朕比見
注+ 朕比見:比, 音鼻.隋代遺老
하니 咸稱
善爲相者
注+ 咸稱高熲善爲相者:相, 去聲. 後同. 高熲, 字昭玄, 隋之賢相, 煬帝以其忠諫爲謗訕, 誅之.라
遂觀其本傳
注+ 遂觀其本傳:傳, 去聲.하니 可謂公平正直
이요 尤識治體
하니 隋室安危
가 系其存沒
이라
煬帝가 無道하여 枉見誅夷하니 何嘗不想見此人하여 廢書欽歎이리오
嘗表廢廖立
注+ 嘗表廢廖立:廖立, 字公淵, 武陵人, 仕蜀爲長水使者.李嚴
注+ 李嚴:李嚴, 字正方, 南陽人, 仕蜀爲中都護.於南中
이러니 立聞亮卒
하고 泣曰
라하고
故陳壽
注+ 陳壽:陳壽, 晉人, 撰三國志.稱
호대 亮之爲政
이 이라하니
朕이 今每慕前代帝王之善者하노니 卿等도 亦可慕宰相之賢者하라
故尙書云
注+ 故尙書云:尙, 如字.無偏無黨
하면 王道蕩蕩
하며 無黨無偏
하면 王道平平
注+ 王道平平:周書洪範篇之辭.이라하고
又孔子稱
호대 注+ 擧直錯諸枉 則民服:錯, 讀曰措. 孔子對魯哀公之辭.이라하니이다
今聖慮所尙은 誠足以極政敎之源하고 盡至公之要하여 囊括區宇하여 化成天下니이다
太宗이 曰 此直朕之所懷니 豈有與卿等言之而不行也리오
注
太宗이 謂朕每慕前代帝王之善者하노니 卿等도 可慕宰相之賢者는 其有合於師古者乎인저
前代帝王之善者
는 若堯舜禹湯文武成康
이요 降是
면 則
是已
며
前代宰相之賢者는 若皐夔稷契伊傅周召요 降是면 則蕭曹丙魏是已라
諸葛亮은 王佐才也라 誠有古良相之遺風이요 三代而下에 所不常見이라
嗚呼라 二帝三王之相을 不得而見之矣인댄 得見如武侯者면 斯可矣라
정관貞觀 2년(628)에 태종太宗이 방현령房玄齡 등에게 말하였다.
“
짐朕이 근래
注+비比(근래)는 음音이 비鼻이다. 수隋나라의 유신들을 살펴보니 모두가
고경高熲이 훌륭한 재상이었다고 칭찬했소.
注+상相(재상)은 거성去聲이다. 뒤에도 같다. 고경高熲은 자字가 소현昭玄이며 수隋나라의 훌륭한 재상이다. 양제煬帝가 그의 충직한 간언을 헐뜯는 것이라 여겨 처형하였다.
그
본전本傳을 살펴보니
注+전傳(전기)은 거성去聲이다. 공평하고 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더욱이 정치의 본질을 잘 알고 있었으니
수隋나라 황실의 안위가 그의 생사에 달려 있었던 것이오.
양제煬帝가 무도하여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으니 어찌 그를 떠올리며 책을 덮고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있었겠소!
또 한漢‧위魏 이후로 제갈량諸葛亮이 승상을 역임할 때도 매우 공평하고 정직했소.
일찍이
표문表文을 올려
요립廖立과
注+요립廖立은 자字가 공연公淵이고 무릉武陵 사람이며, 촉蜀나라에 벼슬하여 장수사자長水使者가 되었다. 이엄李嚴을
注+이엄李嚴은 자字가 정방正方이고 남양南陽 사람이며, 촉蜀나라에 벼슬하여 중도호中都護가 되었다. 남중南中으로 폐출시켰는데, 요립은 제갈량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울며, ‘우리는 이제 옷깃을 왼쪽으로 여미는 오랑캐가 되겠다.’라고 하고,
이엄은 제갈량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병이 나서 죽었소.
그래서
진수陳壽가
注+진수陳壽는 진晉나라 사람이며 《삼국지三國志》를 지었다. 제갈량의 정치를 일컫기를, ‘진실한 마음을 열고 공평한 도리를 펼쳐, 충성을 다하고 시대에 이익을 준 자는 원수라도 해도 반드시 상을 내리고 법을 범하고 태만한 사람은 가까운 사람이라도 반드시 벌을 주었다.’라고 했으니,
경들은 어찌 그를 추모하고 따라가지 않아서야 되겠소!
짐이 이제 지난 시대의 훌륭한 제왕들을 흠모하려 하니 경들도 훌륭한 재상들을 흠모해야 할 것이오.
이렇게 한다면 영예로운 이름과 높은 지위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을 것이오.”
방현령이 대답하였다. “신이 들으니, 국가를 다스리는 중요한 방법은 공평과 정직에 있다 했습니다.
그래서 《
상서尙書》 〈
홍범洪範〉에 이르기를
注+상尙(숭상)은 본래 음의音義대로 독해한다., ‘치우침이 없고 당파적인 것이 없으면
왕도王道가 넓게 되며, 당파적인 것이 없고 치우침이 없으면
왕도王道가 공평하다.’라고 했으며
注+《서경書經》 〈주서周書 홍범洪範〉에 나오는 내용이다.,
또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정직한 사람을 들어 쓰고 부정한 사람을 놓아버리면 백성이 복종한다.’라고 했습니다.
注+착錯(버려두다)는 조措로 읽는다. 공자孔子가 노 애공魯 哀公에게 답한 내용이다.
지금 성상께서 숭상하시는 것은 참으로 정치와 교육의 근원을 다 드러내고 지극히 공정한 요체를 극진히 밝혀, 우주를 포괄하여 천하를 완전히 교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종이 말하였다. “이는 바로 짐이 마음먹고 있는 바이니, 어떻게 경들과 말을 하고 나서 실행에 옮기지 않을 리가 있겠소.”
注
내가 살펴보건대, 옛날에 부열傅說이 은 고종殷 高宗에게 아뢰기를 “일을 할 때 옛 것을 스승 삼지 않은 채 능히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예를 제가 듣지 못했습니다.” 라고 했는데,
태종太宗이 “짐이 매번 지난 시대의 훌륭한 제왕들을 사모하노니 경들도 훌륭한 재상들을 사모해야 하오.” 라고 한 것은, 옛것을 스승 삼는 것에 부합한 일일 것이다.
지난 시대의 훌륭한 제왕이란 요堯‧순舜‧우禹‧탕湯‧문文‧무武‧성成‧강康과 같은 이이며, 이보다 한 등급 아래로는 한漢나라 칠제七制의 군주들이 해당된다.
지난 시대 훌륭한 재상들은 고요皐陶‧기夔‧후직后稷‧설契‧이윤伊尹‧부열傅說‧주공周公‧소공召公 등이며, 이보다 한 단계 아래로는 소하蕭何‧조참曹參‧병길丙吉‧위상魏相이 이에 해당한다.
고경高熲의 공평公平하고 정직正直함도 훌륭한 재상이라 할 만하지만 애석하게도 불가능하면 멈춰야 하는 의리에 어두웠다.
제갈량諸葛亮은 왕王을 보좌할 인재로 참으로 옛날 훌륭한 재상의 유풍遺風을 가져서 삼대三代 이후에 쉽게 볼 수 없는 인물이다.
태종이 정승들에게 그를 추모하고 따라가도록 했으니 또한 인물을 안다고 할 것이다.
아, 이제二帝와 삼왕三王의 재상들을 볼 수가 없는 상황에서 제갈무후諸葛武侯 같은 사람이나마 보게 된다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