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家思欲進忠良退不肖
가 十有餘載矣
로되 徒
은 何哉
오
言之是는 則出乎公道하고 行之非는 則涉乎邪徑하니
是非相亂
하고 好惡相攻
注+ 好惡相攻:好惡, 竝去聲, 後所惡之惡同.하면 所愛
는 雖有罪
나 不及於刑
하고 所惡
는 雖無辜
나 不免於罰
이라
以公平爲規矩하고 以仁義爲凖繩하여 考事以正其名하고 循名以求其實하면
然後取其實하고 不尙其華하며 處其厚하고 不居其薄하면 則不言而化를 朞月而可知矣리이다
若徒
하고 而不爲人擇官
注+ 而不爲人擇官:爲, 去聲.하며
徇私情以近邪佞
하고 背公道而遠忠良
注+ 背公道而遠忠良:背, 音倍. 遠, 去聲.하면
則雖夙夜不怠하고 勞神苦思하여 將求至理라도 不可得也리이다
注
魏徵進求賢審官之說호대 而擧劉向六正六邪之論하니 是則然矣라
然이나 知人者는 惟在於辨君子小人邪正之分하니 固難一一以某臣某臣律之也라
果君子邪인댄 則正人也니 聖良忠智貞直六正之德을 雖未必備라도 未必不兼也라
果小人邪인댄 則邪人也니 具諂奸讒賊亡國六邪之惡을 雖未必備라도 未必不兼也라
국가에서 충성스럽고 어진 신하를 진취시키고 우매한 자를 퇴출시키려 한 지가 10여 년이 되었으나 그 말만 들었을 뿐이고, 이와 같은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이는 말은 옳지만 행동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옳은 말은 공정한 도리에서 나오고 잘못된 행동은 악의 길로 빠지니,
옳고 그른 것이 서로 어지럽고 좋아하며 미워하는 것이 서로 공격하면
注+호好(좋아하다)와 악惡(미워하다)는 모두 거성去聲이니, 뒤에 소악所惡의 악惡도 같다. 아끼는 이는 비록 죄가 있으나 형벌을 받지 않고, 미워하는 이는 비록 죄가 없으나 형벌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는 이른바 아끼는 이는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는 이는 죽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혹은 작은 악행으로 큰 선행을 버리고 혹은 작은 허물로 큰 공적을 잊으면,
이는 이른바 군주의 상은 공이 없이는 구할 수가 없고, 군주의 벌은 죄를 짓고는 면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상이 선행을 권장하지 못하고 벌이 악행을 징벌하지 못하면, 정직함과 사악함이 의혹되지 않기를 바란들 그렇게 될 수 있겠습니까?
만일 상을 주되 소원한 자를 잊지 않고, 벌을 주되 친족 귀족을 비호하지 않으며,
공평을 잣대로 삼고 인의를 기준으로 삼아 일을 살펴서 명분을 바르게 하고 명분에 따라 실제를 구한다면
사악함과 정직함을 숨길 수 없어 선악이 자연히 구분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 뒤에 실제를 취하고 화려한 것을 숭상하지 않으며, 후하게 처하고 박정하게 하지 않는다면 말을 하지 않아도 교화가 될 것은 1년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아름다운 비단(좋은 관직)을 아끼기만 하고 백성을 위해 관리를 선발하지 않으며
注+위爲(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지극히 공평한 말이 있으나 지극히 공평한 실제는 없으며,
사랑하면서 그 악을 알지 못하고 미워하면서 그 선을 잊으며,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려 아첨하는 소인들을 가까이하고 공평한 도리에 등을 돌려 충성스러우며 선량한 신하를 멀리한다면
注+배背(배반하다)는 음音이 배倍이다. 원遠(멀리하다)은 거성去聲이다.,
비록 밤낮으로 게을리 행동하지 않고 정신을 수고롭게 하며 지극한 다스림을 구하려 하더라도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소문이 올라가자 태종太宗은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우虞임금이 말하기를 “사람을 알면 명철하여 훌륭한 사람을 관직에 임명할 수 있다.” 라고 하였으며,
고요皐陶가 구덕九德에 대해 아뢰면서 “어느 일과 어느 일을 행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으니,
사람을 아는 것이 덕에 달려 있고, 행실과 일에서 징험하는 것임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덕이 비록 9가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찌 완전할 수 있겠는가?
위징魏徵이 훌륭한 이를 구하여 관리를 살피는 말을 올리면서 유향劉向의 6정正과 6야邪에 관한 논의를 거론하였으니, 이 점은 옳다.
그러나 사람을 아는 것은 오직 군자와 소인, 사악한 이와 정직한 이의 차이를 분별하는 데에 달려 있으니, 진실로 일일이 아무개 신하와 아무개 신하로 정률화하여 평가하기는 어렵다.
과연 군자라면 바른 사람이니, 성聖‧양良‧충忠‧지智‧정貞‧직直 6정의 덕성을 비록 아직 반드시 갖추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반드시 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과연 소인이라면 사악한 사람이니, 구具‧첨諂‧간奸‧참讒‧적賊‧망국亡國 6사의 악행을 비록 아직 반드시 갖추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아직 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을 알면 명철하다.” 라고 하였으니, 이는 명철함이 지극한 것이다.
군자와 소인, 사악한 자와 정직한 자의 차이를 명철함 속에서 어디로 도피하겠는가?