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내가 살펴보건대 《시경詩經》 〈대아大雅 탕蕩〉에 이르기를 “은殷나라의 거울은 멀리 있지 않으니, 하夏나라에 있다.” 라 하였고, 또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이르기를 “은나라를 거울로 삼을지어다. 준엄한 명은 〈보전하기가〉 쉽지 않다.” 라고 하였으니, 은나라는 하나라를 거울로 삼았고, 주周나라는 은나라를 거울로 삼은 것이다.
태종은 나라의 기틀을 개척한 명철한 군주로 멸망한 나라의 어리석은 군주를 거울로 삼았으니, 거울로 삼아야 할 대상을 알았다고 할 만하다. 그러니 허물이 적었던 것이 마땅한 일이다.
북제北齊와 북주北周의 군주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았는가 하는 논의에 이르러서는 위징魏徵이 북제의 후주後主가 더 못하다고 하였으나,
내가 살펴보건대 주돈이周敦頤의 《통서通書》에 강악剛惡과 유악柔惡에 관한 설이 있으니, 그렇다면 천원天元(북주北周의 선제宣帝)은 강악剛惡에 해당하고, 북제의 후주는 유악柔惡에 해당할 것이다. 강유剛柔가 다르지만 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마찬가지이니, 정치를 우열로 논하는 것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