노여워하지 않을 것이오.”
내가 살펴보건대, 태종太宗의 물음은 임금에게 그 책임을 돌렸고 두여회杜如晦의 대답은 신하에게 책임을 돌렸으니, 둘 다 그 도리를 얻었다 할 만하다.
임금이 임금에게 책임을 돌릴 줄을 안다면 임금 노릇을 할 때 반드시 임금의 도리를 다하게 되고, 신하가 신하에게 책임을 돌릴 줄을 안다면 신하 노릇을 할 때 반드시 신하의 도리를 다하게 되니, 태종은 임금과 신하가 말을 주고받는 즈음에 둘 다 그 도리를 얻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태종이 이를 통해 신하에게 간언을 요구하여 ‘끝내 올곧은 말이 나의 비위에 거슬린다고 해서 바로 꾸짖거나 노여워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더욱더 훌륭하다 하겠다.
더구나 이때에 마침 풍년이 들어 백성이 삶을 즐기고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 편안하고 경내가 다스려져 윗사람은 안정되고 아랫사람은 윤택했다.
태종이 바야흐로 제왕의 도를 시행하여 이미 효험을 봤다는 말을 하였으니 참으로 근신에게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유익함을 기대한 것이 마땅하다.
혼란이 오기 전에 다스림을 정비하고, 위기가 오기 전에 나라를 보전하는 것은 옛 훌륭한 왕들이 국가의 안녕을 정착시키는 큰 계책인데, 태종에게 이러한 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